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으로서 행보를 보면 충분히 짐작…한나라 당헌 개정 옳지 않아"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해 “피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말을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데일리안 오마이뉴스 뉴데일리 등 인터넷 3사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사진@데일리안

오 시장은 이날 데일리안·오마이뉴스·뉴데일리 등 인터넷 3사의 합동 인터뷰에서 “그 자리는 개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다”라면서도 “일정한 시점에서 기회가 오거나, 일반적·객관적 시각에서 출마를 해야 되는 상황이라면 피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말을 아끼고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시기와 여론이 무르익으면 대선에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셈.

오 시장은 “(대선주자로서) 어느 정치인을 판단할 때,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이 추구해왔던 가치나 정책으로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라며 “서울시라는 행정단위가 결코 가볍지 않다. 1000만 시민들의 생활을 전부 보살펴드려야 하는, 국방 빼곤 다 있다는 표현할 정도로 자리인데, (그동안) 보여줬던 하나하나의 행보, 정책을 보면 (대선주자로서) 추구해나갈 가치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것 역시 서울형 복지의 정신과 맞지 않는 탓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상급식을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무상급식이 아니라 중산층 이상 고소득층 이상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정정한 뒤 “토·일요일이나 방학 때 속수무책으로 굶는 결식아동을 배려하는 예산은 전국 지자체에서 서울이 가장 앞서간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예산이 충분하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이 있다면 점심식사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도 다해드리고 싶다”며 “지난 5년동안 시정 운영해보니까 정책은 철저히 우선순위의 문제다. 방과후 학습비, 교복비 등 소득 상위 50% 이하에 있는 아이들에게 줘야 할 것이 급식 이외에도 많은데, 그 아이들에게 훨씬 많은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시장은 “저출산고령화 현상 때문에 5~10년 이내 우라니라 성장잠재력이 약해지게 되기 때문에 그 안에 (성장을 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해야 하고, (복지에 있어서도) 투자우선순위에 따라 해야 한다”며 보육을 최우선 순위로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이 보육비용과 출산에 대한 부담으로 출산을 기피하는 ‘출산파업’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국가의 존망이 걸린 보육문제가 전면 무상급식보다 훨씬 상위에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등록금이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고 많은 학생들이 등록금을 대기 위해 고통 속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라며 “차등화가 원칙”이라고 피력했다.

오 시장은 소득수준이나 학사관리와 관계없이 등록음을 지원하는 형태가 될 경우, 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쟁력에서 밀리는 대학들이 ‘반값 등록금’으로 인해 회생하는 역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 오 시장은 “많은 분들 제기했던 우려가 정리되고 수정, 보완되어가고 있으니 결론날 때까지 묵묵히 보는 것이 맞다”며 다만 소득에 비례하는 차등정책을 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오 시장은 한나라당 내에서 중산층을 잡기 위해 복지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한나라당의 변화를 위한 몸부림 속에서 유권자들이 희망을 발견한다면 좋은 일”이라면서도 “변화의 방향과 내용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이 보편적 복지 들고 나왔다고 해서 거기에 부응하는 것이 표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한나라당은 성장과 복지가 양립돼야 하는 이유를 국민들께 충분히 알려야 한다”며 “알토란 같은 성장에서 진정한 복지, 바람직한 복지를 위한 재원이 마련될 수 있음을 설득·설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성장 과정에서 양극화로 낙오되는 분들을 보듬어 안고 성장대열에 동참시켜서 또다른 복지에너지 만들 것이냐에 대한 체계적인 철학을 자신있게 설득하고 도우려는 작업이 부족한 것 아니냐”며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복지에 대한) 콘텐츠를 채워나가 유권자들이 바람직한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 시장은 한나라당의 당헌·당규 개정에 관련해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리됐다”며 “내년 총선을 위해서 마치 지금 당장 중책 수행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들까지 그 자리 박차고 나와서 도전을 해야 할 것 같은 식의 당헌·당규 개정은 시기적으로 옳지 않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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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준  news@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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