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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마사(牛生馬死)
안호원 위원 | 승인 2014.01.26 01:12

올해가 60년 만에 한번 돌아온다는 청마해라고 새해 벽두부터 난리다. 그 틈새 속에서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말이 떠올랐다. 뜻은 홍수 때 ‘소는 살아남지만, 말은 죽는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수필가 겸 시인]말(馬)은 힘이 있다. 그래서 물을 거슬러 가려고 한다. 말이 아무리 힘이 세도 물살을 이길 수는 없는 법. 결국 역행을 하려고 몸부림치다 끝내는 탈진해서 죽는다. 내 힘으로 이기려고 할 때 죽는다는 말이다.

반면에 소는 물이 불어나면 그냥 둥둥 떠다닌다. 그냥 물이 흘러 가는대로 따라간다. 그러다 얕은 곳이나 지붕을 발견하면 거기서 물이 빠질 때까지 머무른다. 소는 물을 이기려고 하지 않고 물에 대응한다. 그래서 살아남는 것이다. 환경을 내 뜻대로 바꿀 수는 없다. 또한 세상의 일들을 미리 정확하게 예측할 수도 없다. 우리는 ‘절대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올바른 태도는 변화무쌍한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다. 예측은 할 수 없지만, 벌어지는 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가능하다.

옛말에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있다. 좋다고 생가한 일이 좋지 않을 수도 있고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이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좋은 일이 있다고 너무 좋아하거나 나쁜 일이 있다고 슬퍼하지 말라는 것이다. 상황은 언제나 중립적이다. 어떤 상황에 처하든 대처를 잘하면 좋은 것으로 변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상황을 가치를 증명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안 좋은 일은 존재할 수 없다. 다만 자신의 믿음을 증명할 기회로 삼으면 되는 것이다. 차량폭발로 인해 전신 화상을 입었던 미모의 이지선은 극한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늘 기도와 찬송을 통해 새로운 삶을 추구하며 살아 있는 자체를 감사했다. 객관적으로는 아주 나쁜 상황을 오히려 믿음을 증명하는 기회로 삼았다. 그녀는 그 누구도 탓하거나 원망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던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소망을 안겨주었다.

물리학의 대가 아인슈타인의 이야기를 잠시 언급하고자 한다. 특수 상대성 이론으로 명성을 날리던 아인슈타인은 가는 곳마다 강연 요청이 쇄도했다.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하루에도 몇 번의 똑같은 강의를 하다 보니 몸살이 날 지경까지 이르렀다. 나중에는 목이 잠겨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할 상황이 되어 버렸다. 도저히 강의가 불가능할 정도로 목이 부었지만 사방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는 등 청중들이 기대감을 갖고 벌떼 같이 몰려들었다.

그 때 아인슈타인을 모시고 다니던 운전기사가 새로운 제안을 했다. “박사님을 모시고 다니면서 똑같은 강의를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사람들도 박사님 얼굴을 잘 모르니 제가 강의를 하고 그 동안에 박사님은 청중석에 앉아 쉬십시오.” 그 당시에는 아인슈타인의 얼굴이 별로 알려지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운전기사의 제안대로 운전기사는 연단에 올라가 강의하고 아인슈타인은 객석에서 쉬고 있었다. 운전기사의 강의는 그의 말대로 토씨 하나 안 틀리는 명강의였다.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을 정도였다.

운전기사는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고 연단을 막 내려오려는 차에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어떤 교수가 손을 들어 “저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하면서 강의한 부분을 묻는 것이었다. 일순간 긴장이 흘렀다. 잠시 후 연단을 내려오던 운전기사는 이렇게 말했다. “교수가 되어 그 정도의 수준 낮은 질문을 한다는 것이 무척 실망스럽다. 그 정도의 질문은 나의 운전기사도 대답해 줄 수 있는 문제다.”라며 아인슈타인을 향해 “운전기사, 그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게나” 했다.

객석에 앉아 있던 아인슈타인이 일어서서 아주 자세하게 조목조목을 설명해 주었다. 그때부터 “아인슈타인의 기사는 교수보다 낫다.”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물론 웃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이야기인즉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대응능력과 순발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진정한 능력은 통제하는 것이다.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진정한 능력이라 말할 수 있다.

가까운 지우(知友)가 한 지역연합회 단체 이사장으로 출마할 뜻을 내비쳤다. 연합회에서 10여년 넘게 몸담아 오면서 때를 기다려왔다고 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복병을 만났다. 한 단체가 순번을 들먹이며 자기 단체에서 이사장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관행이었다면 이제껏 총회에서 선거를 한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매 총회때마다 관행이 언급된 적은 없다. 더러운 정치를 닮았다.

그리고 아직까지 이사장이 선출되지 않은 단체도 있는데 무슨 근거로 자기 단체 차례라고 하는지 어이없어 했다. 물론 규정에는 없다. 다만 ‘관행상’ 그렇게 해왔다는 것이다. 그 지우는 규정이 아니라 ‘관행’이라면 협의하에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되면 ‘경선’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지우는 이사장직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서도 ‘경선’으로 인해 연합회가 분열되는 것을 원치는 않았다. 그에게 “욕심을 줄이고 자족하는 비결을 배우라”고 조언을 했다. 또 ‘이회창’이나 ‘나경원’ 같이 억울한 사람도 있지 않느냐고 위로의 말을 했다.

아무말없이 눈을 감고 있던 지우가 “주 안에 있는 나에게 딴 근심 있으랴….”와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하늘나라”라는 찬송가를 조용히, 아주 나직하게 부른다. 세상 일이 뜻대로 안되는 게 어디 그 일뿐이랴. ‘새옹지마’ ‘새옹지마’ ‘우생마사’ 조용하게 중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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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위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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