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새누리당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었던 이혜훈 의원은 13일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선거운동기간 중 여론조사 상으론 줄곧 새누리당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선거운동기간 중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가 150석 넘는 걸로 나왔다. 줄곧 새누리당이 좋았다”고 평가 한 것.

이어 “일단 우리가 ‘잘못했고 반성한다. 그리고 바꾸겠다’고 약속한 그런 진심이 국민에게 어느 정도 전달됐다고 본다.”며 새누리당의 변화를 과반수 획득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혜훈 의원은 “지난 연말에만 해도 100석도 안 될 것이란 말이 많았다. 실제로 공천 신청을 받을 때만 해도 민주당에 신청자가 몰렸다. ‘한나라당은 끝났다’는 말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혜훈 의원은 새누리당의 과반수 획득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범했다.

이혜훈 의원은 “여론조사가 150석이 넘는 걸로 나왔다. 새누리당이 좋았다.”고 말했다. 물론 필자도 이 말에 동의한다. 새누리당이 과반수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140석 이상은 획득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다면 왜 새누리당은 과반수를 넘겼을까 하는 문제다.

새누리당의 당명을 개명하면서 까지의 쇄신의 노력, ‘선거의 여왕’ 박근혜 위원장의 전면 등장, 민주당의 자충수, 김용민 막말 등 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일반적으로 분석한다. 근시안적으로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이명박 정권을 한 가지 예로 비유한다면 멀리서 봤을 때 흔들리는 나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나무가 자주 흔들리니 금새 쓰러질 것 같아 쓰러지면 땔감으로 써야겠다고 하는 나무로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가도 쓰러지지 않고 버티는 나무였다.

쓰러지지 않는 이유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할 거리가 없었다’는 점이다. 국민들의 입방아에는 많이 오르내렸지만 실제 분노를 살만한 심판거리가 없었던 것이다.

야권이 ‘이명박 정권 심판’으로 내세운 ‘한미FTA협정 및 제주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은 지난 정권부터 이어진 정책이다. 국민적 분노를 살만한 실정으로 인한 심판거리가 아니다.

정책은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다르다. 목소리 큰 사람의 생각이 맞을 수 도 있지만 침묵하는 다수의 동의가 더 무섭다. 위의 두 정책이 여기에 해당된다.

‘민간인 사찰'도 마찬가지다. 이 이슈도 이명박 정부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과거정권부터 이어진 관행이다. 논쟁거리는 될 순 있어도 심판거리는 안 된다.

사찰이 없으면 힘이 있는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의 비리는 누가 예방하는가. 이 질문에 야당이 명쾌하게 답변할 수 있었다면 득표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이 가장 관심을 갖고 보는 정권의 심판대상은 무엇일까. 그것은 권력형 비리 및 친인척 비리다.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이후 지금까지 ‘권력형 비리 및 친인척 비리’가 없다. 과거 정권 같았으면 임기 말 이쯤 되면 대통령의 친인척이 줄줄이 감방가고 권력형 비리로 대통령의 개입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는 데 그런 일이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두 아들 때문에.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아들의 국정개입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친형과 영부인의 부정부패 스캔들로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잘못되었다고 죽여야 된다는 국민들 많지 않고, IMF 사태를 초래한 김영삼 전 대통령을 죽여야 한다는 국민들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동산 가격의 폭등이라고 죽여야 된다는 사람 없다.

그러나 ‘권력형 비리 및 친인척 비리’에는 글 하나 읽을 줄 모르는 노인들도 분노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지율이 천안함 사태이후 25%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정권 초기에는 중도실용과 막걸리 푹탄주에 취해 촛불에 혼이 났다. 지지율이 20% 밑으로 하락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왔다 갔다 하고 기회주의적인 중도층 의식하다 당한 결과였다. 결국 천안함 사태이후 확실한 정권 정체성의 확립과 울타리 지킴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자 떠났던 집토끼들이 돌아와 튼튼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뿌리 깊은 나무 바람에 흔들려도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었다는 속설과 같다.

이혜훈 의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피해 지역인 강원·충청에서 새누리당이 압승한 이유에 대해 “두 지역은 박근혜 위원장이 유세를 다녀간 뒤 눈에 띄게 지지율이 올랐다. 한 번에 3%포인트 정도의 효과로 조사됐다. 충청 유권자들은 박 위원장이 세종시를 지키려 했던 모습을 기억해 주신 것 같다. 강원은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고생했던 것을 많이 떠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혜훈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있다.

선거기간 중 강원·충청지역에 박근혜 위원장의 유세지원으로 여권후보의 지지율이 좋아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는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다. 야권연대 측에서 박 위원장의 지원유세가 강원.충청지역이 패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하는 것도 볼 수 없다.

강원지역의 압승은 다른 것 없다. 평소 소외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유권자들이 현 정부의 평창동계올림픽에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연대도 이 부분을 인정하고 있으며 자기들의 공천 잘못도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충청지역은 이혜훈 의원도 김용민 막말 파문이 “200~300표 차이의 박빙 승부에선 승부를 가를 정도의 영향력이 있었다”고 했듯이 충청권은 박 위원장의 유세가 아니라 김용민 막말이 영향을 끼친 것이다.

각 여론조사기관뿐만 아니라 야권연대도 김용민 막말을 참패의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데 이 의원만 박 위원장의 공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앞으로 대선이 걱정된다.

이혜훈 의원의 말도 안되는 분석을 하나더 짚어보면 “박 위원장이 방문하면 실제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었나.”라는 질문에 이혜훈 의원은 “지난해 10·26 재·보선 때 대구 서구청장과 부산 중구청장은 힘들었다. 처음엔 해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박 위원장이 다녀가자 대구에선 그날 밤에 7%포인트 올랐다. “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영남권 지역 지원유세가 새누리당 열세지역에 큰 폭의 지지율 상승을 가져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새누리당이 당선되나 무소속이 당선되나 큰 틀에서 보면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차피 새누리당 사람들이니까 대선가도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다.

박 위원장 수도권을 종횡무진하고 다녔어도 유세지원 했던 후보들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7% 상승에 좋아할게 아니라 추풍낙엽에 더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이 선거책임자로서의 자세가 아닌가.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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