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4·11총선이 14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는 공천을 마무리하고 선거 체제로 전환하여 내일(29일)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여념이 없다.

여야는 이번 19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국민에 약속한 공천기준에 따른 인물선택을 하지 못해 많은 실망을 주었다.

이에 따라 각 당의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낙천자들이 공천과정에 불만을 품고 대거 무소속 출마를 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쇄신이라는 측면에서는 야권보다 더 많은 인물교체를 이루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구도의 측면에서는 야권이 원하는 1:1구도가 형성돼 새누리당은 상당한 불리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당초 많은 전문가가 민주당이 절대 우세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공천과정에서 민주당이 성추행 등 비리전력자를 내세워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되었다.

또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 해군기지가 이슈화되면서 이슈를 선점해갔지만 야당 지도부의 말바꾸기 행태가 부메랑이 되어 비판이 되어 돌아왔다.

막판 야권단일후보 과정에서 불거진 여론조사 조작 의혹은 야권이 내세웠던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희석시켰다.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직후 최악의 상태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에서도 121석(지역구 100석, 비례대표 21석)을 획득했다.

반대로 2008년 4월 9일 치러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153석을 얻어 과반수를 차지하며 2004년의 치욕을 만회했다.

승승장구했던 구 열린우리당의 후예인 민주당은 81석, 자유선진당 18석, 친박연대 14석, 민노당 5석, 창조한국당 3석을 차지했다.

야권은 민주당, 민노당, 창조한국당을 다 합쳐도 89석밖에 안 되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야권은 아무리 죽을 써도 121석, 89석은 금배지를 차지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새누리당과 야권은 이번 총선에서 300석에서 121석과 89석을 합친 210석을 뺀 90석을 갖고 치열한 쟁탈전을 해야 한다.

역대 총선을 보면 총 의석수의 10-15% 정도를 무소속 및 군소정당들이 가지고 갔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2004년 총선과 같이 여.야 1:1 경쟁구도가 되는 바람에 무소속 및 자유선진당을 비롯하여 군소정당들이 갖고 갈 의석 수는 20석내외로 추정된다.

그래도 무소속은 잘해야 10석내외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선진당이 10석 내외 정도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여 제3세력이 20석정도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는 야권의 단일연대의 시너지의 효과를 얻게 돼 새누리당과 6:4란 유리한 비율로 70석을 나누게 되면 새누리당은 149석을 차지하며 야권은 131석을 갖게 된다.

물론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투표 5일을 남겨놓고 한나라당에 불리한 악재들이 발생한 것처럼 야권으로의 표 쏠림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이슈들은 ‘한번 알려진 악.호재는 더 이상 악.호재가 아니다’라는 속설이 있듯이 지금까지 알려진 이슈들은 선거기간중 유권자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다.

지난 25일 박선숙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면 3개월 동안 약 30석 정도를 잃었다고 본다"며 "백중우세 지역까지 포함해 내부적으로 계산해보니 현재로선 지역구 106곳 정도밖에 못 건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판세분석을 했다.

물론 이 수치는 통합진보당의 얻을 의석수를 뺀 수치다. 박 총장이 예상한 지역구 106곳에 비례대표를 합치면 120석 내외정도가 되며 통합진보당은 잘해야 10석 내외(민노당이 상황이 좋았던 17대 총선에서 얻은 의석수 10석)라 볼 때 야권은 130석내외라 예상 할 수 있다.

한편 새누리당은 현재 지역구에서 140석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새누리당 홍준표 의원은 "135석에서 140석이 아마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론적으로는 이런 의석 수 배분이 맞지만 야권단일연대를 통한 막판 야권의 각종 크고 작은 이슈 생산 능력, 젊은 층 투표 독려 등으로 막판에 치열한 경합지역에서는 야권단일연대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위와같이 선거구도를 통한 분석과 각 당이 예측한 의석수를 종합해 보면 새누리당은 140석내외, 야권단일연대는 135석내외에서 의석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두 가지 측면에서 새누리당에 대하여 이번 총선결과에 대한 평가를 해 볼 수 있다.

새누리당이 보수의 결집을 위해 공천낙천자를 주저앉히면서까지 세몰이를 했는데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1당이 되었어도 승리했다고 할 수 있는 가하는 문제다.

또한 새누리당이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했을 때 여소야대를 극복하여 과반수를 넘길 수 있는 보수대연합을 이룰 수 있는 가에 대한 의문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153석을 차지해 독자적으로 과반수를 넘는 의석 수를 만들었다.

여기에 자유선진당 18석, 친박연대 14석, 보수성향의 무소속 당선자까지 합하며 201석이란 압도적인 보수의 승리였다.

당시 친박계열의 공천탈락자들이 탈당하여 뿔뿔히 흩어져 여권표를 잠식할 우려가 있다고 난리쳤는데 불구하고 얻은 성적이다.

19대 총선공천은 철저히 박근혜 위원장 중심으로 친박계열의 공천심사위원들에 의해 철저히 친박후보들로만 공천을 하였다.

친이계 현역의원 공천탈락율이 85%나 되고 친박계 현역의원은 25% 밖에 안되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친이계 탈락자들은 이번 총선에 패배하면 탈당한 친이계열의 출마로 표 잠식했다는 소리 들을까 탈당을 통한 출마를 포기해야 했다.

결론적으로 친이계열의 공천탈락자들이 승복한 가운데 즉 여권 분열없이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18대 총선에서 얻은 153석을 얻어야 승리했다고 할 수 있다.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새누리당 140석 내외에서 1당 예상' 대로 과반수에 못 미치는 의석수를 얻고 1당을 했다할지라도 내용상 절대 승리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평소에 공부 잘한다고 소문난 학생이 사법고시에서 평균 60점 이상 얻어 사시에 합격했다고 좋아할게 아니라, 평균 80점 이상 받아 전체수석을 해야 정말 공부 잘했다고 소리들어야 하는 이치와 같다.

또 한 가지 새누리당이 총선승리를 위해 공천탈락자의 탈당을 막고 색깔이 비슷한 정당들에 대해 배려도 없이 총선에 참여했는데 보수세력의 의석수가 과반수를 넘지 못하면 정말 보수의 위기가 닥친다는 것이다.

여권은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에 밀려 제2당이 되어 여소야대(與小野大)의 정국이 될까 걱정하고 있다. 사실 2월초까지만 해도 여소야대(與小野大)가 기정사실화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여소야대(與小野大)보다 우소좌대(右小左大)가 될까 더 염려가 된다.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야권성향의 무소속 후보들의 합친 의석수가 과반수를 넘으면 겉으로는 여소야대(與小野大)가 되지만 이념적으로는 우소좌대(右小左大)의 정국이 되어 한국의 정치지형이 보수에서 좌파성향으로 바뀔 우려가 있다.

민주통합당은 공천과정에서 정체성을 중요시하며 보수성향의 후보자들은 배제한 채 486세력과 시민사회로 포장된 급진 진보세력들을 다수 공천하였다. 또한 통합진보당의 야권단일연대를 통해 좌파로의 외연확대를 도모하였다.

몇 일전 어느 신문에 “從北派가 진보당 휘어잡고 진보당은 민주당 끌고가나”라는 사설이 나온 적이 있다.

“민주통합당 새 지도부는 친노(親盧) 세력이다. 한미 FTA와 제주 해군기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한 프로젝트다. 두 사안의 전면 무효화에 이토록 매달릴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했다. 그 의문을 풀만한 실마리도 이번에 나왔다. 민노당에 이어 진보당을 장악한 종북파는 그들의 존립 근거인 한미 FTA 폐기와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에선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므로 민주당이 그들과 손잡으려면 그들 요구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라는 요지의 글이다.

사설에서 “야권 전체로 보면 종북파는 아주 작은 세력이라고 할지 모른다.”고 하지만 “그러나 이들 만한 결집력과 활동력을 가진 세력은 야권에 없다.”며 냉정하게 분석했다.

이어 “여권에도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을 중심으로 모인 세력은 있을지언정, 종북파처럼 이념으로 똘똘 뭉친 집단은 없다.”며 “앞으로 이 나라 정치와 국가의 진로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비하려면 이들의 동향에서 눈을 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을 중심으로한 보수세력이 이번 총선이 국가의 진로를 좌우하는 중요한 기로라고 드는 여소야대(與小野大)보다 더 무서운 우소좌대(右小左大)의 상황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새누리당이 욕심을 비려야 한다. 격전지별로 현미경처럼 분석하여 야권처럼 단일화를 이루어야 한다.

표 까먹는다고 무소속 후보를 내려 앉히는 욕심을 부릴 것이 아니라, 경쟁력 없는 새누리당 후보를 내려 앉히는 역발생의 생각을 해야 한다. 

보수가 살길은 새누리당이 60%나 되는 보수의 영역을 모두 독식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나누어서 전진하는(分進合擊) 희생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5%의 친북좌파세력은 해내는 데 왜 60%의 우파세력은 못하는 가. 60%세력을 지키려면 5%세력들의 희생정신과 악랄한 전략을 배워야 한다.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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