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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딸’이 ‘광주의 딸’보다 못하단 말인가.
전영준 | 승인 2013.04.23 18:17

“안에서 사랑받는 사람이 밖에서도 사랑받고, 안에서 깨지는 쪽박은 밖에서도 깨진다.” 우리가 자유를 향한 무명인사들의 헌신적 활동들을 보살펴야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은 지난 4월21일 광주에서 열린 광주시당 대의원대회에 참석해 “우리 민주당은 당력을 총동원해서 광주의 딸, 권은희 과장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국정원이 불법적인 정치개입을 해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권은희 과장이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는 양심선언을 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또 “김대중 대통령이 국민의 정부에서 제일 먼저 시작했던 일이 국정원 개혁이다. 고문은 절대 안 된다, 정치개입하면 절대 안 된다, 불법도청하면 안 된다는 3불(不)을 시작했고 완성했다”며 “그런데 그 국정원이 오늘날 앞장서서 대선에 개입했다. 권은희 과장이 양심선언을 하지 않았다면 이 엄청난 사실은 그냥 묻힐 수도 있었던 사안”이라고 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그 용기 있는 말로 인해서 그분은 광주의 딸이 되었다”며 “박수를 보내면서 검찰에 엄정한 수사를 다시 한 번 이 자리에서 촉구한다.”고 했다.

문 비대위원장이 권 과장의 고향을 앞세워 ‘광주의 딸’을 내세운 것은 신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망국적 행태이며, 국정원 기조실장을 역임한 사람으로서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다.

앞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지난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작년 12월 민주통합당이 수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이후 수사 내내 서울경찰청에서 지속적으로 부당한 개입이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대한민국 체제수호를 위해 얼굴도 제대로 노출시키지 못하고 언론에 제대로 항변도 못하는 ‘국가의 딸’이 상관의 정무적 판단에 따른 지시를 ‘윗선 개입’으로 돌리며 조직을 혼란에 빠뜨린 ‘광주의 딸’보다도 못하단 말인가.
이번 사건에 대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항변이 얼마나 논리에 맞지 않은가 한번 보자.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권은희 과장의 ‘위선 개입’ 운운은 반대로 윗선은 아랫것들 ‘마음에 드는 것들만, 그들 눈치 보며’ 수사를 지시해야 한다는 것과 같다.

상명하복을 절대적으로 준수해야하는 국가 공권력기관에서 수사의 실무는 아랫것들이 하지만 수사에 대한 정무적 판단은 윗선들이 한다는 것과 배치된다.

윗선들이 아랫것들한테 하는 수사지시를 사건개입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는 경찰서, 지방경찰청, 경찰청 등의 체계화된 기구들을 둘 필요 없다.

또한 혼자 판단하고 수사하고 결론내리는 옛 서부활극시절의 보안관이 판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과 같다.

권 과장은 "수서경찰서가 작년 12월 13일 김씨의 혐의와 관련한 78개의 키워드를 선정해 국정원 여직원 김모(29)씨의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압수한 컴퓨터 2대(노트북,PC)를 서울청 디지털증거분석팀에 분석을 의뢰했으나 그쪽(서울청)에서 이러면 신속한 수사가 어렵다며 수를 줄여서 다시 건네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결국 분석 의뢰된 키워드는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등 단어 4개로 축소됐고 서울청은 분석에 들어간 지 사흘도 지나지 않아 "댓글 흔적이 없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수서경찰서는 이 분석결과를 토대로 대선을 사흘 앞둔 16일 밤 기습적으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권 과장은 "애초 제출하려 했던 78개 키워드로는 그렇게 빨리 중간수사결과가 나올 수 없었다"며 "수사팀은 그제야 속았다는 느낌에 망연자실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필자는 당시 상황을 보면 권 과장의 항변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당시 사건은 투표 1주일 전에 발생해 시기적으로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느냐를 밝히는 것이 중요관건이었다.

야권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국정원의 대선개입여부를 빨리 밝히라고 독촉했고, 경찰은 사건의 실체를 뻘리 밝혀야 할 압박감에 시달려야 했다.

지금은 국정원의 댓글사건이 ‘정치개입’으로 확대되며 본질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당시는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아니라 ‘대선개입’이 화두로 서울청은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는지가 우선이었다.

서울청은 수서서에서 애초 의뢰한 키워드는 78개가 아닌 100개였다며, '호구' '위선적' '네이버' 등 대선과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들이 대다수여서 핵심 키워드 4개만 선정했다면서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권 과장은 “임의제출한 증거자료인 이상 김씨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었고 자료가 너무 방대해 선별작업이 필요했다는 게 당시 서울청의 입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발견된 주요 키워드는 당시 김씨의 주요 혐의를 밝힐 수 있는 핵심 증거였다는 점에서 상급기관인 서울청이 초기부터 수사에 개입한 정황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청은 권 과정의 주장에 대해 “디지털증거 분석 과정에서 일일이 김씨에게 허락을 맡고 파일을 열어 보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김씨는 분석과정에 일체 참여한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필자도 서울청의 해명이 일리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을 밝히는 것이 중요한 사항이지 포괄적인 정치활동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선과 관련된 것이라면 당연히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로 압축하여 수사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민주당의 국정원여 댓글사건을 정치개입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를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3월 18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대선 등 국내 정치에 불법적으로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국정원 내부 자료를 공개한 데서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국정원녀 댓글 사건은 특정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거나 하는 지시사항이 아니라 단지 종북세력의 창궐을 막기 위해 국가수호를 위한 본연의 임무를 다하다 민주당의 비합법적이고 비민주적인 방법에 의해로 공권력이 무장해체된 사건이다.

수사결과 국정원 여직원이 특정 대선후보를 비방하거나 옹호하기 위해 대선에 개입한 것이 아니라 국가안보 수호차원에서 인터넷상에서 활동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정보가 국력이다”이라고 지향하는 국정원이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서 “음지에서 양지로 지향한다.”는 자세로 대한민국을 파괴하려는 세력들을 막기 위해 국가안보 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한민국 체제수호를 위해 얼굴도 제대로 노출시키지 못하고 언론에 제대로 항변도 못하는 ‘국가의 딸’이 상관의 정무적 판단에 따른 지시를 ‘윗선 개입’으로 돌리며 조직을 혼란에 빠뜨린 ‘광주의 딸’보다도 못하단 말인가.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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