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한국닷컴 전영준 편집인]새누리당은 19일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 개원 지연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6월 세비 17여억원을 자진 반납키로 결의했다.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후 브리핑을 통해 "이달 세비를 전액 반납할 것"이라며 "반납된 세비의 활용방안을 지도부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변인은 "의총에서는 반대 의견도 있었고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용어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그러나 국회법에 정해진 개원일자를 지키지 못했고, (무노동 무임금) 총선 공약을 지키는 차원에서 세비 반납에 압도적 다수 의원이 찬성했다"고 전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세비 반납은 최초의 헌정사상 최초의 일로 국회가 국민 눈높이에 맞춰 변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탄"이라며 "민주당도 이 같은 쇄신 움직임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박근혜 의원도 이날 의총에 참여해 당 지도부의 세비 반납 결정에 힘을 실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의총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비 반납에 동참할 것이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세비반납 퍼포먼스는 대단히 잘못된 발상이다. 국회 개원 지연은 의원 개개인의 무능해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야당과의 정치협상 지연으로 비롯된 구성이다.

야당은 원 구성시 자기들의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자 원 개원을 협상의 도구로 활용하려 한다. 엄밀히 생각하면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정당이 자기들의 목적달성을 위해 국회 개원을 지연시키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제1당인 새누리당이 협상하려는 노력없이 일방적으로 원 구성을 위해 세비반납이라는 퍼포먼스를 한다면 국민들에게 별 호응을 받지 못하리 본다.

1992년 14대 국회 개원 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끄는 야당은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단식은 물론 국회 개원을 수개월 지연시켰다.

일부에서는 야당의 치졸한 방법을 비판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지자체 실현을 위해 야당의 등원거부를 옹호했다.

또한 한 가지 새누리당이 개념이 없다는 것은 국회의원의 활동은 국회내 의정활동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을 위한 활동에도 있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 대변하는 역할도 국회의원의 임무다

국회 개원이 지연되면 유력 정치인 눈치나 보지말고 지역으로 내려가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광의의 의정활동이다.

새누리당의 세비반납은 지역을 위한 의정활동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 세비반납하면 무슨 돈으로 지역활동을 할 것인가.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야당 의원들 보다 돈이 많아 세비 없이 활동할 수 있다는 뜻과 같다.

또한 국회가 지연되면 향후 입법활동과 정책개발을 위해 국회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의정활동에 포함된다.

과연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 한가한 시간에 국회 도서관에서 책 펴 놓고 열심히 공부한 적이 있는가.

그런 모습이 국민들에 비춰지면 세비반납 할 필요도 없고 되레 공부하는 데 보태야한다고 세비인상을 독려할 것이다.

새누리당 국회의원 하는 짓들이 꼭 한강에서 유람선 타고 홍대 앞에서 아이스크림먹으며 젊은이들한테 표 구걸하는 짓과 똑 같다.

김성태 의원은 "우리가 지금 놀고 있느냐"고 당의 결정을 맹비판하며 "국회 개원은 지연되고 있지만 국회의원들은 법안 발의, 토론회, 연구단체 활동 준비 등 맡은 바 소임을 성실히 매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동료 의원에게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시키면 국회가 바로 개원되느냐"며 "세비 반납을 강요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지금 할 일은 (세비미반납 의원) '명단공개' 운운하며 동료 의원들을 줄 세우고 의원들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 아니라 국민 앞에서 개원 지연에 대한 진솔한 사과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의원 세비는 오는 20일 지급된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곧바로 세비공제동의서를 받아 국회 사무처에 제출하고, 당장 동의서를 받지 못한 의원들은 자진반납받는 형태로 세비 반납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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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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