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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총리 청문회,앞으로 '답게'가 안되면 슬픈 청문회는 계속 될 것
안호원 | 승인 2015.02.17 23:50

   
 
“답게” 라는 단어가 있다.

[안호원 칼럼위원,시인 겸 수필가]국문법용어로 어근인데, 특정한 말 뒤에 붙어서 새로운 낱말을 만들어주는 기능을 하는 말로, 접미사라고도 말한다. 사람답게, 교수답게, 목사답게, 군인답게, 법조인답게 라는 말로 쓸 때 사용되어지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사람답게 살겠다.” 고 하면 그동안 사람답게 살지 못했다는 사과의 말로, 그렇게 살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살려고 하는 의지가 담긴 말이라 할 수 있다.

누군가 “사람답게 살아라.” 고 한다면 사람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양심이나 행동을 하지 않았기에 점잖게 지적하고자 할 때 “답게 살아라.” 는 표현을 쓰게 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청문회도 끝나고 총리 인준안도 예견했던 대로 통과되었다. 총281명 투표에 148표가 찬성을 하면서 이 한구 후보가 총리로 선출되었다. 24일 만에 어렵사리 국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 10개월 만에 새로운 총리가 탄생한 것이다.

찬성표를 분석해볼 때 새누리당에서 최소 7표가 이탈했지만 다행히 야당의 충청권 의원 10표가 찬성을 하면서 일단 박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었다.

결국, 여당이 표결에서는 이긴 것 같지만 국민에게는 졌다. 그래서일까. 개운치가 않다. 걱정도 됐다. 이완구 후보가 여. 야 모두에게 계륵(鷄肋)꼴이 된 처지에서 총리가 되었으니 약속처럼 대통령에게 과연, 쓴 소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소통의 적임자를 자처하던 이한구 총리 후보가 세 번째로 발가벗겨진 채 만신창이가 되어 총리가 되었다. 엊그제 총리 후보 청문회는 그야말로 절망을 넘어 연민까지 느낄 정도의 블랙코미디가 아닐 수 없었다.

모두가 법조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죄인 다루듯 한 언성으로 장황하게 질문만 할 뿐, 답을 들으려하지도 않고 윽박지르기만 한다. 청문회 스타가 되고 싶어서일까 열심이지만 실언도 많다. 폭언이 난무하고, 지역감정이 돌출되고, 옛날과 다를 바 없고 못된 버릇은 똑같이 닮았다.

목소리만 크고, 입만 살아 있는 ‘의원답지’ 않은 의원들의 말잔치. 하릴없는 언론 탓도 우리네 거두절미 언론 현실에서 성질 낼 것도 못된다. 하지만 며칠에 걸쳐 열린 청문회에서 확인 된 것은 ‘청문회는 낭만적이지 않고 진흙탕을 만드는 것’ 이구나 하는 게 전부였다.

왜곡 언론 오보 탓에 지금까지도 말을 아꼈다면 서도 지명 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는 수십 가지의 의혹 중 어느 하나도 명쾌하게 해명하지도 못하고, 또 시원하게 밝혀내지도 못한다.

보좌관이 대신 만들어 준 자료를 그대로 읽다보니 아들과 부인의 명의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망신을 당하기도 한 야당의원의 멋쩍은 표정. 청문회가 시작되면서부터 도덕적 흠결에, 병역비리 의혹, 재산. 세금 탈세 의혹, 자질부족이라는 결정적 허물이 덧보태진다.

청문회 때마다 아주 판에 밖은 듯 똑같다. TV밖에서는 덩달아 한탄이 쏟아져 나온다. ‘이 나라에는 인물이 그렇게도 없나?’ ‘어쩌다 이 나라가 이 꼴이 되었나?’ 어쩌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이런 국민적 허탈감을 어떻게 치유하려는지 걱정이 앞선다. 어떻게 ‘하나’ 같이 다 ‘국민의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았는지, 이유야 어디 있던 분노와 함께 배신감마저 든다.

그런 의무사항을 지키지도 않고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이 어떻게 지도자가 되어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 더 화가 나는 건 청문회에 나온 의원들이 후보에게 정책이나 국가발전 방향을 질문을 해서 국민들이 과연 그 직책을 받을 수 있는 적격자인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개인 생활 등 지엽적인 문제만 갖고 모든 시간을 소비한다는 것이다.

후보의 사생활만 갖고 실랑이를 하다 흐지부지 청문회를 끝낸다. 정작 국민들이 알고자 했던 사안은 제대로 논의도 해보지 못한 채 싱겁게 끝난다. 도대체 이런 청문회는 왜 하는 지 묻고 싶다. 후보자를 망신시키고 목소리나 높이며 싸움질하는 추태를 보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국민적 허탈감을 어떻게 치유하려고 그러는지 모를 정도다. 국민을 졸(卒)로 보지 않고서야 이처럼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청문회가 가능이나 했을까.

부실했던 인사를 보완하기 위한 인사청문회가 더 허술한데도 책임보다는 잔머리가 우선 한다. 자신의 허물은 미화시키면서도 상대는 진흙탕 속에 밀어 넣고 신바람이 나서 반죽을 한다. 허물이 많이 드러나고 논란거리가 되었지만 그동안 몇 분을 낙마시키면서 여. 야가 여론을 의식하고 지역감정을 감안, 이 후보에 대해서는 어렵사리 통과는 될 것이라는 소리도 들렸다.

그런 꼼수로 청문회를 끝내고, 또 국회에서 인준을 하고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는다 해도, 그러는 사이에 찢기고, 밟혀진 국민적 자긍심과 비애감은 무엇으로 보상 할 것인가.

사회적으로 국민들로부터 존경 받아야 할 총리가 능력은 검증 받지도 못한 채 비리가 만 천하에 낱낱이 드러나면서 희화화되고 조롱감이 되는 사이, 나뭇잎을 갉아 먹는 벌레처럼 증식하는 국민적 자괴감은 도대체 누가 보상하며 어떻게 수습을 할 것인가.

이런 현상은 질문자가 자기가 만든 정답을 갖고, 그래서 그 정답만 묻고, 그 정답에만 의존하면서, 정답에만 매달리다보니 청문회에 나온 후보는 남이 만든 정답을 따라가야만 했다. 질문자의 정답을 그대로 받아드리는 변질 된 청문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따라서 시간만 낭비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청문회가 되어 버렸다.

한마디로 자격미달 자가 나와 청문회를 하는 웃지 못 할 블랙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저질 의원들의 작태를 지켜보면서 생각나는 게 있다. 서슬 퍼런 국회의원이 공직자 청문회를 한다. ‘누구라도 견딜 사람 없다.’ 싶을 정도로 가차 없이 예리한 ‘회 칼’로 해부한다.

만약 그런 국회의원 모두에 대해 청문회를 할 경우, 과연 떳떳하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이 몇 명이나 될까. 남의 잘못을 지적하기에 앞서 의원들의 자성과 자기 혁신이 필요하다.

특히 이번 청문회에서도 언급된 바 있지만 지역주의를 깨기 위한 실질적인 정치행위도, 발언도 적절치 못하고 턱 없이 부족했다. 그러나 정치란 샘물 같아서 언제나 꿈틀거리고 수시로 변한다. 옛날 시골에는 구정물 통이 집집마다 있었다.

그 더러운 구정물도 오래 놔두면 깨끗한 생수처럼 보인다. 그러나 구정물 통을 막대기로 휘저으면 통 밑에 가라앉았던 생선 가시와 콩나물과 시금치 등 음식물 찌꺼기들이 올라온다. 얼마나 더러운지, 역겹고 냄새도 참기 어려울 만큼 독하다.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청문회에 나오기 전까지는 깨끗하고 맑게 보였지만 더러운 것이 드러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점잖은 척, 의로운 척, 천사처럼 행동을 한다.

그러나 구정물 통을 막대기로 휘졌듯 휘저으면 악취를 풍기는 온갖 비리가 드러나면서 망신살이가 뻗친다. 그러면서도 그 쓰레기들이 모두 갈아 앉아 맑은 물이 되기를 기다린다.

그런 모습이 청문회에 나온 사람들의 추한 모습들이다. 그럴 때마다 많은 국민들은 주저앉아 좌절하고, 때론 실망을 하게 된다. 이완구 총리 역시 임명을 받고 국정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성실히 수행하면서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을 불식 시킬 수 있도록 자기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공약대로 뜻을 다 이루겠는가. 다만 하려고 하는 강한의지를 갖고 맡은바 소임을 다하면 휼륭 한 총리로 우리들의 기억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한 이름난 선비가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머슴을 불러 말에게 콩을 주라고 했다 또 다른 선비는 뜰에 널어놓은 벼에 앉은 새를 손으로 쫓아냈다.

그러자 많은 주위 사람들이 그들을 천하게 여겨 이조 낭관으로 추천 되는 것을 적극 반대 해 관직을 받지 못 하게 했다.” 말을 먹이고, 새를 쫓는 것이 어찌 허물이 될 수 있겠는가. 다만 그것은 나라일 맡을 사람들이 우선해야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천거를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그만큼 평소에도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 실학자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하는 증언이다. 이처럼 행동거지를 조심한 것은 다름 아닌 민심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까지 엄격할 필요가 없기는 하지만 백성에게 불신 받는 것을 겁내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데 지금 정치권에서는 그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픈 청문회는 계속 될 모양이다. 국회의원이 의원답게 사는 게 당연한데, 국회의원이 그렇게 ‘답게’ 산다면 이 사회는 분명 새로워 질 것이 분명하다. 희망이 넘쳐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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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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