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실장의 애매한 답변이 논란을 야기시켰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31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동철 의원이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한다. 박 대통령에게 지금이라도 7시간 동안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 행적을 소상히 밝히라고 건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홍원 국무총리는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밝혀질 만큼 밝혀진 상황에서 계속 의문을 갖는다고 말씀하시니 참 딱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청와대 안에서 하는 것이지 몇 시 몇 분에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행적을 밝히라는 것은 국가 원수로서 보안도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과 관련해 논란의 대상이 된 정윤회 씨(59)는 세월호 참사 당일 역술인 이모 씨(57)와 당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이 모씨와의 인터뷰한 <동아일보>는 “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에도 이 씨는 오전부터 정 씨와 함께 이곳에서 좋은 마음과 좋은 음식 등 ‘생명학’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며 정 씨의 행적을 전했다.

이어 <동아일보>는 “이 씨가 점심을 먹는데 ‘세월호에서 승객들이 대부분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사고 걱정을 계속했다.정 씨는 오후에 평창동을 떠나 옛 직장 친구들을 만나러 강남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한편,청와대는 2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행방을 묻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오전 10시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오후 5시 15분까지 박 대통령이 총 19차례 보고를 받았고 7차례 필요한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한편 본보의 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은 <연합뉴스>가 세월호 침몰 당일서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도한 인터랙티브 뉴스 ‘세월호 침몰’ 편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조사에 따르면,<연합뉴스>는 박근혜 대통령이 4월16일 오전 11시5분 해경청장에 전화걸어 특공대 투입 지시를 했다고 보도했다.

▲ 연합뉴스 인터랙티브 뉴스 ‘세월호 침몰’화면캡처

박 대통령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즉각적인 보고를 받고 "해군과 해경의 인력과 장비, 그리고 동원이 가능한 인근의 모든 구조선박 등을 최대한 활용해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며 "여객선 객실과 엔진실까지도 철저히 확인해서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동원 가능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신속하게 총동원해서 인명피해가 없도록 구조에 최선을 다해달라"면서 "해경 특공대도 투입해 선실 구석구석에 남아있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했다고 민 대변인은 덧붙였다.

▲ 기사면 하단에 보면 연합뉴스 김남권 기자가 2014년 4월16일 11시07분 송고한 것으로 되어 있다.장예진 기자는 그래픽 처리./연합뉴스 인터랙티브 뉴스 ‘세월호 침몰’화면캡처

따라서 정 총리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한 것처럼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서면보고서를 읽는 정도 이상으로 상황을 체크했다고 본다.

인터랙티브 뉴스 ‘세월호 침몰’편을 보면 ‘오전 11시께 배가 60도 정도 기움’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온다.

▲ 연합뉴스 인터랙티브 뉴스 ‘세월호 침몰’화면캡처

당시 상황은 너무나 급박한 상황이라 정 총리의 말대로 대통령이 자꾸 10분 간격으로 이래라, 저래라 하면 오히려 일선 수습에 혼선이 생겨서 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대통령이 보고만 받은 것이 확실하다.

세월호 침몰로 인한 피해사항이 사고당일 오후 14시30분에 ‘구조 180명, 사망 2명, 290여명 실종’으로 1차적으로 밝혀졌다.

▲ 연합뉴스 인터랙티브 뉴스 ‘세월호 침몰’화면캡처

이어 오후 4시13분 해수부가 본격적으로 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기 시작했다.오후5시 정각 중대본은 “탑승 459명, 구조 164명, 실종 293명, 사망 2명”라고 발표했다.

▲ 연합뉴스 인터랙티브 뉴스 ‘세월호 침몰’화면캡처

16일 오후5시41분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수습본부가 본격 가동되자 정부서울청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찾아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사고 상황을 점검했다.

▲ 연합뉴스 인터랙티브 뉴스 ‘세월호 침몰’화면캡처

결론적으로 박 대통령은 4월16일 오전 11시5분 해경청장에 전화걸어 특공대 투입 지시를 했을 시각부터 청와대에 머무르며 사고상황을 보고서나 TV보도를 통해 사태추이를 점검했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다른 스케쥴을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점심 식사후 17시40분 중대본에 방문하기까지 사태점검과 방문준비 등을 감안하면 오후 3-4시간을 어떻게 지냈는지 모를 정도로 빨리 지나갔을 것이다.

그럼 박 대통령의 7시간의 행적이 왜 문제가 되었는가.

그것은 전적으로 김기춘 비서실장의 잘못이다. 김 실장의 명확하지 않은 답변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김 실장은 지난 7월 7일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박영선 새정치연합 의원이 "대통령께서 집무실에 계셨습니까?"라고 묻자 "그 위치에 대해서는 제가 알지 못합니다."라고 말해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있어야 할 비서실장이 대통령 위치에 모른다고 하니 대통령이 혼자 몰래 즐기는 사생활이 있는 것이 아닌지 궁금증이 증폭돼 상식을 벗어난 유언비어로 확산 된 것이다.

당시 김 실장의 애매한 답변이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관한 의혹 제기의 단초가 된 것이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dugsum@nate.com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