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교수

[푸른한국닷컴 전영준 편집인]안 원장은 4·11 총선 전 한 야권 중진과 비밀리에 만나 올 12월 대통령 선거 출마 결심을 밝히며 대선캠프 동참을 요청할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 원장은 지난달 중순께 중도·합리적 성향의 인물로 평가받는 한 야권 중진에게 “(대선에 출마하기로)마음을 굳혔다. 새로운 정치 실험에 나서겠다.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안 원장 측 핵심 관계자가 밝혔다.

안 원장의 요청을 받은 야권 인사가 “정말 결심이 섰느냐. 대선 도전이 쉬운 게 아니다”는 반응을 보이자 안 원장은 “내가 평소 잘 웃고 그렇지만, 마음을 한번 먹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그동안 준비를 많이 해왔으며, 이제 물러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그렇다면 안 원장의 출마는 기존의 정당 입당이나 제3당 창당 대신 박원순 시장 식 제3세력을 구성해 독자적으로 세를 규합해 대선가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안 원장은 본인의 지지기반이 약한 기존 정당에 입당하여 대선후보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보다 제3의길을 걸으면서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 바탕위에 야권후보와 최종결승전을 치뤄 서울시장이 된 박원순 모델 형태가 유력하다.

안 원장이 ‘제3세력’ 형태의 정치결사체를 출범시킬 경우 야권은 물론 중도 성향 인사들의 참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건 전 총리, 박찬종 전 의원,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21의 경우를 보더라도 중도를 기반으로 하는 정치세력은 우리나라 정치현실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바 있다.

대통령이 되려면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사람의 치열한 권력의지와 그를 만들겠다는 지지자들의 열정적인 의지가 결합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도층은 관심 사안에 대해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며 찬사를 보내지만 본인이 직접 집 팔고 땅 팔고 대통령을 만들려고 하는 희생은 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말로 열심이지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 원장이 이야기한대로 정치는 보수요 경제는 진보라고 했듯이 안 원장은 상당히 중도실용적이 정치관을 지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안 원장과는 반대로 경제는 보수요, 정치는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안 원장은 지난 3월4일 저녁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탈북여성 1호 박사'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을 방문해 위로했다.

안철수 원장을 따르는 진보적 지지자들은 의아해 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 4.11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 인재근 후보와 박원순 시장의 측근인 송호창 후보를 지지해 당선시켜 환호를 받았다.

안 원장의 이러한 정치적 스탠스는 막상 대통령이 됐을 때 상당한 위험을 수반한다. 빠른 국가위기관리 결정에 양쪽 지지기반의 눈치를 보느라 타이밍을 놓쳐 위기의 나락에 빠지기 쉽다.

노무현 정권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역임한 조기숙 교수는 안철수 원장의 대선출마에 대해 상당한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진보매체에 기고한 칼럼글에서 “안교수가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힘을 실어줄 수는 있어도 후보로 나와서는 성공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우리 정치는 좌우로 양분되어 있다.” 우리 정치지형의 기반을 하나의 이유로 들었다

이어 “ 보수쪽이 압도적 힘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제3의 길을 걸었던 노무현을 진보진영도 감싸주지 않았다. 안철수 교수는 보수의 후보도 진보의 후보도 되기 어려울 것이다”라며 “설사 된다고 해도 대통령으로 성공할 수 없다. 진보 쪽에 정치적 기반이 있었던 노무현보다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그 이유로 “한국 정치가 87년 체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게 극복되려면 최소 30년이 걸린다. 2017년에야 안교수에게 나은 환경이 올 수 있다고 본다. ”고 지역간 계층간의 갈등을  시사했다.

조 교수는 “한국정치는 좌우의 균형이 맞춰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번 정당득표율이 그걸 말해준다. 안철수의 제3의 길 실험은 좌우가 팽팽하게 세 대결을 거쳐 진보가 승리하고 나서야 비로소 실현가능하게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안 원장은 탈북자 이애란 박사를 만난 자리에서 "인권과 사회적 약자 보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라며 "여기에 있는 다른 분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인권과 사회적 약자보호는 이념과 체제를 뛰어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상당한 감상적인 접근방법이다. 안 원장의 말은 맞다. 그러나 치열한 정치현실에서 이념과 체제를 뛰어넘어 인권과 사회적 약자보호를 할 수 있을 까.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은 북한의 탈북자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도 전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핵 포기를 하지 않는 한 북한에게 어떠한 인도적 지원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 원장이 대통령이 되려면 이런 양 극단을 띄어넘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철학, 정치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한다.

안 원장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노력하다 결국 김대중 대통령의 품에 안겨 대통령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 아니면 제3의길을 유지하다 민주통합당과 최종결승전에서 승리하여 서울시장이 된 박원순 식을 놓고 고민해야 할 것 같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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