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새누리당홈피

재미도 감동도 없었다. 이변은 없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가 마침내 20일 새누리당의 공식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8월 19일 실시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투표율은 41.2%로 2007년 경선 때의 70.8%에 훨씬 못 미쳤다.

박근혜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을 포함해 역대 대선 경선 역사상 최고 기록인 86.3%의 지지를 얻어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야당시절 사당화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대중, 1992 대세론의 중심에 섰던 김영삼의 당내 후보경선에 얻은 득표율을 갱신한 한국신기록이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박 후보에 이어 김문수 경기지사가 6.8%, 김태호 의원 3.2%,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2.8%, 안상수 전 인천시장 0.9%를 각각 획득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2년 12월 23일 장충체육관에서 초대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대통령에 (투표 2,359명, 찬성 2,357표, 무효 2표)선출된 같은 압도적 기록이었다.

박근혜 후보는 경쟁이 치열한 ‘나가수무대’가 아닌 모두가 잠든 자기만을 좋아하는 팬들만 보는 심야의 ‘가요무대’에서 홀로아리랑을 열창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은 시작부터 ‘뻔한 드라마’였고, 1972, 1978녀 대통령선거 2002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재방영을 보는 것 같은 한편의 비디오였다.

기대했던 비박후보들의 선전도 없었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대선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근성과 오기도 발견할 수 없었다.

비박후보들의 얻은 득표율을 보면 새누리당 정권창출이란 명분으로 박정희 식 체육관 선거에 박근혜 추대식에 들러리 쓴 꼴만 되었다.

박근혜 후보는 상대 후보들과 압도적인 표 차이를 기록하며 '예상대로' 압승을 거뒀지만, 앞으로의 대선과정을 보면 순탄치 않은 고난의 행보가 눈에 띈다.

박근혜 후보는 한나라당이 2002년 2월 경선 과정에 대의원, 당원 외 국민선거인단을 포함하는 국민참여경선제를 도입키로 했으나, 박 후보는 '총재 1인 정당'에 머무를 수 없다며 전격 탈당했다.

10년 후 박근혜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부했다. 국민이 참여하는 오픈프라이머리도 거부했다.

박 의원 꼬붕(?)들은 이에 아름다운 경선이란 명분으로 경선 룰을 박 의원 입맛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이것이 박근혜 의원이 추구하는 ‘원칙과 신뢰’였다.

경선도중 4·11 공천헌금 파문이 터졌다. 당내 대표경선에서 돈을 쓴 박희태 전 의장한테 대하듯 한 박근혜 식 원칙을 대입하면 후보를 사퇴해야 하는 것이 마땅했다.

그러나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갈길 가겠다고 선언했다. 박근혜 식 ‘원칙과 신뢰’의 철저한 실천이었다.

박근혜 후보가 선거인단의 41.2%만 참여한 경선에서 후보가 된 것이 정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대다수의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이번 경선을 보이콧했다. 도토리 키재기식의 비박후보들과 함께 간다고 선언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번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은 박근혜 후보의 ‘왕위 추대식’이 아니라 ‘국기 하강식’을 보는 것이요, 비박후보들의 존재감을 보는 것이 아니라 떠나게 될 뒤안길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박근혜 후보가 정치공학적 생각을 떠나 읍차마속의 심정으로 주위를 잘라내고 새로운 인물을 수혈해 국민과 당원들의 신뢰를 다시 받아야 한다.[푸른한국닷컴 전영준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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