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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참사에 살인죄 적용, 중형 처벌해야
안호원 위원 | 승인 2014.05.06 01:42

   
▲ 안호원 칼럼위원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 <누가복음 12 : 20 ~ 21>

[안호원 칼럼위원,수필가 겸 시인]‘세월 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지 20여 일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지금 ‘집단 아노미’ 혹은 ‘집단 멘 붕’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등 정신적인 IMF가 왔을 정도다. 모두 넋이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나태한 공무원들로 인해 정부는 불신 받고, 거기다 한 술 더 떠 괴담은 난무하고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을 겨냥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뜬 구름 없는 유언비어가 난무하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야당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도 아닌데 자꾸 야당은 이번 참사까지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얄팍한 방법을 취하고 있다.

한 여성의 거짓말에 놀아나 모 TV 방송사가 그녀를 인터뷰해 방영했고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다행히 거짓말은 탈로나 해당 방송사는 신속히 사과를 했고 여성은 구속됐다. 그러나 대부분이 이 처럼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삽시간에 SNS를 타고 사회 전체를 뒤 흔들 만큼 나돌면서 우리 공동체가 사실 확인 여부도 없이 깊은 불신에 사로 잡혀 있다는 것이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당시의 상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의 분노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선장 등 일부 승무원의 행태는 도덕적 해이를 넘어 중대 범죄로 볼 수밖에 없을 정도다.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하는 가운데 특별 지시를 내렸지만 일명 ‘관피아’는 ‘소(牛) 귀에 경(經) 읽기’다. 어디서부터 환부(患部)를 도려내어야 할 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썩었다. 이는 박대통령 이전 정부로부터 누적되어 온 병폐인데 이제 와서 박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뒤 집어 쓰는 꼴이 되었다.

재난이란 불가항력적이다. 그러나 인재(人災)는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이번 참사의 경우도 그렇다. 검사기관에서 보다 더 철저히 하고 해운사는 작은 이익 추구보다는 인명을 중시하는 자세로 임했다면 이런 슬픔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며칠 전 다산연구소 박석무 교수가 메일에 정약용이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올렸다. 다산은 아들들에게 “너희 아래로 무려 사내 네 명과 계집아이 하나를 잃었다. 그중 하나는 낳은 지 열흘 남짓한 때 죽어서 얼굴조차 기억 못하겠고, 나머지 네 아이는 세 살 때여서 한 창 재롱을 피우다 죽었다”고 썼다.

천리 길 귀양지에서 자식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다산은 그야말로 피를 토하는 슬픔을 이렇게 적은 것이다. 또 “생사고락의 이치를 조금은 깨달았다는 나의 애달픔이 이러 할진데 하물며 아이를 품속에서 꺼내어 흙구덩이 속에 집어넣어야 했던 네 어머니의 슬픔이야 어찌 헤아리랴!”라며 애통해 했다. 질병으로 죽어간 어린 자식의 죽음에도 다산은 그렇게 슬퍼했다.

하물며 다 키운 자식들이 눈앞에서 죽어 가는데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는 부모들의 심정이 어떠하겠는가. 지금은 눈물 흘릴 기력조차 없어진 희생자의 부모들에게 어떠한 위로의 말로도 그들을 위로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나라가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국민의 목숨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조국이 무섭고 두렵다.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국가 시스템이 여기저기에 금이 가고 뚫려 위기가 드러났는데도 이를 개조 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악인의 삯은 허무하되 공의를 뿌린 자의 상은 확실하니라” <잠언 11 : 18>

다시 한 번 세월호의 배에서 어둠과 두려움 속에서도 얌전히 선생님 말씀에 순종하며 앉아있었을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여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주고 실종된 여섯 살배기 오빠, 친구에게 구명조끼를 건네주며 또 다른 친구를 구하다 숨진 고등학생, 첫 제자들을 살려내고 배와 함께 물에 잠긴 새내기 여교사, 기우는 배 난간에 매달려 제자들에게 구명조끼를 던져주던 담임교사, 가까스로 구조됐으나 제자들을 두고 혼자 살아남았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감 선생님,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아 바다에 뛰어들어 구조에 힘을 쏟던 이름 없는 잠수 대원, ‘승무원이 가장 나중’ 이라며 승객구조를 하다 숨진 임시직원인 22세의 여승무원 등 이들의 희생과 헌신은 어둠 속 한줄기 섬광처럼 빛났다.

그런가 하면 비탄의 울음바다에서 눈도장이나 찍으려고 현장을 왔다가 쫓겨 난 정치인들의 추한 처신, ‘그 자리에 있으라’는 말만 던지고 승객은 놔둔 채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 구조 현장의 지리멸멸한 지휘체계, 필수 인력과 장비의 늑장 투입, 재난 전문가가 배제된 재난 대책본부의 관료주의, 어선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배에 접근하는 등 구조 작업을 하는데 반해 해경은 어쩐 일인지 구조작업을 지연 하는 등의 행태들은 대한민국이 개조해야 할 어두운 면들이다.

또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해경이 왜 구조 작업을 하면서 객실 쪽인 뒤편으로 가지 않고 앞 쪽 선원들 있는 곳으로 먼저 갔는지 하는데 있다. 만약 객실 쪽으로 먼저 갔다면 더 많은 승객들을 구조 했을 것이다. 이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아울러 지휘체계를 따져야 한다. 혹 ‘청해진 해운’은 선박과 화물만 생각한 것은 아닌지. 생각하기조차 싫지만 보험금을 타먹기 위해 의도적으로 승객을 탈출시키지는 않았는지 의심스럽다. 이를 지켜보는 온 국민의 마음이 까맣게 타 들어간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분노하고 가슴을 치는 일 뿐이다. 천문학적인 손실, 그런 돈은 어떻게 하든 만들 수 있지만 인명 손실에 대한 보상은 무엇으로도 할 수 없다.

우리나라 법은 경각심을 주기엔 처벌규정이 약하고 실제 처벌은 더 가볍다. 실제로 1994년 충주호 유람선 사고 당시 관련당사자들이 과실치사로 기소됐지만 법원은 집행유예 등을 선고해 실형을 면해주었다.

이런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법을 개정, 각종 검사를 철저히 하지 않은 검사기관 담당자와 해당 업체 사주 등을 살인죄를 적용해 중형에 처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그런 법 개정을 서두르지 않고 미루는 국회의원들이 있다면 이들 상당수가 그런 업체와의 뒷거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를 해야 한다.

이 지경에 이르도록 세비만 챙기며 방관한 국회의원들에게도 책임을 묻고 다음 총선에서 잡초를 뽑아내듯 뽑아내야 한다.

그동안 몇 차례의 대형 사고가 났다. 그 때마다 정부는 앵무새처럼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후진국 형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가 모두 그랬다. 하지만 그 때 뿐이다.

정부가 수차례 바뀌었어도, 부조리와 불법의 관행은 시간이 흘러갔어도 변하지 않고 더욱 극성이다. 배 한 척 침몰해도 이렇듯 공황상태에 빠지는데 동시다발 테러라도 발생하면 어찌 될 것인지 소름이 끼친다.

어디 안전 관리가 엉망인 곳이 해운사 뿐이겠는가. 우리 사회 각 부문의 책임의식이 혁명적으로 쇄신되지 않는 한 안전부문의 개선은 까마득하다. 각종 민생법안을 무더기로 방치한 채 오로지 정파 싸움만 몰두해온 정치권, 몸 사리며 재물 모으기에 급급한 관료들에게 쇄신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지친 것 같다.

아울러 지금 당장은 정권 차원의 책임을 묻고 따질 때가 아니다. 나라의 운명이 갈림길에 서있다. 침몰이냐, 아니면 아픔을 딛고 다시 비상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국가 개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은 정부의 수장이다. 이제껏 안일하게 지내며 국가 시스템을 장악해 온 관료 마피아들을 도려내야 한다. 그런 무능한 사람들을 임명한 것은 대통령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국민들 앞에서 반성하고 이 같은 사태에 대해서도 진정으로 사과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모든 것을 버리고 우선으로 관료마피아 등을 제거하고 개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것은 국민이 내리는 명령이다. 총체적으로 무너진 대한민국의 생명윤리를, 우리 사회의 책임윤리와 직업윤리를 일깨워 주며 끝까지 제자리를 지킨 박지영 승무원의 마지막 말이 떠오른다.

“승무원은 마지막이야”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2014년 4월 16일 ‘세월호’를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금수강산(錦繡江山)이 정치권에서 헐고 뜯느라 으르렁 거리는 금수강산(禽獸江山)이 되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부활절은 이미 지나갔지만 다 피지 못하고 서럽게 진 우리의 꽃다운 넋들이 안식의 영혼으로 부활하기를 기원한다.

“너는 마땅히 공의만을 따르라 그리하면 네가 살겠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을 차지하리라” <신명기 16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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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위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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