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하는 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사진@푸른한국닷컴

[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고승덕 후보는 1일 오후 2시 30분경 선거캠프가 위치한 서울 을지로3가역 중앙데코플라자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친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고승덕 후보는 "어제 페이스북에 딸의 글이 올라왔다는 얘기를 전해 듣게 됐다"면서 "딸이 아버지를 향해 이러한 글을 쓴데 대해 세세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거나 과장됐다고 따지기 보다는 모든 것이 부덕의 소치임을 인정하겠다”며 고개숙여 사과했다.

고 후보는 “그동안 아픈 가족사라고만 표현했던 부분에 대해 소상히 말하겠다”며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둘째딸인 전처 박유아씨와의 갈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1992년 한국 귀국후 자녀를 한국에서 키우기를 원하는 나와 미국시민으로 키우고자 하는 전처 사이에 계속된 갈등이 있었다”면서 “전처는 둘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도 한글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고, 한국 교육시스템에서 아이들을 키울수 없다면서 계속 미국에 가서 같이살 것을 종용했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이어 “아이들 교육 문제때문에 불화가 이어지던 중 1998년 (전처가) 갑자기 아이들을 책임지고 잘 키우겠다며 양육권을 달라고 한 뒤 일방적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났다”면서 “이 과정에서 어린 아이들이 많은 상처를 받았고, 나 또한 재력과 권력을 가진 집안 딸에게 자식의 양육권을 빼앗긴 아버지로서 슬픔을 겪었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친딸 고희경씨가 ‘아버지가 경제적 지원이나 자녀 교육에서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데 대해 “이혼 과정에서 부부 공동명의로 된 아파트를 (전처에게) 넘겨주고 빈털털이가 됐다”고 했다.

이어 “이후 전처는 뉴저지에 콘도 2채를 사서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했고, 서울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호화주택을 매입하기도 했다”면서 “1993년 당시 박태준 회장은 360억원의 재산으로 63억의 증여세를 낸 바 있다”면서 경제적으로 아무 문제없이 양육되었음을 내비쳤다.

고승덕 후보는 이혼한 뒤 미국에 있는 자녀들을 보러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연장선에서 설명했다. 그는 "92년 귀국 후 2010년 단 한 차례 하와이를 간 외에 미국 땅을 밟은 적이 없다"며 "미국이 얼마나 대단한 나라길래 제 딸과 아들을 빼앗아갔나 하는 생각에 미국땅을 밟지 않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고 후보는 "아이들이 몇 년에 한 번 한국에 들어올 때 만났다. 딸과는 가끔 전화를 하거나 문자, 카톡을 주고 받아왔다"면서 "딸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딸과 아무런 교류가 없었던 듯 알려진 부분에 대해선 바로잡고 싶다"고 덧붙였다.

고승덕 후보는 친딸의 페이스북 글과 관련해 일각에서 후보자 사퇴를 요구한데 대해 '공작정치'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일부 언론에 고 박태준 회장의 장남 박성빈씨가 문용린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에 있는 조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 고승덕과 싸워줘서 고맙다. 이게 우리 집단의 뜻이다’고 강조하였다고 보도되었다”면서 “페이스북에서는 아이들 이모, 사촌 등 전처 가족들이 딸의 글에 격려를 보냈다. 이런 상황이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박성빈씨가 문용린 후보에게 전화한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문용린 후보와 박태준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같은 시기에 교육부장관과 총리로 재임했고, 박태준 회장 사망 당시 문용린 후보가 장례위원을 맡기도 했다”고 했다.

고 후보는 또 “박성빈씨와 문용린 후보는 2012년 2월부터 1년간 함께 포스코 청암재단 이사로 재직했다”면서 “둘은 2대째 내려오는 끈끈한 관계가 있고, 고승덕을 적으로 생각한다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딸의 글이 고 박태준 회장의 아들과 문후보의 야합에 기인한 것이 아닌지 정황을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 후보는 “자녀를 이용해 저를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공작 정치에는 맞서겠다”면서 “재벌가 집안과의 결혼이 낳을 결과에 대해 부주의했던 젊은 날은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용린 후보가 관권선거 뿐 아니라 공작정치에도 능하다는 것을 안 이상, 더더욱 이런 후보에게 서울의 교육을 맡길 수 없다”면서 “더 이상 아픈 가족사를 선거에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고 후보는 “저의 자녀를 이용해 저를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공작정치에는 맞서겠다”며 “교육감 후보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고승덕 후보의 친딸인 희경 씨(캔디 고)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민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고승덕 후보가 서울시교육감 후보에 출마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고승덕 후보의 친딸은 "자녀 교육에 관심을 두지 않는 고승덕 후보가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을 이끌어 갈 수 있겠냐"는 취지의 발언을 남겼다.

고승덕 후보의 전 장인인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은 1997년 자유민주연합에 입당하여 총재가 되었고 김종필과 함께 김대중의 제15대 대통령 선거 당선에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에 국무총리로 취임하였으나,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으로 궁지에 몰려 재임 4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하였다.

고 후보의 경쟁상대인 문용린 교육감 후보는 박태준 전 회장이 2000년 1월 총리에 취임했을 때 같이 교육부 장관에 임명되었다. 그러나 문용린 후보는 그해 8월 일신상의 문제로 교육부 장관에 임명된 지 8개월만에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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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일 기자  swil@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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