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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의에 눈감은 철없는 야당의 민의론
안호원 위원 | 승인 2013.11.25 10:38

“거짓말하는 자가 누구냐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부인하는 자가 아니냐 아버지와 아들을 부인하는 그가 적그리스도니” <요한일서 2: 22>

   
▲ 안호원 칼럼위원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수필가]흔히 말하는 민(民)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민’은 신민(臣民), 국민(國民), 시민(市民), 인민(人民), 민중(民衆), 서민(庶民) 등 때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개념과 모습으로 나타낸다.

옛글에는 ‘민’을 ‘적자’(赤子) 즉 ‘갓난아이’라고도 했다. 서경(書經)에 보면 “백성을 갓난아이 보살피듯 하면 백성이 편안히 다스려질 것이다”라는 말이 기록되어 있다.

유가적 정치 이념은 자연스러운 ‘가’(家)의 원리를 ‘국’(國)의 질서논리로 확장시켰다. ‘국가’에서 ‘집 가(家)’자를 쓴 논리로 본다면 한 나라도 한 가정이라는 것으로 풀이 할 수 있다. 그래서 자고로 군주의 백성에 대한 정치는 부모가 갓난아이를 보살피듯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에 자주 등장하는 ‘적자’라는 표현은 쓰이는 맥락과 의미를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우선 곤란에 빠진 백성을 구제할 국왕의 의무를 밝힐 때 쓰였다고 한다.

정조가 극심한 기근(饑饉)에 빠진 지방 백성에 대해 백성의 부모로서 갓난아이를 제대로 살지 못하게 해 밥맛을 다 잃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적자론’은 통치를 시혜적, 온정적인 것으로 보는 문제점이 다소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백성들을 보살피는 의무를 국왕과 정치인에게 부여하고 백성들을 차별 없이 모두 평등하게 대하게 한다는 점에서는 애써 지적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작금에 와서 일부 정치인들이 ‘민’인 국민을 ‘선 과 악’의 시비를 분간하지도 못하고 안보의 위기도 깨닫지 못하는 우매한 백성(갓난아이)으로 매도한 채 ‘민의’(民意)를 빌미로 정략에 이용하고 있다.

이는 극한 정쟁으로 내분을 자초하면서도 국민들을 갓난아이 취급하면서 그들을 동요시키고 그 같은 백성들까지 원민(怨民)으로 만들어 거리 투쟁을 일삼는 호민(豪民)이 되어 순진한 백성들을 항민(恒民)으로 만들어 정치적 희생물로 만들어놓고 있다. 이제는 시대도 많이 달라졌다.

<원민=모질게 수모를 당해 생산 한 것을 다 바쳐 끝없는 욕구에 대느라 시름하고 탄식하면서 윗사람을 탓하는 사람, 호민=자취를 푸줏간에 감추고 몰래 딴 마음을 쌓으며 시대적 변고를 틈타 원하는 바를 실현하려는 사람, 항민=법을 지키되 윗사람에게 부림을 당하는 사람>

‘민’을 갓난아이로 보는 ‘적자론’은 지금의 시대에는 전혀 맞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민을 우습게 여기고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 ‘민생’을 내세워 국회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여론몰이를 하는 행태는 어떤 명분을 내세워도 바람직하지 않은 처사다.

민주당 대표인 김한길 의원은 입만 벙긋하면 ‘민생’을 강조한다. 그는 늘 “민생이 대단한 위기에 빠져 있다”고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을 번복한다. 정녕 그의 말대로 민생이 그렇게 걱정스러우면 국회로 들어가면 된다.

물론 별 소득도 없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명분도 민생이다. 말인 즉, 논쟁은 특검에 맡기고 여야는 민생에 집중하자는 말로 들린다.

그런데 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잡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인사청문회에는 참석하면서도 정작 민생을 다루는 상임위 활동이나 의정 활동에는 불참하는 게 민주당 의원들이다. 말도 잘 둘러대지만 참으로 편리한 민생정치 논리다.

“의인의 입은 지혜를 내어도 패역한 혀는 베임을 당 할 것이니라”<잠언 10:31>

민주당은 지난 9월 국회가 개원한 이래 지금까지 정기국회 회기 대부분을 허송세월로 허비했다. 그런 상황에서 여전히 국회의원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지금까지 정기국회 100일 회기 중 민주당이 실제로 출석한 일수는 30여일에 불과하다. 완전히 ‘무노동, 유임금’에 충실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1년이 돼 가는 마당에 일부 몰지각한 종교인들이 신분을 망각한 채 신성한 성전을 떠나 거리로 뛰쳐나와 절대다수가 뽑은 현직 대통령을 물러나라고 떠들어댄다.

가히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임을 입증한 셈이다. 한국 정치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통진당 국회의원을 탄생시키는데 일조를 한 민주당의 경우 안타깝게도 ‘민’에게 대선 패배의 아픔과 거듭 태어난다는 몸부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 어디에서도 자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교만함만이 가득 차 있다. 겨우 한일이라곤 정부기관의 대선 개입의 일환으로 시청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인 것이 유일할 정도다.

또 하나의 업적을 굳이 들자면 그 자리를 ‘통진 당’에 물려주었다는 것뿐이다. 한 술 더 떠 불투명한 시민단체와 연대해 ‘범야권 연석회의’를 하며 민의(民意)를 호도하면서 이 사회를 더욱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집권당인 여당이 집권 1년이 되도록 정책의 틀을 잡지 못하고 있기에 제1야당인 민주당의 신선한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었지만 민의의 뜻은 외면한 채 개념논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정국을 파행으로 몰아가면서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야당이 제기한 여러 문제들에 대해 여야 합의를 전제로 ‘국회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여전히 철없는 어린 아이처럼 고집을 피우고 있다.

민주당의 속내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쯤해서 국회에 들어와 민생 경제 문제를 다루었으면 한다. 여야가 여전히 대립상태에 있다 보니 당장에 예산안 심의가 문제다. 법적으로 따지자면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은 12월 2일로 얼마 안 남았다.

국회가 연내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부득 불 정부는 준예산을 편성 할 수밖에 없다. 준예산은 국회 의결이 있을 때까지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집행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그러나 준예산 집행에 대한 구체적인 법 규정이 모호하고 과거 집행된 사례마저 없어 실제로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국회의원들이 제 할 일을 다 하지 못하다보니 이런 극한 상황이 벌어졌지만 국민 누구 하나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경제 원로들마저 예산안 부실 심사가 국가 재정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국회가 행정부의 방만한 재정 활동 감시를 소홀히 하며 예산안 처리를 정쟁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을 정도다.

예산은 곧 그들이 말한 대로 민생이기 때문에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는 데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지금 제1야당인 민주당이 시민단체들과 한 통속이 극한투쟁을 벌리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국민들의 거센 비난과 표심이 떨어지는 소리일 뿐이다.

지금 민주당은 환상에서 벗어나 공익을 추구하는 열정과 신뢰도가 집권 여당보다 우위라는 것, 사법부가 독립적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추고 제대로 감시하는 것, 행정 관료들이 집단적 헤게모니가 아니라 민생을 위해 일하도록 견제하는 것 등에 가장 나서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야당인 민주당이 해야 할 민생의 일이고 살아남는 길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고 무모한 정치 싸움이나 계속한다면 ‘야당지지자의 이탈’만 늘어날 것이다.

한 마디 더 첨언한다면 국가의 1년 예산을 매년 정쟁에 휘말려 졸속, 부실, 늑장 처리하며 출석률도 저조하고 등원조차 하지도 않는 국회의원들은 과연 월급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크게 따져 묻고 싶다. 에이 뻔뻔하고 못된 사람들. 민의의 소리를 제대로 들어라. 일말에 양심이라도 있다면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한 말을 되새겨 들었으면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담대히 말하되 주는 나를 돕는 이시니 내가 무서워하지 아니하겠노라 사람이 내게 어찌 하리요 하노라” <히브리서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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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위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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