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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이름 그 자체가 식도(食刀)요 흉기(凶器)다.
전영준 | 승인 2014.12.02 02:36

   
▲ 사진@kbs1
박근혜 대통령의 전 비서실장 정윤회 씨의 국정 개입 의혹이 적힌 청와대 보고서가 공개돼 일파만파 파장이 크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지난 27일 세계일보는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 측근(정윤회) 동향’ 보고서를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이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 씨가 박 대통령의 측근인 청와대 안팎의 이른바 ‘십상시’ 멤버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국정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사이 속칭 ‘증권가 찌라시’에 떠돌던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설’은 정윤회(59)씨가 자신의 비선라인을 활용해 퍼트린 루머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비선 실세로 거론되고 있는 정윤회 씨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많은 부분은 베일에 싸여 있다.

정윤회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98년 정치에 입문하자 박 대통령을 줄곧 보좌한 이재만, 정호성,안봉근 비서관 등 3인방을 발탁했다.

정윤회씨는 98년 국회에 등원하면서 박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입법조사원으로 활동하며 이들 3인방을 지휘하는 비서실장 역할을 했다.

그는 2002년 박 대통령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할 때 비서실장을 맡아 활동하다 2004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에 오르자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2004년 이후 사라진 정윤회씨는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는 외곽 조직 ‘강남팀’을 이끌고 박 대통령을 도왔다는 말이 정치권에 떠돌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정윤회 씨가 사람을 시켜 박 대통령의 동생 지만 씨를 미행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정윤회씨가 ‘숨은 실세’ 로 불리면서 자신과 가까운 청와대.정치권 내부 인사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낳다.

정윤회씨는 1974년 어머니 육영수가 총탄에 쓰러진 뒤 ‘퍼스트레이디’ 구실을 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새마음봉사단’을 이끌 당시 같이 활동한 최태민 목사의 사위다.

사이비종교 ‘교주설’에 휘말린 최태민 목사는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도 함부로 내치지 못할 정도로 박근혜 대통령의 신망을 받았다.

80년대 후반 전두환 정권이 끝나고 대외 활동을 재개한 박 대통령은 최태민 목사와 함께 새마음봉사단의 후신인 근화봉사단을 만들었다.

박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과 대립했던 1990년 육영재단 분란의 배경에도, 최태민과 그의 딸 최순실의 전횡 논란이 있었다.

여동생 박근령씨와 박지만씨는 노태우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진정코 저희 언니(박근혜)는 최태민씨에게 철저히 속은 죄 밖에 없습니다. 철저하게 속고 있는 언니가 너무도 불쌍합니다. 대통령의 유족이라는 신분 때문에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고 또 함부로 구원을 청할 곳도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1990년 11월15일 당시 육영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나야 했다.

물러나는 박근혜 대통령은 “내가 누구에게 조종받는다는 것은 내 인격에 대한 모독”이라며 최태민의 전횡 의혹을 일축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07년 7월 19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에서 최태민 목사에 대해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힘들었을 때 흔들리지 않고 바로설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분”이라며 각종 의혹에 대해선 “의혹은 많이 제기됐지만 실체가 없었다. 한가지라도 사실이었다면 내가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겠나”라며 일축했다.

그러나 최태민 목사 일가 재산규모를 보면 최태민 목사가 살아생전 불거진 각종 의혹에서 자유스러운지는 의문이 간다.

박근혜 대통령은 2007년 7월 19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에서 정윤회씨에 대해 “(1998년 보궐선거에서) 대구 달성구에 국회의원으로 처음 나왔을 때다. 개인적으로 캠프를 차려 선거를 치르려니 전혀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상대 후보가 안기부 기조실장으로 실세의 기세가 등등했고 위협적인 상대였다. 그런 상황에서 정윤회씨가 돕겠다 해서 순수하게 도운 것이다. 그게 인연이 돼 국회의원 됐을 때 입법보조원으로…, 이후 당 대표 때 그만뒀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강남팀’을 운영한다는데 강남팀이란 건 없다. 능력이 있는 분이기에 나중에 당선되면 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해 정윤회씨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당시 경선에서 떨어진 뒤 사석에서 정씨가 ‘역차별’ 받는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나를 도와주셨고 능력도 갖췄는데 나 때문에 오히려 물러났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79년 10월26일 김재규에게 암살되어 한 달 후 청와대를 떠나면서부터 18년 동안 암흑같은 세월을 보내야 했다.

믿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하들 및 추종자들은 새로운 세상을 향해 떠났고, 동생 근령은 결혼했다가 6개월만에 이혼을 동생 지만은 마약복용으로 세상의 질타를 받는 신세가 되어 가정은 풍지박산이 됐다.

이때 최태민 일가는 박근혜 대통령 곁을 떠나지 않고 각자의 위치에서 박 대통령을 헌신적으로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민 사후에도 정윤회씨의 부인 최순실씨는 박 대통령의 말동무와 온갖 굳은 일 대신해 도왔으며, 2006년 박 대통령이 신촌유세에서 테러를 당했을 때 제일 먼저 달려와 서럽게 울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최순실의 남편 정윤회씨는 박 대통령의 정계 입문 때부터 2002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을때 까지 어려움을 같이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에서 볼 때 최태민 일가에게는 내가 갖고 있던 모든 재산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먼 친척보다 낳은 가까운 이웃이었다고 본다.

■ 정윤회씨와 청와대 비서관 해명 믿을 국민이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5년 뒤인 2012년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능력이 있는 분이기에 나중에 당선되면 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한 정윤회씨를 등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씨는 박 대통령이 쓴 누구보다 힘이 센 ‘비선 실세’로 지목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박근혜 대통령이 무한신뢰를 보낸 정윤회씨에 대해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청와대 비서관 3명이 정씨를 대하는 태도가 어떠했는지는 짐작이 간다.

대통령의 일정과 메시지를 담당하는 정호성 비서관은 30일자 중앙SUNDAY에 “문건에서 정확한 것은 단 1%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씨에 대해 “(청와대에 들어온 후) 만난 적이 없기 때문에 문건은 기본 전제부터 틀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씨가 국정에 관여한다는 것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며 정씨를 매월 두 차례 정기적으로 만났다는 것에 대해서는 “(문건에 거론된) 중식당 이름을 (이번에) 처음 들었다. 기본적으로 정씨를 만난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얼마나 (문건이) 허구인지 기가 막힐 지경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비서관의 해명과 달리 그동안 박 대통령이 정윤회씨에게 보낸 신뢰를 보면 정 비서관이 정윤회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믿을 국민은 없다고 본다.

물론 정윤회씨도 청와대 비서관 3명도 대통령 취임후 만난 적이 없고 전화도 주지 않아 섭섭했다고 한 과거 언론 인터뷰 내용도 국민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작년 박 대통령 취임 당시 김용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낙마했다. 지난 6월 개각 땐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 등이 줄줄이 낙마했다.

이런 인사들을 누가 추천하는지 공식 라인에선 전혀 확인되지 않아 실제 인사를 비선 실세들이 주무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7월7일에는 박영선 의원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청와대) 비선 조직의 의혹을 받고 있는 한 사람으로 알려진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종종 청와대 서류를 싸들고 청와대 밖으로 나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에 대한 의혹 해명을 청와대에 요구한 바 있다.

정윤회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밤의 비서실장’으로 불리우며 청와대 비서관,장.차관,공공기관장 등의 개입 의혹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고마움과 정윤회씨 자부심의 불일치

인간은 누구나 권력을 잡으면 주군을 위해 헌신적으로 돕겠다는 것보다 내가 주군을 활용해 내 뜻을 펼치겠다는 욕심이 들게 된다.

정윤회씨도 박근혜 대통령을 돕는다는 미명하에 어느정도 사심(私心)이 발동해 내가 갖고 있는 정치적 뜻을 펼쳐 보겠다는 야망도 없었다고 할 순 없다. 이것은 박 대통령을 위해 헌신했다는 자부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간이 갖고 있는 본성이다.

박 대통령도 “‘강남팀’을 운영한다는데 강남팀이란 건 없다. 능력이 있는 분이기에 나중에 당선되면 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한 전력을 볼 때 정윤회씨에대해 일정부분 미션을 주었을 것이라고 본다.

이것은 그의 능력도 능력도 있지만 어려울 때 같이 있어준 의리,믿고 같이 일할 수 있는 신뢰에서 비롯된 고마움의 표출이라고 생각이 든다.

박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국가제도에 의한 시스템에 의해 성공적으로 국정운영을 하려면 이제 최태민 일가에 대한 고마움에서 벗어나 국민들로 눈을 돌려야 한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과 정윤회씨 그를 추종한 3인방은 국가와 그를 지지했던 많은 지지자들 위해 이제 아름다운 이별을 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이후 국정원 댓글 사건,채동욱 검찰총장 사태,세월호 침몰 사태,통진당 해산 건 등 많은 역경이 있었다.

이런 어려움은 박 대통령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최측근들이 옆에서 보좌하는 것이 맞다.그러나 폭풍이 지나가고 다시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이들 보좌진들은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물로 대통령을 보좌할 수 있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을 수 있도록 물러나야 한다. 

칼이 식당에서 음식을 만드는데 활용되면 식도(食刀)가 되고,사람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면 흉기(凶器)가 된다.

지금까지 정윤회씨와 3인방 비서관들이 갖고 있는 칼들은 박 대통령을 만드는 데 사용한 식도(食刀)였다.

그러나 박 대통령 취임이후 이들이 갖고 있는 칼들이 대통령과 국가, 그 지지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흉기(凶器)로 사용된 것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 측근(정윤회) 동향’ 보고서 유출 건은 보고서의 내용과 유출 방법이 핵심이 아니다.

크게 보면 박근혜 대통령과 정윤회씨,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과 결별하라는 메시지다.

박 대통령이 이들 세력과 단절 할 수 없다면 국민들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을 올바른 길로 가게하고 대통령이란 직을 정상화시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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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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