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쿨하고 싶어 하지 말고 쿨한 사람이 되라." 황상민 교수의 말씀이다. '싸이'의 성공 비결을 예견이라도 하듯, 쿨하려고 하다보면 오히려 nobody(별볼일 없는 놈)가 된다고 해 놓고 이율배반적 행위를 저지르고 말았으니 이를 어째? 벤치의 신사 '맨유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내보낸 후 그의 손자가 말을 안 건다는데 황교수님 여제자들은 박근혜 대선후보를 <여성 생식기>외에 갖춘 것이 없는 부족한 여성이라고 비하 발언한 이후 그에게 말을 걸려나, 아니면 막말로 깔려나?

며칠 전인가 고양이 들쳐 매고 다니는 여배우가 자기가 출연한 연극을 홍보하려고 지하철에서 <신음 퍼포먼스>를 벌여 눈총을 샀다는데, 그 신음이 아픔을 같이 하는 소리가 아닌 오르가즘 소리라 하니 떡을 칠 x이지, 그러고도 승객들에게 따라 하라고 권유까지 ... 돈벌이 하려고 별 짓을 다한다 싶다가도 국회의원이나 법관, 교수 등 지위가 점잖은 분들도 차원 낮은 표현을 쓰는 걸 보면 별 짓 아니구나 하고 체념하게 된다.

1930년대에도 안 그럴 것 같지만 인간사회는 어쩔 수 없나보다. 당시 인기 있는 트렌드는 “에로 그로 넌센스 - 에로틱, 그로테스크(엽기), 넌센스" 가 모던의 본질이라고 하여 ‘모던 보이’들이 추구하는 이상적 사회상이었다는 걸 보면 지금 세태와 다를 바 없고 그 3가지 요소는 시도 때도 없이 항상 뭉쳐 다님을 알 수 있다. 인간의 본성에 가장 가까운 비늘 같은 존재들, 그 이름은 타락!

인기 만발한 ‘개콘’에서 <막말자>가 회자한다. “막으려는 자와 말하려는 자”, 이들의 조합은 변증법적 사회의 모순을 고발하는 뒷담화의 진수를 보여 준다. 뒷담화에는 숨겨진 비밀만큼이나 욕설 또한 인생의 묘미를 담고 있어 들으면 비릿한 인간미가 새어 나온다. 허나, 그렇지 못하고 얼굴을 찡그려야 할 때도 있다. 식자(識者)연하는 사람들이 공공연한 장소에서 하는 막말때문이다.

왜 배운 사람들이 저질스런 막말을 내뱉는 걸까? 개콘보다 못한 수준에 혀를 찰 수밖에 없다. 황교수의 <여성 생식기>발언은 <그년> 발언을 한 이종걸 의원의 후속편이다. 욕설이 한층 더러워졌다. 여왕벌에게 일벌들이 감히 반기를 들다니! 약골 남성들이 자존심 상한대문일까? 난 달라, 난 강남(强男)스타일! 수많은 암탉들을 거느리는 수탉임을 자랑하려는 ‘쿨리지 효과(Coolidge effect)’ 를 선 보이려고?

대통령과 여성은 아무 연관이 없다. ‘여성 대통령’으로 국한하여 여성을 비하하고 여성스럽지 못함을 폄훼하고 싶은 것이다. 백마비마(白馬非馬)론이다. 결혼도 안하고 애를 낳은 적도 없으니 여성이 아니라는 궤변이다.

YWCA회장이나, 여자 대학교의 회장 선거도 아니고 단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여성후보일 따름이다. ‘여성 생식기’ 운운은 언어의 누추함보다도 인격의 누추함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 보다 더한 욕설을 사용하고 싶은, 감춰진 뒷면을 보는 것 같아 모멸감이 든다. 그동안 소탈한 모습과 알찬 내용으로 다가왔던 시간들이 순식간에 헛헛함으로 바뀐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70 바늘을 꿰매는 얼굴테러를 당한 박 후보의 당시 충격보다 더 하다는 표현은 과장이 아닐 것이다. 자칫 이 논리는 비약을 하면 많은 사람이 다친다. 그럼, 수녀는 여성이 아니냐? 신부, 승려는 남자가 아니고 뭐냐? 장애인은 사람취급 못 하겠단 말이냐? 불임여성은 엄마자격이 없다는 것이냐?

모든 부족함(?)의 수식어를 갖는 사람들에게 향하는 모욕감을 어떻게 설명하려고 심리학 교수가 이런 함정을 팠는가? 이 모든 비난의 화살을 어찌 피하려고 모순임을 알면서도 폭탄을 자처하고 여성들에게 테러를 자행하는가? 누굴 살리려고?

순국의 의미가 한낱 살인미수의 범죄 행위로 퇴색될 것이다. 마음이 아픈 환자들을 치유하는 심리학자가, 인간행동연구소 소장은 프로다. 프로에게 ‘과실’은 허용되지 않는다. 미필적 고의 또는 ‘결과적 가중범(結果的 加重犯)으로 엄한 처벌이 내려 질 것이다.

양화(良貨)는 악화(惡貨)로 인하여 구축 당하였다. 황색 저널 ‘딴지’, ‘꼼수’와 연을 맺더니 그도 별수 없었나보다. 친구와 잠자리는 가려야 하는 건데 막돼먹은 자들과 섞다보니 금방 돼지로 변하는 걸 보면서 과연 속담이 틀림이 없구나, 성현들의 깊은 헤아림에 저절로 고개가 숙인다. 같은 말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는 것은 덤으로 주는 지혜다. 황 교수, 그는 어느 당인가? 야당인가? 황색당인가? 좌우지간 황당(荒唐) 자체다.

왜 나만 갖고 그래? 하고 억울하다고 항의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사람도 격이 있고 말도 격이 있다. 연예인들이 모여 앉아 지껄이는 서푼짜리 톸쑈와 다르다. 신사의 품격에는 그에 맞는 말을 써야 한다. 교수가 도적놈 말을 그대로 쓰면 말 그대로 ‘멘붕’이다.

품위를 버리면 비웃음을 산다. 싸이는 싸이다워야 한다. 교수가 말춤을 춘다고 품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 19 금(禁)에 해당하는 노래 가사들을 구분 없이 방송이나 강단에서 그대로 흥얼거린다면 문제다. 술자리, 노래방에서의 음담패설과 다르다. 참, 인생살이 고약하다 하시겠지만 더 잘 아실 텐데요, 뭐.

간혹 착각하는 수가 있다. B급 정서에 맞추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대중과 소통하고 억압된 정서를 어루만져 주는 걸로 알고 있다. 썩을 놈, 하고 욕하는 ‘욕쟁이’ 할머니가 별 욕을 다 해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교수가 방송에서 욕설을 하면 입에서 악취가 나는 법이다.

'싸이'에 버금가는 가수 조PD의 성기 욕설 난무한 19금(禁)<브레이크 프리(탈출)>노랫말이다.

“돈 벌려면 벌어, 근데 딴 거해서 벌어, 안 되면 입 다물고 쉬어”

그 정도로는 성이 안차다 싶으면 프로그램 <쾌도난마(快刀亂麻)>가 속 시원한 답을 주겠구만. 입으로 하든 뭘로 하든 여성 성폭력은 말이 필요 없다. 쾌도남마(快刀男蘑), 궁형이 답이다. 달리 쾌도(快刀)겠는가? (마(蘑)란 버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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