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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주의와 이대통령의 선결과제
김성춘 | 승인 2009.06.29 16:46

이명박 대통령이 중도를 내세우고 서민층을 껴안는 보행은「보폭을 넓히려는 시도」이겠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기위해서는 통과의식이 있어야 하고 통과의례가 필요하다. 그 첫 번째 관문이 용산참사의 해결이다. 용산참사가 아직 미해결로 남아있다는 것은 고인과 유족들에게는 불행이지만 이대통령에게는 행운이고 대한민국에는 「정치도 예술이냐」는 가능성의 문제이다. 지금 한나라당이나 청와대는 유권자의 다수이자 대한민국의 다수인 서민들을 향해 다가서려고 하고 있는데, 그러자면 지극히 낮은 곳으로 내려와야 하고 서민들과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

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산업화세력과 건국세력들에게 손을 내밀고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아쉽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렇지 못한데서 절반의 실패를 예상했었다. 지금 똑같이 이대통령도 민주화세력들에게 손을 내밀고 그들의 협력을 이끌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미 절반의 성공은 담보된 거나 다름없다고 보는 것이다. 용산참사는 이제 이대통령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어있다.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정치상황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부자대통령 강남대통령 영남대통령 기독교대통령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메가톤급 재료인 것이다.

보수세력의 원조이자 심장일 수 있는 이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것이지 그 외의 사람은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결자해지의 차원에서라도 이대통령의 임기초반에 해결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임기 내내는 물론이고 임기 후라도 아킬레스건이 되어 이대통령을 괴롭힐 것이다. 아킬레스의 어머니 테티스가 금강불괴의 몸을 위하여 아들의 발을 잡고 불에 그슬려서 오직 발뒤꿈치만 불이 닿지 않아 유일한 약점이 된 것처럼 방치하면 용삼참사는 많은 성과와 업적을 할퀴고 갈 먹구름인 것이다.

관료들은 관행을 들먹이고 법령을 내세울 것이다. 그러나 정치는 파격과 의외와 반전, 그리고 카타르시스이다. 자구 하나 규정 하나 따지는 것은 행정의 몫이지 정치의 몫은 아닌 것이다. 정치의 길과 행정의 길을 혼동한데서 지금까지 한국정치의 비극이 그치지 아니 하였고. 답답한 정치 쩨쩨한 정치만 있어온 것이다. 희생자들의 영전에 절하고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한다고 이대통령의 위신은 깎여지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직의 엄정함 대통령직의 막중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소외받는 사람들과 생명에 대한 경외야 말로 이대통령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호기인 것이다.

두 번째 관문은 이대통령의 종교인 기독교의 극복이다. 기독교는 그 자체로 우수한 교리적 장점과 역사적 공헌이 있다. 그러나 지평을 넓히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어떤 한 틀을 고집할 경우 가장 교조적이고 폐쇄적인 종교가 될 수 있다 원리주의 근본주의를 지향할 때 다른 종교와의 마찰은 필연적이고 마치 중세시대 십자군전쟁처럼 다른 종교인들을 죽일 때 단순히 바바리안 사탄족속을 죽인 것으로 치부될 수 있다. 이대통령은 과거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하겠다는 전력이 있고. 불교를 냉대하고 무시한다는 오해를 사고 있다.

내 종교 내 사상 내 양심이 귀하면 남의 것도 귀중한 것이다. 비기독교인들은 죄다 진멸해야 할 악마가 아니다. 그 기독교적 셰계관은 성직자나 일반 신도들에게는 모르겠으나 일국의 대통령의 세계관으로서는 적합치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금은 하나님을 죽이고 예수를 죽이는 것이 결국에는 하나님을 살리고 예수를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권양숙여사가 노 대통령 퇴임 후에 봉은사를 찾은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내가 극복이라는 말을 어렵싸리 쓴 이유이다.

세 번째로 넘어야 할 관문은 정권의 위기나 정부의 위기 때. 측근들을 못 써서가 아니라 유능한 인사들을 못 쓰기 때문이라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아직까지 공신들이 청와대에 남이 있으면 그 공신들을 쓰자고 한 사람들을 내쳐야 하는 것이다. 「권력은 마상에서 얻을 수 있지만 마상에서 다스릴 수 없다.」는 옛말은 지금도 유효한 것이다. 중국 명나라 태조 주원장은 주씨황실을 위해서 서달 이원장 이기 호유용 등의 공신들을 대학살했지만 이대통령은 나라의 만세와 이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 공신들을 몰아내야 하는 것이다.

공신들이란 어떤 때는 진교에서 송태조 조광윤에게 용포를 둘러주는 조보 등이지만 어떤 때는 조선 태조 이성계로 하여금 회암사나 함흥의 행궁에서 겉돌게 하는 배은망덕의 무리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람이 보배인 것이다. 헛명성이나 사적인 인연으로 민주적이지 못하고 덜 성숙한 사람들을 뽑아 쓸 것이 아니라 이대통령이 사람을 국사로 대접하면 품성을 다하고 열성을 다할 사람은 도처에 널려있다.

지금은 이대통령의 한계를 최대한 넓힐 수 있는 시점이다. 대통령은 정치인이지 행정 관료가 아님을 증명할 때이며, 현대사장이나 서울시장 이상이라는 능력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것은 곧 정치력뿐인 것이다. 철인정치나 왕도정치는 기대를 안 하지만 「정치의 테크니션」「정치의 아티스트」들이 하는 정치 정도는 우리 국민들이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 생각이 틀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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