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후보는 지난 3년간 40% 내외의 대선후보 지지율을 기록하며 1위를 질주해 왔다.

이변이 없는 한 박근혜 후보가 새누리당 대선후보에 선출될 확률이 높으며 이런 추세대로라면 18대 대통령에 당선될 확률이 높다.

마라톤으로 치면 다른 주자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결승점을 1km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실체를 들여다보면 안심할 수 없다.

박근혜 후보에겐 결승점 1km 앞두고 평탄 코스가 아닌 힘든 고개를 넘어야 하는 난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이 힘든 고개를 잘 넘기면 1위에 안착 소망하는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는 다른 나라 후발주자들에게 자리를 내 줄 수도 있다.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득표율은 어느 정도가 될지, 또 2위는 누가 차지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당내에선 박 전 위원장이 최소한 70% 이상 득표하면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역사상 최다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득표율이 80%를 넘어 심지어 90%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박 후보의 최다득표 전망과는 달리 투표율은 50%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07년 경선에선 선거인단 투표율이 70.8%였지만 ‘이회창 대세론’이 있던 2002년에도 53%이었다.

새누리당이나 친박측에서 이번 경선에서 박 후보가 7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하는 것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근거로 하고 있다.

당연히 박근혜 후보는 현재의 지지율대로라면 최소한 70% 이상 득표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 기관의 ‘새누리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를 보면 50% 미만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위 표에 보듯이 박 후보는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상대로한 한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비박후보들을 압도하고 있다.

박 후보는 경선 등록 전에는 50%를 상회하는 수치를 기록했으나 등록 후에는 50%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월31일 한길리서치가 박근혜v김문수를 전제로한 새누리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박근혜(52.1%), 김문수(28.9%), 기타 잘모름(19%)였다.

이후 리얼미터가 매주 발표하는 정례조사에서도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6.11(55.2%), 8.6(48.7%),8.13(48.7%) 로 비박후보를 다 합친 지지율(항상 19% 내외)보다 압도적으로 리드하고 있다.

그러나 박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40%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최소한 60%이상이 나와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이번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 후보가 얻게될 득표율은 50%내외로 추정할 수 있다.

지금 새누리당 지지자들 중 어느 후보를 지지할 지 잘 모르거나 관망하는 사람들이 최소 25%-30%에 육박하고 있다.

이중 비박성향의 부동층들은 이번 대선후보 경선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저조한 투표율을 낳게하는 요인이다.

부동층 비박성향을 제외한 친박성향의 부동층이 대거 박 후보를 막판에 지지한다해도 60%이상 넘을 지도 의문은 간다.

투표의 반영 비율은 선거인단의 투표가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2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변수가 있다.

박 후보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여론조사 비율이 20% 밖에 차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선거인단의 투표다. 비박성향의 선거인단이 대거 불참함에 따라 박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된다.

또한 친박측이 전국 당협을 거의 장악하고 있으므로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높은 득표율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꼭 그렇지 않다. 선거인단은 대의원 4만9605명, 당원 7만5388명, 일반 국민(비당원) 7만5456명으로 구성돼 있다.

중앙당 및 도당의 당연직 선거인단을 제외하면 한 당협 당 평균 600명 이상의 선거인단이 참여하게 된다.

과거 대의원만을 상대로 한 당내선거에서는 당협위원장의 통제가 가능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당협위원장의 통제가 한계가 있다.

실제 당협의 하부조직은 과거 친이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당협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시.군.구의원들은 친이계가 주도한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이다.

따라서 현재의 선거인단들이 현재의 당협위원장의 뜻대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질지 의문이 간다.

지난 2007대선에서 친이계의 당협위원장은 친박계의 당협위원장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조직표에서 박근혜 후보보다 열세였다.

당시 이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이기고 조직표에서 져 내가 혼자 치룬 선거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2006년 지방선거를 당시 박근혜 대표가 주도해 하부조직은 친박측이 튼튼했기 때문이다.

이제 정리를 해보자.

첫째, 이번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의원이 승리할 것이라고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문제는 현재의 지지율을 추산하여 70%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할 수 있느냐다.그러나 위에 언급해듯이 7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하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둘째, 박 후보가 70% 이상 득표해도 문제요, 각종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대로 48%내외의 득표율을 기록해도 문제다.

박 후보가 70% 이상 득표하면 국민들 눈엔 대세론보다는 교만함으로 보일 것이요, 친박내부에서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되레 구심점이 상실되는 사태가 발생될 수 있다.

반대로 48% 내외의 득표율을 기록하면 대세론의 허구가 드러나 되레 원심력이 일어나 분열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셋째, 이번 경선결과에 따른 비박후보가 얻을 투표율이다. 누가 2위를 하느냐도 관심사다. 하지만 도토리 키재기식으로 1위와 심한 격차가 나는 2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대선국면에서는 일정 역할을 맡을 수 있지만, 새누리당이 정권창출을 하든 못하든 비박후보들의 존재감은 거의 상실될 수밖에 없다.

비박후보들이 차차기에 다시 도전하든 당 지도부에서 입성하려 하든 아니면 광역단체장에 출마하려 하든 친박계의 꿈꾸는 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비박후보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지 않는 한 새로운 무대에 서기는 힘들 것 같다. 이번에 보여준 비박후보들의 정치적 행위가 국민들에게 너무 많은 실망을 주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비박후보 모두의 득표율이 박 후보가 얻은 득표율을 압도하면 그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다.하지만 비박단일화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이래저래 비박후보들은 곤경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일반국민들은 누가 이기고 지느냐에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국민은 치열하게 경쟁을 통해 감흥을 받는 것을 바란다.

따라서, 정당이 국민에게 주는 최고의 서비스와 쇄신의 모습은 치열한 경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재미도 감동도 없었다.

박근혜 후보는 과거와 달리 변하게 없었다. 그는 쇄신과 변화를 외쳤지만 그것은 상대한테만 적용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보여 주었다.

비박후보들도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 논개와 같이 과감히 몸을 던지는 모습도 없었고 일관성 있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을 위한 퍼포먼스에만 신경썼지 단일화를 이루어 새누리당 정권을 창출해야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비박후보들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후보에게 왜 다른 후보들이 과감하게 양보를 못했는지, 1위 후보 김문수 지사가 왜 단일화를 주도 못했는 지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은 박근혜 후보의 ‘왕위 추대식’이 아니라 ‘국기 하강식’을 보는 것이요, 비박후보들의 존재감을 보는 것이 아니라 떠나게 될 뒤안길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오늘 투표와 여론조사결과는 내일 오후 4시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합산 발표된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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