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한국닷컴 전영준 발행인]

보수논객 ‘조갑제닷컴’의 조갑제 대표(이하 조갑제)는 그의 홈피에 11일 ‘한나라당 소장파들은 왜 自滅(자멸)하고 말 것인가? ’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악당(惡黨)과 싸우라고 뽑았더니 동지 험담의 재주꾼으로 변질된 자들은 내년 공천 및 선거 과정을 통하여 도태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그는 “싸움의 상대를 잘못 잡아 정치를 망친 '가짜 보수'의 元祖(원조)는 김영삼일 것이다.”라며 “'좌파숙주(宿主)' 역할을 충실히 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조갑제는 '좌파숙주(宿主)' 의 이유로 “12.12 사건과 광주사태를 재수사하는 등 反보수, 親좌파 노선을 가다가 정권을 김대중에게 넘겨주었다. ”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 12월 ‘조인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김대중 좌파 정권이 들어 설 수 있게 카페트를 깐 사람이 김영삼 전 대통령이며 ‘좌파의 숙주’라고 거칠게 비판한 적이 있다.

조갑제의 생각은 대단히 잘못됐다. 숙주라 함은 어떤 물체에 기생 또는 공생을 위해 살고 있는 생물체를 말하는 데 YS가 좌파와 공생과 기생을 하며 살았다는 증거는 없다.

그런데 그는 한 단면만 보고 ‘숙주’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YS는 김대중 좌파정권이 들어서도록 ‘가짜 보수’ 노릇을 하면서 좌파들에게 기생하면서 살았다는 논리와 같다.

그렇다면 현 이명박 대통령,김덕룡, 서청원, 김무성, 이인제,손학규,정근모,심대평,김혁규,박희태,이상득,김문수,박관용,강삼재,이재오,정병국,이성헌 등 YS가 키운 인물들 모두가 ‘좌파의 숙주’란 말인가

조갑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DJ를 만드는 데 공신 역할을 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1표차로 이기나 만표 차로 이겨도 승리한 것이요, 1표차로 패배하나 만표차로 져도 패배한 것이다.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이 DJ가 대통령될 때는 그 이유가 있고 이회창 총재가 패배했을 때는 그 이유가 있는 것이다.

조갑제는 소실 적에 학급반장 선거에 출마한 적이라도 있다면 패배와 승리의 의미를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일은 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이회창 당시 후보의 정치력 미숙과 DJP 연합에 따른 선거지형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

이회창 총재는 이인제 의원의 출마를 막지 못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화형식을 방치해 PK표가 이인제 후보로 가는 데 역할을 했다.

이회창 총재가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로 되기까지는 YS의 후광이 있었다는 것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회창 총재는 YS의 화형식을 방치했고 사과도 안했다. DJ가 했다면 이해가는 일이지만 이 총재는 하지 말아야 할 패륜적 작태를 연출한 것이다.

또한 당시 서청원 의원이 이 총재가 JP를 방문하여 도와달라고 간청을 하라는 제언을 김용환이라는 고교후배의 간신질에 귀가 막혀 거부했다.

결구 JP는 DJ의 손을 들어 주었고 쿠테타의 주역과 그 피해자가 DJP 연합이라는 희한한 이벤트로 정권을 잡게 된 것이다.

이인제 의원이 출마해 500만표를 득표했어도 이회창 총재는 당시 DJ와 30여만 표 차이 밖에 안 났다.

그렇다면 이 총재의 정치적 미숙 때문에 패배한 것이지 YS의 방해로 패배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조갑제가 YS를 ‘좌파의 숙주’라고 외치고 싶다면 JP를 먼저 ‘좌파의 숙주’라고 비판하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조갑제는 YS가 ‘12.12 사건과 광주사태를 재수사’를 했다해서 그를 ‘反보수, 親좌파’라 지칭하며 정권을 김대중에게 넘겨주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논리도 맞지 않는 말이다. YS가 집권하자마자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잡아 가둔 것이 아니다.

YS는 집권하자마자 군사정권의 잔재인 군부의 사조직 ‘하나회’를 해산시켰고, ‘금융실명제, 부동산실명제’실시를 통해 투명사회를 실현하려고 노력했다.

그것을 두 전직 대통령은 정치보복으로 생각하고 주위사람들에게 비판을 했다. 정치적 비판을 떠나 노골적인 국정운영을 방해하기까지 했다.

YS 집권 2년반이 지날 무렵 95년 8월 1일 당시 서석재 총무처장관은 여름휴가를 앞두고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전직 대통령 4000억원 비자금설'을 흘렸다.

박계동 의원이 그 해 10월 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자금 관리자와 계좌번호 등 구체적인 물증까지 제시하며 노태우 비자금 의혹을 폭로함의서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실체가 드러났다.

그해 11월 16일 노태우 전 대통령은 거액 소뢰혐의로 구속되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군형법상 반란수괴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12월 3일 전격 구속수감했다.

조갑제는 “한국 보수정치의 支主(지주)는 헌법정신이고 자유민주주의이다. 헌법에 기록된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에 대한 확신이 이념인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100번을 이야기해도 지당한 말이다. 헌법은 대한민국만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국가라고 규정한다. 이게 정통성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한국의 정치이념으로 삼고 있으며 한반도의 유일한 국가로 북한도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헌법은 ‘반공과 민주’를 근간으로 개인의 창달을 지향하고 있다.

반공을 이유로 독재가 용인되어서는 안 되고, 민주를 빙자로 친공(親共)이 용인되어서도 안 된다.

조갑제는 헌법정신을 이야기하면서 이러한 양립(兩立)의 가치를 부정하고 있다. 조갑제는 민주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반공을 이유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체제를 합리화시키며 민주화 세력의 공헌을 부정하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의 패악질을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YS를 좌파의 숙주라고 비난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

지금의 한나라당은 신한국당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신한국당은 3당통합을 위해 만든 민주자유당에 뿌리를 두고 있다.

조갑제의 비난은 현 한나라당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부정하는 일이다. 지금의 한나라당이 맘에 들지 않으면 유명 지식인인 조갑제가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면 된다.

좌파정권 10년을 보수가 대동단결하여 지난 2007년 무너뜨렸다. 거기에는 조갑제 의 혁혁한 공도 한 몫 했다.

보수 정치인이 몸을 사리며 지켜보고 있을 때 아스팔트 집회를 주도했고, 각종 강연을 통해 국민들을 깨우쳤다.

그러나 조갑제의 계속되는 작금의 발언은 보수를 분열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단결해도 힘든 판에 파당적, 분파적 행동을 선도하고 있다.

국가가 망하는 것은 국민들의 이념 결핍, 이념무장 부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싸가지 없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부패, 교만, 자만, 이기’에서 온다.

조갑제가 해야 할 일은 개념 없는 비난이 아니라 보수의 인재들을 발굴하여 유능한 인재육성에 앞장 서는 일이다. 또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국가가 좌경화내지는 중도화로 가는 길을 막는 일이다.

조갑제는 반공을 표방하는 언론인이지만 민주를 향한 열정은 부족하다. 반공을 표방하면서 독재자를 미화하는 것이야 말로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는 일이다.

조갑제가 군사지도자를 옹호하는 것은 지나간 역사의 한 페이지 측면에서 이해를 한다.

그러나 정상적 절차에 선임된 지도자들을 사실에 입각하지 않고 선동적으로 무능한 사람들로 매도하는 것은 보수지도자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조갑제가 지금 시점에서 갖추어야 할 덕목은 반공을 향한 강렬한 열정과 더불어 사물을 균형 있게 보는 바른 품성과 태도다.

“반공”도 중요하지만 “민주”라는 가치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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