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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두 쪽 낼 것은 하늘말고도 많다
안호원 | 승인 2013.09.14 21:12

   
안호원 칼럼위원
“하늘이 두 쪽 나도 서울시는 무상보육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얼핏 들으면 무서운 생각이 드는 말이다.

[안호원 칼럼위원,수필가]얼마 전 서울 시내버스를 타면 흘러나오는 소리였다. 처음에는 무심결에 듣다보니 무슨 광고인가 했는데 서울시가 정부를 대상으로 해서 하는 광고 방송이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순간 섬찟한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부족해 지하철에도 무수히 나붙은 광고 문구를 보면서 서울 시민이 낸 세금이 또 엉뚱한데로 물 새듯 새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아쉬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민원이 들어간 건지는 모르겠지만 방송이 중단된 것 같다. 다행이다. 물론 서울시가 돈이 없어 무상 보육 사업이 좌초위기에 놓여있다 해도 이런 모양새는 서울시장이 어떻게 하든 시민들에게 생색을 내려는 의도로 비춰진다는 게 문제다.

다음 차기를 대비해서라도 무상보육을 해야 하는데 재정이 부족하다보니 쩨쩨하게 돈 안 보태주는 중앙정부, 박근혜 정부에 그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즉 서울시가 무상보육을 실천할 테니 서울시민들은 그 뜻을 받들어 한 편이 되어 정부를 공격하자는 의도로 광고를 한 것 같다. 사실 정부가 추진하겠다던 무상보육이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상보육의 예산 80%를 서울시가, 나머지 20%는 중앙정부가 부담하겠다고 하니 이런 불만도 나올 법 하다.

이해는 간다. 그러나 ‘하늘이 두 쪽 나도…….’ 라는 광고 문구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섬찟하다. 이 같은 행위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아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는 세금 보육을 둘러싼 서울시(야당)와 정부(여당)의 갈등으로만 비춰질 뿐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세금 내는데 지역을 가려내는가 그 점에서 볼 때 결국 말로는 무상보육이라 하지만 국민이 낸 세금으로 실시하는 세금 보육이자 유료보육이 아닐 수 없다. 

단지 보육혜택을 받는 이와 이와는 상관없이 그 비용을 내는 이가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 돈을 누가 내도 결국 납세자에게는 아무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하늘이 두 쪽 나도 반드시 지켜야 하겠는가 묻고 싶다. 이런 표현은 납세자인 국민(시민)을 충동질하는 것에 불과하다. 표를 의식해서 생색내기 위한 떼를 쓰는 것 같은 작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수많은 부모와 아이들을 불모로 한 대립 현상은 명분이 될 수 없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공무원 모두가 국민이 낸 세금으로 먹고 산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세금을 놓고 생색내기 싸움을 할 바에는 뭣하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따로 두겠는가. 적어도 한 국가의 공무원이라면 무상보육이 과연 효과적인 정책인지 속속 드러나는 문제점의 개선 방안은 무엇인지를 놓고 고민했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진지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낯 두껍게 중앙 정부에 책임을 전가하며 여론 몰이를 하려는 서울시가 과연 누구의 지지를 얻겠는가. 

더욱 안타까운 것은 똑같은 공무원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조언을 하지 못하고 따라간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자리가 바뀌어 중앙으로 갈 수 있는데도 말이다. 정말 서울시가 무상보육을 지키겠다면 하늘이 두 쪽 나기도 전에 할 일이 너무도 많다. 정말 그 정도의 간절한 마음이라면 시장 판공비, 봉급, 시, 공무원 인건비를 두 쪽 내는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였어야 한다. 먼저 할 수 있는 일들은 그대로 나두고 돈타령만 하면 누가 그 진정성을 알아주겠는가. 명분 없는 싸움일 뿐이다.

더구나 서울시는 다른 지역보다 재정 형편이 난 편이다. 그 보다 더 어려운 지자체들은 가만히 있는데 유독 서울시만 삐딱하게 나오니 또 다른 의도가 숨어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생긴다. 여기에다 턱 없이 부족한 무상보육 예산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서울시가 지방채 발행을 결정했다는 사실이다. 박원순 시장은 2000억원 가량의 지방채를 발행하고 국비 1355억원을 지원 받아 올해 무상보육비 부족분을 메꾸어 강행할 뜻을 비췄다. 

더 큰 문제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서울시가 올 4000억원의 세수 결손을 예상하면서도 무상보육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재정 적자가 강 건너 불 보듯 뻔한데 또 지방채를 발행 시민들을 빚쟁이로 만든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결국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빚까지 지면서 무상보육을 강행 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 부담은 모두 애꿎은 서울 시민이 떠 앉는 다는 것을 알기나 아는가.

이제라도 1회성 경비에 다름없는 무상보육 비용을 마련하기위해 추가 경정 예산 편성이 적절한지를 먼저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무상보육의 혜택을 받거나 해당되지 않는 국민(시민)들의 입장에서 어느 쪽이 적정한지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아무리 서울시가 지방채를 발행 하더라도 무상보육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시민들 가슴만 멍들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또 내년에도 서울 시민을 빚쟁이로 내 몰 생각인가. 다시 한 번 신중하게 검토하기를 권한다. 

돈 없으면 못하는 거다. 소수의 일을 왜 다수에게 짐을 지우려 하는가. 안 하면 된다. 오히려 그것이 예산을 줄 일수 있고 빚도 지지 않을 수 있다. 빚을 내서라도 보편적 복지를 강행 할 것인지, 재정을 감안해서 선별적 복지로 전환 할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 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차기를 겨냥해 무리한 무상보육을 강행 시민을 빚쟁이로 만든다는 오해는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 쪽 낼 것은 하늘 말고도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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