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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을 때 전부를 갖는 '나눔의 경제학'
안호원 위원 | 승인 2013.12.11 21:20

   
▲ 안호원 칼럼위원
아무것도 없을 때 전부를 갖는 ‘나눔의 경제학’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시인]“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 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내가 갔다가 너희에게로 온다 하는 말을 너희가 들었나니…” <요한복음 14:27~28>

창밖에 소리 없이 내리는 겨울비를 바라보니 얼마 전 까지도 노란 은행잎이 달렸던 나뭇가지들이 잎 새도 없는 앙상한 몰골을 한 채 비에 흠뻑 젖어 있다.

벌써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 중순. 긴 세월이라 생각했던 올 한 해가 어느덧 저물어가고 있다. 멈추지 않는 시간에 대해 너무 무관했던 같다.

최근 들어 주말이면 예외 없이 경조사를 챙길 일이 많아졌다. 어떤 경우에는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을 번갈아가며 분주할 때도 있다. 두 곳에서의 상반된 분위기와 표정들을 보면서 느끼고 실감나는 게 많다.

‘시작과 끝’의 선상에서 생로병사와 관혼상제에 맞물려 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공통점은 잔치 집 같은 음식이다.

예전에는 부모상이 대세였는데 요즘은 친구인 본인 상을 다녀올 때가 늘고 있다. 나이 들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려니 생각하지만 왠지 가슴이 허전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가보다.

특히 상가에서 느끼는 것은 문상객 대부분의 모습은 숙연하고 서로 양보하고 선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성선설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기도하다. 점잖은 사람도 ‘배지’만 달면 폭력적이고 막말을 마구 내 뱉으며 사나워지는 국회의 모습과는 완전 정반대의 모습이다.

아마 인생의 결정적 마지막 장면, 빈부(貧富)와 상관없이 그 누구라도 거역 할 수 없는 이별을 방금 목격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누군가 말 했듯이 사람은 간혹 상가(喪家)를 다녀봐야 한다는 말에 실감을 한다.

결국 그 같은 문상은 우리들 삶에서 일종의 제어장치의 역할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왜 하필이면 이번 칼럼이 서두부터 장례식장 이야기인가 의아해 할 사람도 있을 수 있다.

12월 중순. 조락(凋落)과 소멸을 떠 올리며 화제로 삼은 것은 12월이 한 해 마지막 달인 만큼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며 자신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또 겨울비에 흠뻑 젖은 앙상한 나뭇가지와 거리에 나부기는 우리네 삶 같은 낙엽을 보았기 때문이다.

한 여름 푸르름을 자랑하며 싱그러운 바람을 우리에게 주었던 무성한 나무 잎들이 빛마저 누렇게 퇴색된 채 지상에서의 모든 짐을 벗어던지고 한 잎 두 잎 길에 떨어져 오가는 사람들의 무심한 발길에 짓밟히다 끝내는 자신을 키워준 땅으로 묵묵히 돌아가는 그 모습에서 우리네 모습을 찾을 수가 있었다.

한 스님이 어쩌다 신부(천주교)가 사는 사택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을 하면서 시주를 부탁했다. 물론 신부는 대꾸도 하지 않고 갈 때만 기다렸다. 그러나 신부의 생각과는 달리 스님은 한 시간이 넘도록 가지 않고 계속 목탁을 치며 염불을 하고 있다.

참다못한 신부가 뛰쳐나가려다 자신도 종교지도자임을 감안, 속이 상하지만 방안에서 통성기도를 시작했다. “내주나바라, 내주나바라, 내주나바라” 하고 큰 소리로 기도를 했다. 그랬더니 스님은 한 수 더 떠 큰 목소리로 “내가나바라, 내가나바라, 내가나바라” 하고 염불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웃어보자고 하는 말이지만 이쯤 되면 참 살기가 삭막한 세상이 아닐 수 없다. 태초부터 이 세상에서 내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잠시 소요 할 뿐이다. 그래서 이 세상을 떠날 때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빈손으로 가는 게 아닌 가.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누가복음 6 : 38>

성경에 보면 사도 바울은 전도 여행을 하면서 “약한 사람을 돕고 또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바울이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복이 있다’라는 말씀은 오늘날 자본주의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일지 모른다.

자본주의 경제 원리의 기본원칙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장 적게 주고 가장 많이 받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현대인들은 성경말씀과 달리 주는 것보다 많이 받는 것을 복(福) 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주는 데는 인색하고 받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이 사회가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더 많이 벌기위해 직장을 옮기고 더 많이 받기위해 사람을 속이고 심지어는 살상까지도 서슴지 않는 무서운 세상이 되어버렸다. 복이 아니라 화(禍)를 받게 된 것이다. 이런 살벌한 세상을 향해 바울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고 목이 터지도록 외치는 것이다.

왜 바울은 주는 것이 더 복이 있다고 했을 까? 바로 그것이 성숙한 성도의 삶이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는 무조건 받으려고만 한다. 그러나 성인인 어른이 되면 받는 것이 때로는 부끄러운 줄 알게 된다.

그래서 주는 기쁨, 주는 행복을 찾게 되고 삶의 보람을 만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한 것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성인인 아이들로 꽉 차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받기만 하려는 성인인 아이들로 채워져 간다면 참으로 부끄러운 세상이 될 것이다.

인간의 역사는 오래 전부터 이미 빼앗는 인생에 익숙해져 살고 있다. 그것이 마치 행복이라고 착각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흥청망청 써도 좋은 게 하나 있다. 베푸는 사랑이다.

그런 사랑의 효율성 가치는 숫자로 계산 할 수가 없다. 오히려 그 같은 사랑은 물 쓰듯 낭비를 해도 좋다. 사랑이란 그저 투자를 하듯 그냥 쏟아 붓는 것으로 만족하면 된다. 대가 없는 사랑을 베풀고 나눔에 있어 누구라도 그것을 ‘낭비’ 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달 27일 구세군 자선냄비 시종 식에 이어 지난 2일부터 오는 31일까지 55억 원의 모금액을 목표로 모금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용카드로도 기부(5천~1만5천원) 할 수 있는 디지털자선냄비도 준비됐다고 한다.

굳이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복을 받는다’고 바울이 말했듯이 베풀고 나누면서 복을 받는 우리가 되어 한 해를 잘 마무리 했으면 한다. 모쪼록 올 해도 우리의 작은 나눔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새 희망을 찾을 수 있는 행복과 사랑이 전달되는 따뜻한 겨울, 아름다운 크리스마스를 맞이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거리에 나뒹굴며 사람들에게 짓밟히는 낙엽 같은 인생임을 안다면 잠시라도 모든 것을 내려놓자. 그래서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복되다는 말씀에 순종해 이웃을 섬기며 나눔과 베품의 마음으로 살면서 이 겨울을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를 이루는 우리 모두가 됐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주는 복을 더 많이 받는 한 해로 마무리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겨자씨 같은 사랑이 있다면 얼마든지 나누고 베풀 수 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을 때 우리는 모든 것을 소유 할 수 있다. 하나님이 주시는 명철이 우리를 부유케 하고 더 큰 복을 내려주실 것이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라” <로마서 8:35>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 <마가복음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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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위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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