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박근혜 및 비박후보들의 유불리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어떻게 감동을 주어 정권창출을 할 수 까 하는 유불리를 따져야 한다.

[푸른한국닷컴 전영준 칼럼니스트]새누리당이 8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충남 천안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19대 국회 첫 의원연찬회를 열었다.

황우여 대표는 연찬회 인사말에서 "대선이 가까워져 오면서 준비할 것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나의 당, 새누리당의 일원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굳건하게 단합하는 것"이라며 당의 화합과 단합을 강조했다.

새누리당 전신 한나라당 당시 상황이 어떠 했는지 시간을 2년 전으로 돌려보자.

2010년 6월 29일 세종시 수정안이 민주당, 자유선진당, 한나라당내의 친박세력에 의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었다.

부결직후 2010년 6.2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으로 물러난 한나라당 안상수 전 원내대표는 2010년 7월2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간 진정한 화해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진정한 화해를 위해 "박 전 대표가 국무총리를 맡아 국정경험을 쌓으며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시 안 전 대표의 발언을 듣고 세종시 수정안 부결에 대한 분노와 자성보다는 ‘다음’을 위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지나친 애정표현이란 생각이 들어 눈살이 찌푸려졌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수정안 통과를 위한 본회의장에서 직접 나서 반대토론을 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은 향후 이명박 대통령이 항복하지 않으면 돕지 않겠다는 선전포고였다.

이후 박 전 대표가 취한 정치적 행동을 보면 결국 안 전 대표의 생각이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의 생각이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세종시 건설은 분명 수도분할이다. 멀쩡한 수도를 두 동강내는 망국적인 정책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좀 재미를 보겠다고 내건 즉흥적인 공약이었다. ‘지배세력 교체와 기득권 해체’를 위한 체제변혁 정책이다.

이런 망국적 정책을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대표시절 노무현 정권의 세종시 건설을 위한 행정도시건설특별에 20여 표 몰아 주었다. 그것을 지켜야 할 원칙과 신뢰라 우겼다.

결국 박 전 대표는 화해보다는 권력쟁취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선택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대선후보 경쟁이든 당 대표 경쟁이든 치열한 경쟁을 통해 승자가 되면 화해와 단합을 강조하는 일이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후 패자에게 던지는 배려의 말이 아니라 승복하라는 메시지다.

정치에서는 크고 작은 경쟁이 수없이 이루어진다. 경쟁을 하는 이유는 각자가 추구하고자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그 가치를 추구하기 위한 방법은 다르다. 추구하는 방법이 다른데 화합과 단합을 하라니 참으로 웃기는 이야기다.

예를 들면 남북문제만도 그렇다. 북한은 김정일 1당 공산체제를 추구하고 남한은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한다.

이렇게 다른 체제를 김대중. 노무현 전 정권을 화해와 협력을 위해 눈물 나게 노력했다. 어떻게 화해를 통해 일치를 시키려는 지 명확한 답은 제시하지 못하면서 말이다.

서로가 다른 가치를 용광로에 섞어 만들어 내고자하는 것은 철인지 알루미늄인지 알 수 없는 불순물만 섞인 야합이다.

야합은 오래 못 간다, 힘 있는 가치가 힘없는 가치를 몰아내게 되어 있다.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엔 경쟁이란 것이 없었다. 군사 독재자는 조폭집단과 다를 바 없는 ‘단결, 의리, 추종’이라는 가치를 금과옥조처럼 생각했다.

따라서 그것을 추종하는 사람은 어떤 잘못을 해도 출세의 지름길을 달렸고, 보스로부터 무한 신뢰를 받았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반대파는 ‘화해,화합, 용서’라는 대신 ‘투쟁, 교체, 쟁취’를 통해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달성을 위해 노력했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경쟁이란 풍토가 조성되었다면 극단적인 단어들이 난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신 ‘경쟁, 민주, 배려’란 단어가 그 자리를 메웠을 것이다.

힘 있는 자가 아니면 힘이 있었던 자가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은 시혜지 화합이 아니다.

정몽준 전 대표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일사불란한 충성의 덕담들, 생생한 인생극장 없이 도덕교과서만 있는 정당에 활력이 있을까요. 뻔한 시나리오 들고 흥행하겠다니 참..."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오 의원도 트위터에 "(북한산 자락에 사는) 깜이 엄마가 내뱉는 말이 `도둑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새누리당 지도부 및 친박 측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에 대해 추종을 거부하는 것이며, 박근혜 전 대표를 경쟁 없이 대선후보로 추대하겠다는 것에 대한 반발이다.

박 전 대표는 권력쟁취를 위해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추진했던 세종시 수정안을 앞장서 반대했듯이, 비박후보들이 권력쟁취를 위해 추진하고자 하는 오픈프라이머리 요구를 인정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국민의 이름으로 세종시 수정안을 앞장 서 반대했던 박 전 대표의 눈물 나는 노력을 인정하고 승복했듯이, 박 전 대표도 비박후보들의 눈물 나게 추진하고자하는 오픈프라이머리를 국민들이 요구하면 승복해야 한다.

새누리당 황 대표의 ‘화합과 단합“이라는 말은 군사독재정권 시절 권력자가 추종을 받기위해 국민에게 던졌던 강요된 지시어와 다를 바가 없다.

국리민복을 추구하는 정치권에서 진정한 화해와 용서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얻어진 결과에 대한 심판’이다.

각 정파가 추구하는 다른 가치를 일치시키려면 국민 모두가 인정하는 법과 제도를 통해 진퇴를 결정 하게 해야 한다.

그런 풍토 하에서 경쟁을 통해 합법적인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 내는 심판이 진정한 화합과 화해다. 법과 제도를 통한 진퇴결정이 진정한 용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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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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