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내년 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오후 독일 베를린 시내 총리공관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청와대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의 사과는 6자회담과 남북 관계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부분"이라며 천안함·연평도 문제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김 위원장은 1995년 집권 이후 동맹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곤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한국과 북한 사이에는 경의선 철도가 연결돼 있지만 여객 열차가 아닌 화물열차만 운행됐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휴전선을 넘게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외국 방문 시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며 조심스럽게 이동하던 김 위원장이 50개국 정상이 모이는 국제회의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기는 힘들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정부 당국자도 김 위원장의 방한 가능성에 대해 "꿈같은 얘기"라며 실현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오히려 이 대통령의 제의는 실현 여부를 떠나 우리가 주도적으로 6자회담 재개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의지 표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남북 비핵화 회담을 북한에 제의했지만 북한의 호응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천안함·연평도 문제에 대한 사과를 북한에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직접적인 대북 제안은 남북 비핵화 회담의 계기를 만들고 나아가 남북정상회담의 여건을 조성하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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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준  news@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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