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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 탓이 더크다.
안호원 | 승인 2013.02.26 16:30

타인(他人)에게서 얻는 교훈이란 참으로 무상한 것 같다.

   
▲ 안호원 칼럼위원

[안호원 칼럼위원,국민대 교수]살다보면 기존의 믿음이 깨지고 새로운 깨우침을 얻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늘 상 마음 한구석은 언제나 개운치 않고 아프기만 할 때가 너무 많다. 그게 어쩜 우리의 삶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몇 해 전 의약전문기자로서 의료단체 총회에 참석한 때가 있었다.

회장 선거 총회로 기억되어지는데 회의 직전 임원 한 분이 단상에서 “내가 보건복지부장관상 후보자로 추천하자 누군가 ‘그런 사람을 어떻게...’라고 했는데 이 자리에서 먼저 해명하라”며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집행부에서 한 임원이 나와 “과거 훈장을 타신 분이라서 ‘그런 분을 어떻게 장관상 후보로 추천할 수 있겠느냐? 고 한 말인데 그게 전달과정에서 앞뒤가 잘린 상태에서 ‘그런 분을’이 ‘그런 사람으로’ 잘못 전달된 것 같은데 이해하시겠습니까?”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전달하는 사람이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의 감정이 달라질 수 있다. ‘아’ 하고 ‘어’는 분명 다른 것이다. 이 같은 사례가 며칠 전 일어났다. 같은 문인으로서 목사이기도 한 A라는 분이다. 그 분은 3년 전부터 교회도 갖고 있지 못하고 청소 일을 하는 신학교 후배인 J라는 목사에게 매분기별로 생필품을 전달하며 각별한 사이로 지내오면서 J목사로부터 “형 같은 분이 바로 예수요” “늘 베풂만 받으니 어찌하리오” “형 고맙소”라는 등의 문자를 수없이 받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J라는 목사가 “남(다른 목사)이 A목사를 헐뜯는다.”는 말을 자주 하고 이간질을 한다는 것인데 더 큰 문제는 또 다른 목사들에게는 자신에게 아무 이익도 되지 않는데도 A목사를 험담하고 음해하며 A목사의 이미지를 손상시킨다는 것이다. 몇 번인가 그런 일이 있어 A목사가 지적이라도 하면 잘못을 뉘우치고 심지어는 인터넷에 “존경하고 좋아하는 형임에도 시기와 질투심이 생겨 안그러려고 하는데도 나도 모르게 자꾸 형을 헐뜯고 험담을 하게 된다”며 “아마 마귀가 장난을 치는가보다”며 자기가 그런 사람임을 다른 목사에게 말해주지 말아 줄 것을 당부하는 장문의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A목사는 자신도 넉넉한 생활을 하지 못하면서도 젊은 J목사에게 하복 정장을 사주고 겨울엔 모자가 달린 외투를 사주기도 하고 복날이 되면 식구 수대로 닭을 사서 전해주고 명절이면 쌀과 떡과 고기를 전해주며 친동생 같이 보살펴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며칠 전에도 총동문회 임원회의 때 A목사가 미처 참석치 않은 자리에서 또 그 못된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A목사를 헐뜯고 음해하며 아주 나쁜 목사로 만드는 성토의 장이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칭찬은 하지 못할 망정 험담은 하지 말았으면 하는데 이 부분에서도 누가 누구를 비난하고 성토할 때도 그 많은 목사들이 전후 사정, 과정을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함께 흥분해서 동조하는 분위기가 된다는 게 문제다.

물론 다른 조직 단체도 그런 일이 비일비재 하지만 적어도 목사라는 분들의 경우는 세상 사람들과는 달라야 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이 든다. 위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똑같은 말인데도 불구하고 언어가 잘못 전달되어지면서 의미가 달라져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무책임하고 경솔한 목사의 말은 넓게는 사회적 혼란을 빚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큰 후유증을 남길 수가 있다. 더구나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을 음해하고 허위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는 건 도저히 용서 할 수 없는 범죄행위며 명예훼손이다.

A목사는 임원회의 때 A목사를 비난하는 발언이 나와 분위기가 안 좋았다는 말을 들으면서 순간적으로 그가 누군지를 짐작하고 허탈한 마음이 되었다고 한다. 그 날 회의에 참석해야 순서라도 맡아 몇 푼이라도 챙길 수 있지 않느냐며 자기는 그래서 참석을 꼭 할 것이라던 J목사. 심증은 가지만 단정을 할 수 없다. 그것처럼 위험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A목사는 확신을 하고 도저히 용서 할 수 없었지만 목회자라는 입장에서 ‘일흔 번에 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야 한다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면서도 인간적인 슬픈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면서 “나무에 박힌 화살은 바로 뽑을 수 있지만 그 흔적은 오래도록 남는다.” 는 말을 했다. 용서를 할 수밖에 없지만 벌써 네 번이나 당하는 마음에 상처가 매우 깊다는 의미로 들린다.

이번 정월보름에도 J목사에게 호두ㆍ땅콩 등 부럼을 준비하려고 했단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인간의 마음에 무엇이 있다고 말하는가? 인간의 마음은 사악하고, 어둡고, 거칠고, 굳고, 거만하고, 눈이 멀어 정욕으로만 가득 차 있다고 말한다. 아담의 범죄를 보라. 하나님은 아담에게 에덴동산에서 살게 하시면서 모든 것을 지배하고 다스리는 축복을 주셨으나 오직 한 나무에 열린 열매에 대한 욕심으로 아담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며 그 책임을 여인에게 돌리지 않았는가. 이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배반이고 배도의 행위다. J목사도 그런 부류의 목사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학에서 매 첫 강의시간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사람은 똑같은 사람이지만 볼펜과 같은 사람, 만년필과 같은 사람이 있는데 값싼 볼펜은 함부로 굴려지지만 비싼 만년필은 함부로 빌려주지도 않고 또 잃어버리면 아쉬워하고 늘 사람들의 안주머니에 꽂혀 있어 소중한 물건임을 인정받듯, 사람도 모든 이들이 소중하게 간직하는 만년필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을 한다. 더욱이 목사라면 값싼 볼펜이 아니라 모두에게 소중하게 여기며 안주머니에 잘 모셔지는 만년필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한 시간 이상의 대화 속에서 A목사는 “누구를 탓하고 원망을 할 수 있겠느냐. 다 내 탓이 크다”며 눈물을 글썽인다. 그러면서도 J목사의 삶을 측은하고 불쌍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

무례하지만 차라리 J라는 목사가 섬기는 교회가 없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 목사는 버스운전기사와 똑같다. 운전을 잘못하면 애매한 승객들이 다치고 죽기 때문이다. 잘못된 목사로 인해 성도들이 잘못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적인 고뇌를 하는 A목사에게 그 무엇으로도 위로의 말을 들려줄 수가 없었다. 단지 성경 한 구절을 대신 전할 뿐이다.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못 하는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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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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