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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욕심 많은 어른들을 용서하지 말아라
안호원 위원 | 승인 2014.04.21 18:42

   
▲ 안호원 칼럼위원
“주 예수를 다시 살리신 이가 예수와 함께 우리도 다시 살리사 너희와 함께 그 앞에 서게 하실 줄을 아노라” <고린도후서 4 : 14>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수필가 겸 시인]이건 누가 뭐라 해도 이미 예고된 인재(人災)다. 선장의 자질 문제는 제쳐두고라도 연간 50여만 원에 불과한 선원안전교육비로 부실한 안전교육, 허술한 출항 전 선박 점검, 18년이 넘은 폐선 직전의 배에 가중한 선실 증설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지적이 드러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녀 간 이후에도 뉴스는 계속해 진도 앞바다를 비추고 있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안산 지역 주민들은 물론이지만 전 국민이 완전 패닉 상태다.

정규 방송이 결방될 정도로 온 국민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지만 더딘 구조, 구조대원들의 우왕좌왕하는 모습, 집계 숫자가 바뀔 정도로 무능한 시스템, 거기에 각종 미확인 루머까지 겹치면서 비통함·안타까움·분노와 원망·인간으로서의 자괴함 등으로 하루 종일 입술을 꾹 깨물고 애써 울음을 삼켜야 하는 심경이다.

국민들의 마음이 이럴 진데 유족이나 실종자 가족들의 심경은 오죽할까.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에 따라 일촉즉발 위기 상황임에도 믿음과 순종하는 마음으로 다소 곳이 앉아 있었던 아이들.

‘원칙을 지키면 죽는다’는 것을…. 원칙을 깨는 세상은 알지만 그걸 모르는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이렇게 억울하게 희생의 제물이 된 것이다. 침몰한 ‘세월 호’는 어찌 보면 우리가 지금 탑승한 ‘대한민국 호(號)’의 민낯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둠속에서 불안감에 빠져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더 이상 올라가면 안 되는 숫자가 자꾸 올라갈 때마다 가슴이 짓눌린다. 이렇게 시간은 자꾸 흐르는데 신앙인으로 기적의 생존을 바라며 기도만 할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설명하며 이해를 해야 할지 안타깝기만 하다.

산소통 메고 구조 활동을 할 뜻이 있다면 몰라도 굳이 현장까지 와서 입만 놀리는 낮 붉은 쇼맨십만 발휘하며 경비함 승선하는 정치인들의 행태는 분주한 현장을 오히려 브리핑 준비 등으로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20년 전 등교길 여고생 2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성수대교 참사가 떠오르며 턱하고 얹힌 느낌이 가슴을 짓누른다.

추억으로 남아야 할 수학여행이 비극으로 변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15년 전 경기도 화성의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에서 난 화재로 유치원생 19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 했다. 불이 번지기 쉬운 자재로 건물을 대충 지은 데다 사후 관리도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정부의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경주 리조트 체육관이 붕괴되면서 부산 외대생들이 참변을 당했다. 이때마다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한다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부산을 떨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되고 만다.

진도 여객선 사고의 원인도 결국 정부의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이다. 고작 조치를 취하는 것은 해당업체만 구속할 뿐이다. 정작 인허가 및 관리·감독을 책임져야 할 정부, 지방자치단체 담당 공무원들은 아무 조치도 받지 않고 멀쩡하다. 그들이 문책을 당하는 게 맞는데 말이다.

대부분의 재난이 그렇듯 이번 세월호 침몰 역시 선박회사와 선장, 승무원들이 제 할 일을 하지 않은데서 비롯된 측면이 많다. 그렇게 자기 할 일을 하지 않고 월급만 받아먹는 사람들이 모여 부실 공화국 대한민국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공화국이 200여명의 꽃다운 아이들이 희생 된 이후 뒤늦게 선박안전법 등 관련법안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언제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다. 이에 앞서 내수면에서 선박운항 안전관리와 관련된 위험과 장애를 제거하는 내용이 담긴 ‘내수면 선박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발의로 국회에 계류 중에 있었다.

이와 함께 최근 논의가 시작된 ‘크루즈 산업 육성법’도 안전을 강화하는 부분을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법 개정에 앞서 안전운항관리를 하는 감독기관을 바꾸는 게 시급하다.

현재는 해운사의 회비로 운영되는 이익단체가 감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감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로인해 항만에 드나드는 여객선의 승객확인과 안전관련 감시·감독·안전교육이 자연스럽게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해양수산부는 해운조합이 임명한 운항관리자가 해운사의 안전관리 업무를 맡도록 정해 놓았다. 해운사들은 외부로 감독권이 넘어갈 경우 안전 감독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이유로 그동안 해운 조합이 운항관리 권한을 계속 갖기를 원하고 있다.

그 같은 조건 충족을 위해 해운 조합은 해수부 출신 관료에게 ‘전관예우’ 차원에서 이사장 자리를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해 9월 취임한 이사장도 해수부 출신으로 국토해양부 2차관을 역임했다.

1962년 이후 이사장을 지낸 12명중 9명이 해수부 관료 출신이다. 결국 해운 조합에 이사장자리를 내주면서 해운사들은 이익을 취하게 되고 사회적 비용이 늘어나면서 애꿎은 일반 국민만 손해를 보게 되고 심지어는 이번 사건처럼 목숨까지도 잃게 되는 것이다.

“인자가 아버지의 영광으로 그 천사들과 함께 오리니 그 때에 각 사람이 행 한 대로 갚으리라” <마태복음 16 : 27>

회원의 편익 향상을 최우선으로 하는 특정 조합에 조합원에 대한 감시권을 주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 어떻게 월급을 주는 회원을 감독 할 수 있겠는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그동안 해수부가 감독권을 다른 기관으로 바꾸려고 해도 업체들의 집요한 로비로 무산되고 있다. 이 같은 로비는 결국 공무원간에도 금품이 오가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지경에 이르다보니 세월호 같은 참사가 빚어지는 것이다. 세월호의 경우도 노약자는 물론 일반 성인들도 위기 시 탈출이 쉽지 않은 ‘구명뗏목’을 설치했는데 승객이 뛰어내리거나 줄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이 구명뗏목이 가격이 싸다보니 요식만 갖춘 것이다.

반면 구명정은 승객이 승선한 상태에서 탈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탈출 후에도 침수 우려가 없으며 추위에도 견딜 수 가 있다. 이 경우에도 선주들이 승객의 안전을 우선으로 한다면 ‘구명정’을 비치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몇 푼 아끼려다 오히려 사고가 터지면 수십 배 내지는 수백 배의 경제적 손실을 볼 뿐만 아니라 인명까지도 잃는 손실을 보게 된다. 눈앞의 몇 푼을 아끼려다 더 큰 재물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감독권이 독립된 다른 기관으로 바뀌어 구명정을 의무적으로 비치하도록 하는 의무 탑재를 법으로 규정해야 한다. 이번 참사로 인해 사망자 1인에게 3억5000만 원의 보험이 가입되어있고 또 학교에서는 1억원짜리 보험에 가입했다고 한다.

또한 이번 침몰 선박 수색에 참여하는 수백척의 선박, 크레인, 잠수 인력, 비행기, 조명탄 등 가히 천문학적인 액수다.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으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결과’를 초래 한 것이다.

더욱더 안타까운 것은 대개의 가정이 한 자녀 가정이다. 20여년 키우며 투자한 것도 돈으로 환산하면 엄청나다. 그보다도 자식을 잃은 그 가정은 실로 파산이 된 것이다. 또 그 아이가 사회에서 활동하며 얼마나 큰 국가발전에 이바지 할 지도 모른다.

그런 아이들이 일부 이익집단에 의해 희생됐다면 그것이야말로 개인은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의 손실도 엄청나게 크다. 전설이 된 타이타닉 호의 선장 에드워드 스미스는 끝까지 승객 탈출을 지휘하다 침몰하는 배와 운명을 함께 했다.

비록 몸은 죽었지만 정신은 언제나 우리 안에 살아있다. 그의 고향 리치필드에 있는 스미스 선장의 동상에 새겨진 그의 마지막 말이 생각난다. “영국인답게 행동하라(Be British)”였다. 그럼 세월 호 선장은 한국인답지 않게 행동한 것인가.

이번 세월 호 침몰 사고에선 선장과 항해사 등 승무원들이 가장 먼저 탈출했다. 뻔뻔하게도 그는 모두들 천막에서 추위에 시달리면서도 잠 못 이루고 있는데 자신은 경찰·가정에 가서 잠을 잤다.

“승무원이 가장 나중”이라며 승객 구조를 한 건 22세의 어린 나이의 여 승무원뿐이었다. 오직 지시를 다르며 질서를 지키던 많은 어린학생들과 선생님, 시민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생사를 알 길이 없다.

배가 가라앉기까지 두 시간여 선장이 지혜를 발휘해 승객 구조에 나섰다면 400여 명을 못 구할 시간은 아니었다. 자신의 목숨을 유지하려고 제일 먼저 탈출을 한 나쁜 선장도 있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귀한 생명을 버려 더 많은 생명을 구하는 의인(義人)도 나왔다. 추후에라도 이들은 ‘의인’으로 국가에서 보상을 받아야 마땅하다.

특히 부모와 오빠를 잃은 6세 어린이, 여객선 승무원 정현선양과 아르바이트생 김기웅씨의 연인 관계, 일단 구조됐지만 제자들을 구하지 못한 자책으로 목숨을 끊은 단원고 강민규 교감, 침몰 당시 학생들을 대피 시키다 끝내 목숨을 잃은 최혜정 교사 등이 참담하게 안타깝다.

더구나 한준호 준위와 같은 2차 피해가 없기를 바랬는데 대조영함 승조원 윤 병장이 구조 작업 중 머리를 다쳐 병원에 이송 했으나 안타깝게도 숨졌다.

결국 이런 공화국에서 우리 모두는 전남 진도군 관매도 앞바다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공포에 떨던 아이들과 시민들을 지켜주지 못했다. 물속에 떠 있는 와중에도 아이들이 부모, 교사, 친구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뒤늦게 보며 가슴이 멍들만큼 치지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대한의 무지한 공화국 어른들을 용서하지 말아라. 그래야 욕심 많은 어른들이 잠시라도 가책을 느낄 테니까. 미안하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고 부끄럽다 꿈도 많았을 착한 아이들인데….

“그때에 의인들은 자기 아버지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나리라 귀 있는 자는 들으라” <마태복음 13 :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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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위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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