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그럴 것이 사망자와 실종자의 숫자가 몇 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에다, 원전누출과 화산분출 등 온갖 자연재해가 총망라한 이번 일본발 지진참사는 상상을 초월한다.

거기다 우리나라와 영토문제라는 민감한 사안을 두고 대립하긴 해도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의 일이라 중남미나 유럽의 지진피해 보도와 오는 감부터가 다른 것도 사실이다.

반면, 이번 일본의 지진도 엄청난 일이긴 하지만, 2004년 동남아시아를 강타했던 쓰나미가 20여만명의 사망자를 야기했던 대형 참사임을 감안 하면, 이번 일본의 지진피해에 우리국민이 이토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는 모습에 역시"밉지만 이웃은 이웃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원전누출사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지리적 특수성과 70만명에 달하는 재일동포의 안전도 걱정해야 하는 밀접함이 한몫 했음을 부인할순 없다.

허나, 친일이라는 말이 금지어요, 가수 조영남이 일본을 두둔했다가 몇년을 야인(?)으로 전락한 사건들을 종합해보면, 이번 일본에게 보내는 우리국민의 응원은 다소 의외인 것도 사실이다.

왜 이같은 반향이 싹튼 것일까..?난 감히 일본인의 철저한 준법정신과 질서의식, 거기다 가족을 잃은 슬픔까지도 억누르며 '모두의 고통'이라고 승화시키는 일본인 특유의 자제력이 우리의 심금을 울렸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우린 기억한다!

동남아시아 쓰나미 당시 태국 푸켓해변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살려달라고 애원할때 보트를 탄 일부 태국인들이 구조는커녕 절도에 올인했던 작태를 말이다!

한 한국인 관광객은 생사의 기로에 선 외국인 여행객은 본체만체하고, 히죽히죽 웃으며 금붙이를 찾는 현지인이 과연 사람인가.? 경악했다고 한다.

비단 태국의 예뿐만 아니라 아이티 대지진 당시에도 약탈과 절도가 끊이질 않았다.반면, 일본인은 어떠한가..?불평불만은커녕 "다같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나만 편할 수 없다"며 새치기는 고사하고 평소보다 더 적극 통제에 동참한다고 한다.

실로 일본인의 시민의식이 부럽다 못해 두렵기까지하다!물론,우리국민의 시민의식도 상당한 수준임은 사실이나 '나만 편하면 준법은 다음이라는 개인주의'와 '목소리만 크면 된다'는 극단적인 이기심이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나의 선배가 한국과 일본의 질서수준 차이를 딱 두가지로 예를 든 적이 있었다.

그 하나는 일본에는 가래침을 길바닥에 뱉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고, 다수가 이용하는 지하철 객실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을 보면 십중팔구 외국인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흔치 않은 일이지만 말이다. 선배의 말을 듣고 나 자신도 솔직히 부끄러워졌다.

문화의 차이를 인정 한다해도, 우리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조금 더 지닐 필요가 있다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금번 지진참사로 신음하는 일본을 도움과 동시에 저들의 철저한 질서의식과 위기극복력은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 극일의 마침표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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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중  jhj7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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