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대선 후보에 선출된 후 눈에 뜨게 활동한 것이 야권단일화를 위한 일 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안철수 후보에 대한 야권단일화를 위한 구애는 상상을 넘고 있다.

의석 수 120여석을 가지는 정당이 무소속 후보에 대한 애처로운 야권단일화 구애

문재인 후보는 오늘(4일) 오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당 중앙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단일화해서 힘을 합치라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자신과 안 후보의 의무"라면서, "단일화할 것이라는 원칙만큼은 하루빨리 합의해 국민에게 제시해야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일 문 후보측 미래캠프는 2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해 후보 단일화를 위한 조건으로 양 진영간 공동의 국가비전 마련, 후보선출방식과 세력통합 방안에 대한 합의 등 3가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문 후보는 지난 10월28일 광주 광산동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홍보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방안을 묻는 말에 "서로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할 것"이며 "안 후보와의 단일화 위해 기득권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등 야권 성향 원로 지식인들로 구성된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 을 비롯한 야권 지지층 사이에서 야권 단일화 무산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단일화 논의에 나서라고 안 후보 측을 압박하고 있다.

조국 서울대 교수 등 `정치개혁과 후보 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를 원하는 교수모임' 소속 교수 260여명은 5일 오전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일화를 촉구키로 하는 등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안 후보가 여전히 단일화 방식과 시기에 대해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아직까지 끔적도 안 하고 있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이날 전북 군산 새만금 33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후보 단일화를 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말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개혁 없는 정권교체는 일어나기 힘들다"며 정치개혁이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2일 제주 강연에서 '정치쇄신 책임론'에 대해 "계파 이익에 급급하다가 총선을 그르친 분들의 책임"이라며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포함한 당내 친노(친노무현) 세력을 정면 겨냥해 직격탄을 날리면서 정치쇄신의 대상은 친노세력임을 명확히 했다.

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단일화는 '문재인 일병 구하기'

안철수 캠프 핵심 관계자는 지난 10월26일 "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단일화는 '문재인 일병 구하기'나 다름없다."며 "이 프레임 안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게 안 후보의 생각"이라고 밝혀 안 후보의 대선출마가 야권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가 목적이 아님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그는 "후보등록일 이후 신당을 만들어 정치 재편에 들어갈 가능성도 열려 있다."면서 "안 후보가 신당을 만든 다음 문 후보 측이 온다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보면 될 일"이라고 신당 창당론에 더 무게를 실었다.

민주당은 야권단일화를 논하기 앞서 안철수 '입당론'으로 압박을 하며 민주당 울타리로 들어오게 하려 했지만 선거운동을 하는데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받들어야 하는 목적에 맞지 않다고 비난을 받자 조속한 단일화로 방향을 전환했다.

국회의원 수 120명이 넘는 제1야당의 후보 측이 선거활동에 극심한 제한을 받고 있는 무소속 후보에게 단일화하자고 하는 기상천외한 연출이 볼수록 안타갑다.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는 단일화를 논하기 전 왜 지지율이 20%내외에서 움직이며 안철수 후보에게도 뒤지고 있는 지 반성부터 해야 한다.

첫째, 민주통합당은 자기를 낳아 준 정당을 배신하고 실패한 대통령의 도승지를 지낸 대선후보로 선출한 것이 잘못이다.

당의 일부 호남 기득권 세력들이 친노패권세력들과 야합하여 당원의 뜻은 10%밖에 반영 안 되는 국민경선이라는 꼼수를 통해대선후보를 결정한 것이 부메랑이 되어 애걸복걸하는 비참한 결과를 낳았다.

둘째, 호남은 무조건 민주통합당을 지지한다는 망상을 갖은 것이 오늘의 비극적 사태를 낳고 있다.

민주당은 아직도 호남이 사람은 ‘안철수’ 당은 ‘민주당’을 지지해 안철수와 단일화하면 무조건 호남이 문재인을 지지할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

친노세력들은 노 대통령이 당선되자 자기를 낳아준 민주당을 부패정당, 지역정당으로 폄하하며 100년 정당, 20년 집권을 꿈꾸며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창당에 반대한 사람들은 이러저런 이유로 모조리 감방 보냈다.

셋째 호남은 친노세력들의 패권주의와 말바꾸기를 더 이상 믿지 않는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 날 친노세력들의 잘못을 사과하며 다시는 배신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배신한 사람이 항상 배신을 다시 하게 된다.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또 거짓말하게 되어 있다.

자기 주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도한 한미FTA 협정 추진과 제주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집권하면 폐기하겠다고 떠들고 다니고 있다.

자기 주군의 생각을 부정하면서까지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의도는 결국 대한민국 체제를 변혁하겠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본다.

호남이 단순히 친노패권주의를 미워 문재인 후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정체성을 파괴하려는 의도도 있기에 반대하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를 비롯한 친노세력들은 호남이 새누리당 밉다고 대한민국 체제 파괴까지 지지하는 것으로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야권단일화가 되면 대선에서 무조건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만약 문재인 후보로의 야권단일화가 되면 되레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친노패권주의와 국가정체성 파괴를 부정하는 호남이 단 %만 박근혜 후보로 이동해도 문재인 후보는 이길 수 없다.

반대로 3자구도로 가면 박근혜 후보가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도 착각이다. 호남세력과 중도보수세력이 선거막판 안철수 후보로 이동하면 97년식 3자구도 형태에서도 야권후보가 이기는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식 단일화 과정에서 지지율 18% 노무현 측이 30% 지지율을 얻고 있는 정몽준을 온갖 꼼수를 동원하여 엎어치기하여 먹어 버리는 재미를 이번에도 누리려 하면 큰 오산이다.

야권단일화, 국민이 선택할 때까지 계속 아름다운 경쟁을 하면 된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우리는 아름다운 경쟁을 통해 단일화를 이루려는 진정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박 대변인 말대로 국민이 선택할 때까지 계속 아름다운 경쟁을 하면 된다. 그것은 후보등록에도 할 수 있고 후보등록 후에도 가능하다. 또 표 몰아주기 식의 단일화 효과를 내는 방식도 있다.

야권단일화에는 무조건 단일화보다도 문-안 두 후보 간 단일화 지지율뿐 아니라 박근혜 후보와의 가상 1대1 대결을 통한 지지율 추이도 중요하다.

문-안 후보 간 단일화 여론조사에 어느 정도의 역선택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선 본선에서의 경쟁력도 유권자 선택의 중요한 판단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는 오늘 "자신에게 유리한 시기와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다"며 "모든 방안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논의를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후보는 " 제 역할을 하도록 해야지, 정당이 해체나 존재 부정의 대상은 아니다"라며 `정당 기반의 혁신'을 거듭 역설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 연설 부분에서 해명해야 할이 있다. 친노세력이 정당체제를 인정했는지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친노세력은 자기를 낳아 준 민주당을 무장헤제시키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해 나가 버렸다. 이는 본인이 “정당이 해체나 존재 부정의 대상은 아니다"라고 하는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행정수도 건설을 “기득권 해체와 체제변혁의 수단”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또한 노사모들에게는 ‘시민혁명’을 계속 하자고 독려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해명해야 한다.

수 많은 여론조사 기관들이 매일같이 품어내는 발표를 무시하고 다시 여론조사 몇 군데 동원하여 꼼수 부리는 방식의 단일화는 더 이상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야권단일화는 아름다운 경쟁을 통해 단일화를 원하는 사람이 알아서 중도에 사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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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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