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에 똥 찾아 가세요

[박제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가을하면 제주도, 그 중 떠오르는 것은 오름이다. 성읍 민속마을에서 포장길을 따라 2.8 km 올라가면 가을 오름의 대표격인 ‘따라오비( 땅할아버지)오름’-은빛 억새수염 흩날리며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앉아계신 할아버지 모습-을 만난다.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김광진이 '민족영웅 백선엽 장군'을 기리는 뮤지컬<The Promise> 제작에 국방부가 6억을 지원하는 사안을 두고 ‘민족반역자’를 미화하는 일에 혈세를 투입하느냐며 국감장에서 국방장관을 몰아 부친 볼상사나운 작태가 벌어졌다.

“백선엽은 법률이 정한 친일 반민족행위자다. 법률에 의한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위원회의 자료를 어떠한 가감 없이 올린다. 그는 민족반역자다.”

-백선엽의 행위는 특별법 제 2조 제 10호 규정 친일반민족행위로 결정.

-1942년 소위로 임관, 조선인 특수부대인 간도특설대원으로 팔로군 공격 및 항일세력을 무력 탄압한 일본군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한 소위 이상의 장교이므로 이에 해당한다.

참, 무주공산에 뜬 구름 잡는 소리다. 무엇을 어떻게 했다는 사실 규명보다 지레짐작으로 작성한 부실한 자료를 가지고 허울 좋은 ‘대통령 직속위원회’에서 씌운 올가미에 민족의 영웅, 백선엽 장군(호: 雲山)이 걸려들었다.

민족문제연구소의 전남동부지구의 사무국장 정도라면 아무리 시골이라도 한국전쟁 중 낙동강 전투, 다부동 전투, 평양탈환의 선봉 정도는 모를 리 없다. 알아도 너무 잘 알 것이다. 지리산 빨치산 토벌, 4.3 사건 진압, 여순반란사건 진압 등 '백야전사령부'와 관련된 사건들이 지척에서 일어나 너무 연관이 깊을 터다. 김의원 나이 31세에 '운산'은 전선을 누비고 빨갱이들과 싸웠다.친일문제가 아니라 반북(反北)이 꼬투리 잡힌 것 아닌가.

이름도 대기 힘든 무슨 무슨 위원회 하면서 2006년 한 해만 1800억의 예산을 들여서 규명했다는 사실이 고작, 죽음을 각오하고 청춘을 불사르며 나라를 구한 역사적 대가가 반민족? 누구의 잣대로 잰 것인가? 어느 대통령이 그처럼 사선을 넘나들었겠는가? 어느 지도자가 그 만큼 나라를 사랑했는가? 그가 반역자라면 해방 직후 그를 비서로 채용한 고당 조만식 선생도 반역자인가? 김일성보다 못 낫단 말인가? 저들이 감싼 김산, 여운형, 박헌영이 그 보다 나은 민족영웅이란 말인가?

박정희를 살려주고 인생역정이 닮은 그가 못마땅했겠지? 북에 의한 무력통일에 방해가 되었던 그의 경직된 자세를 탓하는 것이겠지. 김일성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는 꼭두각시를 먹이느라고 임기동안 혈세 45억이 나간다니 아깝다. 억울해도 너무 억울하다.

김일성 신화날조의 산실, 보천보(普天堡) 전투는 친일 반민족행위를 공격하는 깃발이요 이정표다. 서원대 총장을 역임한 사학자 김정기 교수는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 규명위원회’위원이다. 그가 북조선 초청으로 북녘을 답사하였다. 그 중 보천보 전투 사적지를 탐방하고 감격해 마지않는 글을 소개했다. 사적가치의 진위여부를 떠나 그가 북에서 본 내용을 가감 없이 올린다.

-보천보 전투는 1937년 6월4일 조선인민혁명군 90 여명이 국내에 잠복했던 광복회원 80 명과 함께 25세의 청년 김일성 지휘 하에 목표인 주재소를 공격하자 근무하던 경찰 5명(일인 3명, 조선인 2명)이 모두 도망치고 무기고에서 경기관총, 소총, 권총, 탄약을 노획했다. 동시에 별동대가 소방서, 면사무소, 우편소 등을 습격·방화하고 요리점, 상점, 주택에 침입하여 현금과 물자를 빼앗으며 조선독립을 위한 군자금이라고 말했다.

이날 밤 피해자의 대부분은 조선인이었고 살해된 이는 요리점 주인 한 사람 뿐이다. 작전을 마친 후, ‘일본군에 복무하는 조선 병사에게 고함’, ‘반일 대중에게 보내는 격문’을 수백 장 뿌리고 밤 11시경 장백산 밀영으로 철수했다.

그가 본 '보천보 전투'의 상보(詳報)다. 5명의 경찰을 공격, 민간인 한 명이 희생된 사건에 폐간을 각오하고 동아, 조선일보가 삐라를 뿌린 것은 이 전투가 비록 중소대급 전투이긴 하나 최초의 국내진공 작전으로 의기소침한 민족혼에 사기를 올려준 사실 하나다.

북한은 우체국 맞은편에 혁명 기념관을 만들어 이를 선전하고 있다. 김가(家)는 ‘강물을 건너고 솔방울로 폭탄을 만들고 모래알로 쌀을 만든 인물’로 신화 속의 주인공이 되었다. 김정기 교수는 “민족주의 진영이 기진맥진하던 시기에 국내진공에 성공한 사례로서 역사적 사실을 외면할 수 없다”면서, 북에서 외면하는 청산리 전투와 상호 교차하여 교과서에 게재하자고 제안(?) 하였다.(오마이 뉴스,2005.8.18) 생트집이다.

역사학자로서, 과연 이것이 동일선상에서 비교 가능한 역사적 사실이란 말인가? 청산리 전투는 일본군이 간도에 진출하여 독립군과 벌인 최대 규모의 정규군 간의 전투로서 김좌진, 이범석, 홍범도 장군 등이 10여 차례 전투를 치르고 적 연대장을 포함, 1200 명을 사살하였고 아군도 1600명이 참가 100여명이 희생된 대첩이었다. 날조가 아니라 하더라도 말이 안 된다. 연대 급 전투와 소부대 빨치산 전투를 비교하려 하다니? 그러나 , 여기에 김가(家)의 의도와 이에 동조하는 무서운 좌파학자들의 함정이 있다.

독립을 하였으나 분단된 나라, 화두는 남과 북 모두 반일(反日)이요, 남에는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북에는 항일 빨치산 정신 계승이었다. 친일에 자유롭던 김일성이 체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은 남한의 지도자를 친일로 묶어 반민족행위자로 처단하고 자기는 '보천보'날조극 뒤에 몸을 숨긴다는 것이다. 반민특위가 홍위병 역할을 하다가 저항에 부딪치고 ‘국회 프락치사건’으로 1년 만에 막을 내린다.

뒤처리는 1976년 2월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 준비위원회)과 같은 간첩들이 하수인이 되어 완벽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행동으로 옮겨 국가전복을 기도한다. 84명이 가담한 최대 간첩사건의 주모자는 김일성에게 사업보고서를 작성 보고하고 '베트콩식 도시게릴라 작전'을 전개하는 점조직으로서 인혁당 사형수의 옷으로 전선기(前線旗)라는 조직의 깃발을 만들어 입단 서약식을 치렀다고 한다.

박정희는 사상전향 후 철저한 반공주의자가 되었다. 임수경 등 좌파들의 기준에서는 소위,변절자다. 베드로가 그렇듯이. 1999년 ‘역사문제연구소’ 소장이 된 위의 김정기 교수는 박정희 동상건립을 역사왜곡이라고 반대하였다. 변절자란 이유로 대놓고 까진 못하고 대신 친일로 옭아맸다. 흥남철수를 감행한 실향민들은 변절자가 아닌가 몰라?

역사왜곡은 YS의 ‘역사 바로세우기’에서 태동되어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탄력을 받더니 ‘과거사 위원회’가 탄생하면서 ‘역사뒤집기’가 절정을 이룬다. 그 중심이 ‘역사문제연구소’다. 검사생활을 정리하고 변호사를 하던 박원순이 가장 관심을 가진 부분은 그의 말대로 ‘해방 후 3년’이다. 초대이사장을 맡았다.

“광복 후 공산주의를 택했어야 한다”고 한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6.25남침 유도설’을 주창한 그는 여기에 연구위원이다. 현 서중석 이사장은 ‘박정희 정권 20년은 철두철미 미·일 종속화의 심화과정’이라 하였다. 슬슬 리트머스 용지위에 색깔이 나타난다.

역사비평을 통하여, 이곳 고문인 강만길 교수는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운동을 독립운동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 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 ‘박헌영의 아들과 ‘박헌영 전집’을 출간한 박원순은 ‘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 작성’ 기획단장을 맡으면서 남로당 간부들은 ‘건국유공자’로 탈바꿈 한다.

회원들은 박헌영 등 좌익 독립 운동가(?)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남민전 출신 임헌영은 역사문제 연구소 운영위원이면서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이다. 남민전 가명외에 이름 헌영도 가명(?)이란다.(남민전 반역자들도 2006.3.14뒤집기 성공으로 29명이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둔갑함)

민족문제연구소는 역사문제연구소의 전위대다. 과거사를 청산하여 역사를 바로 세운다는 취지로 친일인명사전을 편찬했다. 북한이나 좌익세력들이 가장 자유스러우면서도 남한을 옥죌 수 있는 키는 ‘친일’이다. 이완용 등 을사오적과 그 아류를 농단하라고 맡겼더니, 그 세치 혀로 도도한 역사 흐름을 막으려 한다. 설화(舌禍)를 일으킨 김용민이 떠오른다.

이번에 민통당은 왜 '안두희'를 심부름 보낸 걸까? 전 국민이 민족문제연구소가 무얼 준비하는지, 역사문제연구소가 그동안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세밀히 들여다 볼 기회가 되었다. 식민사관도 문제지만 좌경사관은 도를 넘었다. 교과서까지 왜곡이 심하다.

무관심하여 모르고 지난 사이 국가는 저만치 왼쪽으로 밀려나 있음을 되돌아 볼 때가 되었다. 의문이 가는 것은 민족문제연구소 설립 기틀을 제공한 ‘임종국’이 1965년 한일회담을 지켜보면서 일본이 재침략 할 것이라고 우려하여 '친일청산 필요성'을 느꼈다면 왜, 한국전쟁을 일으킨 김일성에 대해서는 침묵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무엇이 민족적이고 무엇이 반민족적인가를 구분 못 하였단 말인가? 위장 연구소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

우리 국민을 지켜준 난세의 영웅이 변절자, 민족 반역자로 낙인 찍혀서야 나라가 위태로울 때 누가 목숨을 버리고 앞장서겠는가? 반민특위는 소리 없이 살아나 10년 간 문화, 역사 , 교육, 예술 모든 분야를 점령하고 때늦은 인적 청산을 소리 없이 진행해 왔다.

마르크스-레닌의 역사발전론을 진보(進步)로 위장한 그들이 수구적 작태를 보이며 아직도 해방 후 3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민족은 '운산'을 너무 부려 먹었다. 그를 고마워 해야한다. 감히 배신이라니, 민족반역자라니 어불성설이요 천인공노할 매국이다. 노병은 아직 죽지 않았다. 영원히 우리 곁에 살아 있을 것이다.

동화 속의 '스리랑카 노인'처럼 어린 손자가 칼이나 면도기가 없어 할아버지의 기다란 수염을 불로 태우고 있다. 에이, 세상 디럽다, 퉤! 민통당 승강기에 딱지나 하나 붙여 놔야지. 권오삼 시인의

‘똥 찾아 가세요’

누가 승강기 안에다 똥을 눴다 똥 덩어리가 내 주먹보다 컸다

경비실에 가서 이야기했더니... ...나중에 쪽지 하나가 붙어 있었다

-경비실에서 알립니다-

오늘 어느 분이 승강기 안에다 누렇게 잘 익은

똥 한 덩어리를 빠뜨리고 그냥 내리셨는데, 경비실에서 잘 보관하고 있으니

주인 되는 분은 꼭 찾아 가시기 바랍니다.

다음 날 궁금해서 물어보니 똥 찾으러 온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자기 똥은 자기 배 속에서 잘 간직하고 있다가 버릴 때가 되면

화장실 변기통에다 버려야 그게 바른생활 사람이다.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