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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은 ‘살펴 봄’이 목적이었던 사건
전영준 | 승인 2012.03.30 16:13

[푸른한국닷컴 전영준 칼럼니스트]

민간인 사찰건과 관련 민주통합당 및 야권시민단체 등이 이 대통령을 하야운운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KBS 새노조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이 작성했다는 불법사찰 문건 2619건을 입수, 그 중 일부를 자체제작 인터넷 뉴스 '리셋(Reset) KBS 뉴스9'를 통해 공개했다.

이에 민주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김현 대변인은 30일 "군사독재정권에서도 이렇게 청와대가 직접 사찰을 진두지휘하거나 민간인을 광범위하게 사찰한 적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모든 책임은 오로지 이명박 대통령의 몫이므로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걸고 분명하게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간인 불법사찰은 지난 2008년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를 상대로 불법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을 벌인 사건으로 여론의 논란이 되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2010년 김 전 대표의 폭로로 수사에 나서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과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 등 7명을 기소해지만 사찰의 배후 여부를 밝히지는 못했다.

파장이 컸던 ‘민간인 사찰건’이 이 대통령이 하야할 정도로 문제가 있었는지 다양한 각도에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사찰의 의미를 생각해 봐야 한다. 사찰(査察)의 사전적 의미는 ‘조사하여 살핌’이라는 뜻이다. 영어로는 ‘investigation, inspection’ 등이 사용된다.

이와 비슷한 용어로 사용되는 것이 감찰(監察)이란 말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단체의 규율과 구성원의 행동을 감독하여 살핌’이다. 영어로는 주로 ‘inspection’ 사용된다.

영어에 있어 ‘investigation’은 ‘조사’의 의미로 해석되며, ‘inspection’은 ‘검사’의 의미로 사용된다. 결국 ‘조사’는 잘못된 것을 살피는 과정을, ‘검사’는 그 잘못된 것을 추려내는 과정을 말한다.

따라서 사찰의 의미는 잘못된 것이 있는지 살펴 그 잘못된 것을 추려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사찰은 처벌을 전제로 하는 조사를 하는 행위가 아니라 잘못된 것이 알려지기 전 미리 솎아내는 예방의 의미가 더 크다.

기업이 물건을 생산하여 출하하기 전 마지막으로 하는 공정이 검사(inspection)다.

각종 매장에서 팔리는 물건이 불량품으로 인하여 구매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함이다.

만약 생산된 물건의 호불호는 생산자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맡겨야 한다든가, 생산단가를 줄이기 위하여 검사라는 절차를 없앤다든가 할 때 생기는 예측불허의 불량품은 생기게 마련이다.

이런 다량의 불량품 판매는 소비자의 불만을 사 회사의 이익과 이미지에 상당한 상처를 준다.

판매된 불량품을 리콜한들 기차 떠나고 손 흔드는 것과 마찬가지가 돼 검사(inspection)라는 공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조금은 비싸더라고 양질의 물건을 바랄 것이다.

국가경영에도 검사라는 절차가 필요하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집행하는 모든 정책과 그것을 만들어 내는 사람도 검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잘못된 상품출하로 국민들의 원성을 사면 국가는 존망의 대상이 된다.

일반국민, 공무원, 정치인, 기업인, 문화예술인 등 모든 사람이 살핌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지위의 고하를 떠나 어떤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사람들을 살핀다고 해서 처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불량요인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가려내는 일은 어디서 해야 하나는 생각해 보자

전국 각처에서 발생 될 소지가 있는 불량요인으로는 국가체제를 훼손하려는 행위, 정치인 및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정권타도를 위한 음모, 기업인들과 유관기관과의 유착행위 등 국가와 국민들에게 해가 되는 모든 것들이 대상이 된다.

국가가 법으로 설립된 공인기관들은 1차적으로 경찰과 검찰이 있다. 이곳들은 처벌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기에 예방활동에는 한계가 있다.

법원은 검찰이 기소한 것을 재판할 뿐 불법에 대한 예방활동을 할 수 없다. 감사원은 국가기관과 관련된 정책의 타당성여부를 조사하는 곳이지 사람들과 관련된 비리를 적발하는 곳은 아니다.

국정원과 기무사 등은 국가체제 유지와 관련된 정보활동을 하지 일반사람들의 비리를 예방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각급 국가기관으로부터 들어오는 국민들의 고발, 제보 등을 어떤 곳에서 하든 이런 예방활동을 하는 기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노출된 곳에서 힘이 있는 사람이 그 기관에 압력을 행사해 제대로 사실을 규명할 수 없다.

과거 정권에서는 ‘사직동팀’이란 곳에서 했다. 불법도청, 미행까지 해왔다. 최고권력자의 친위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했다. 민간인 사찰건으로 논란이 생겼지만 과거의 정권과 비교하면 깜도 안 된다.

최고권력자의 잘못된 행위를 비호하기 위한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정권말기이른 지금에도 그런 사례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를 상대로 한 사찰 건으로 이 문제를 확대 재생산 시킨 정두언, 정태근, 남경필 의원 등의 경우를 보자.

남경필 의원은 부인의 사업과 관련 정권 초기 고소고발전이 난무하였다. 정두언 의원의 부인은 강남 청담동 화랑으로, 정태근 의원은 부인이 하는 사업의 갑작스러운 급성장으로 많은 이들의 의혹을 받았다.

그들과 관련된 사람들은 조사를 해달라고 여기저기 청원도 하고 제보도 하였다. 그런 사안에 대해 경찰과 검찰이 섣불리 조사를 할 수 있을까.

힘 있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없다. 반대로 조사를 한다면 조사자체가 무슨 큰 죄에 연루된 것처럼 국민들에게 비춰져 당사자들은 정치적으로 치명적인 상처를 받게 된다. 이런 것도 모르고 난리 블루스를 쳤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따라서 이런 예민한 사항들에 대해서는 그들 기관보다도 더 힘이 있는 일반국민들에 노출이 안 된 기관에서 사실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공개된 문건 속 사찰 대상에는 어청수 청와대 경호처장과 강희락 전 경찰청장, 조현오 경찰청장,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 윤여표 전 식약청장, 최성룡 전 소방방재청장, 류철호 전 도로공사 사장, 윤장배 전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 등이 포함돼있었다.

이밖에 민주당 김유정 의원, 홍영기 전 서울청장, 강정원 국민은행장,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정태근 의원, 이세웅 전 한국적십자사 총재, 박규환 전 소방검정공사 상임감사 등도 사찰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참으로 웃기는 일이다. 이들은 위에서 지적한 대로 국민들에게 선택받게 될 하나의 상품들이다. 이들이 불량품이 된다면 그 피해는 국가는 물론 국민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간다.

이명박 정권 타도를 외친 촛불집회 광란이 정권타도가 아닌 국가타도의 목적이라면 당연히 관련 대상자들은 사찰의 대상 즉 살펴 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불량품이 될 수 있나 없나 검사하는 것을 갖고 사찰이라면 정치의 소비자인 국민들의 만족을 위해 욕을 얻어먹더라도 해야 한다.

어떤 정권이든 불량품 검사를 위한 검사기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최고권력자의 친위역할를 위해서만 아니라면 말이다.

‘민간인 사찰’이 잘못되었다고 외치는 작자들은 자기의 잘못이 없는지 본인 스스로부터 살펴보기 바란다.

본인의 잘못은 덮어둔 채 검사요원들만 잘못됐다고 책망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민주당도 선동적인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 “군사독재정권에서도 청와대가 직접 사찰을 진두지휘하거나 민간인을 광범위하게 사찰한 적은 없었다”고 하지만 소가 지나가도 웃을 일이다.

그러면 민주당은 앞으로 군사독재정권 운운하면서 과거사 심판한다고 외치면 안 된다. 태평성대를 누리게 만든 정권이었으니까 말이다.

당신들이 집권할 때 여당 정치인들에 대한 불법도청 건으로 난리를 친지가 바로 어그제 일인데 서당에서 맴맴만 했다고 하니 참으로 가소로운 일이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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