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태 리얼콘 칼럼니스트]
이명박 대통령이 내곡동 사저 부지매입 의혹 특검법 처리를 둘러싸고 고민에 빠졌다. 민주당의 주장이 고스란히 담긴 특검법이 법상으로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이유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많은 법학자들이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을 우려했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막무가내식 정치공세가 대선 정국에 부담이 될까봐 쉽게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이런 고민을 반영하듯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에서 특검법과 재의요구안이 동시에 상정 됐으나,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결국은 심의를 보류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적법 기간까지 2∼3일 정도 시간이 있으니 더 숙고의 시간을 갖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장고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러시아, 노르웨이, 그린란드, 카자흐스탄 등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주말에도 쉬지도 않고 국내 유명 법학자들 여섯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자문을 구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자들은 민주통합당이 특검 후보자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반드시 임명하도록 하는 추천권자 조항(특검법 제3조)이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참석자들은 위헌의 가능성을 들며 특검의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면서도 특정 정당에 사실상의 임명권을 부여한 것은 특검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특검법안은 형사절차에 관한 특별법으로 조사 대상자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됨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의 고발인인 특정정당에 사실상의 특검 선택권을 준 것은 피고발인의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함으로 헌법에 위배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이런 특검추천권 조항이 선례로 남을 경우 향후 특검법 논의시마다 추천권자를 누구로 할지에 관하여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볼 때 이번 민주당의 주장을 대변한 특검법은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법이라는 것이다.
특히 과거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집권여당 시절, 노무현 정부에서는 이것 보다 더 법상으로 문제가 없는 특검법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거부했다.
2003년 11월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비리 조사를 요구하며 한나라당이 특검법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정부는 "헌법상 행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수사와 소추를 담당하는 특검의 임명을 사실상 국회가 좌우하는 결과가 된다. 국회의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것은 전례가 없고 세계적으로 예가 없는 일이다"라며 특검 불가의 뜻을 밝혔다.
결국 국회는 그 동안의 관례대로 대한변호사협회가 특별검사를 추천하는 것으로 법안을 다시 제출했지만 노무현 정부는 '위헌'이라는 변명을 늘어놓으며 시종일관 특검 불가를 외치던 때와 마찬가지로 대한변호사협장의 추천 특검도 거부권을 행사해 특검은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특별검사제가 위헌이라 불가를 외치던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고 있던 시절이라 모든 관리나 대응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본인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요즘 깜도 안 되는 의혹이 많이 춤을 추고 있다' 고 축소시키며 특검을 채택하지 않았다.
당시 국회의장이 특별검사를 추천하는 것도 '전례가 없고 세계적으로도 예가 없다'며 거부하던 인물들이 현재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인 문재인이고, 이해찬 당대표 이며, 민주당 당적을 달고 국회의원이 되고 지방자치단체장이 된 사람들이다.
그들이 지금은 입장이 변했다고 민주당이 특별검사를 추천하고 그 중 한명을 반드시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는 조항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보이는 것은 말바꾸기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고 집권여당이 되고 정부를 구성하면 모든 국가적인 중요한 사안에 대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이중적인 태도로 또다시 뒤집기를 반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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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태 ciaa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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