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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뤼순·하얼빈 방문기, 안중근 의사의 흔적을 찾아펄펄 끓는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한 남자를 찾아서.
최토출 | 승인 2012.03.16 18:33

   
▲ 안중근 의사
[최토출 칼럼위원, 사단법인 푸른한국 포럼]

우리민족의 위대하고 영원한 별 안중근! 펄펄 끓는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안중근! 민족에 대한 사랑으로 온 대륙을 흠뻑 적셨던 남자 안중근! 망국의 수치심과 설움을 한방에 날려버린 사나이 안중근! 도저히 믿을 수 없을 만큼 깊은 평화사상의 이론을 제공한 안중근!

안중근의사의 의거 100주년 기념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마음은 무겁고 침울했다. 이 땅에 태어난 지식인의 한사람으로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무엇인가 죄를 짓는다는 생각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때마침 (사)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조정원 부회장으로부터 하얼빈에서 개최 예정인 안중근의사 의거 100주년 기념식에 참가하지 않겠느냐는 연락이 왔다.

나는 질문이 떨어지기도 전에 참가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천공항에 나갔더니 (사)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회원을 주축으로 하여 시민운동가, 독립운동가 후예들, 대학생들 등 다양한 구성원 30여명이 출국준비를 하고 있었다. 함께 모인 사람들이 여행목적이 뚜렷한 동지적인 분위기였기에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대련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안중근의사가 순국한 뤼순형무소에 갔다. 형무소는 비교적 잘 정돈되어 있었다.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사형장 앞에 서니 아무 생각이 없어지고 머리가 하얗게 비는 것 같았다.

순간적으로 참으로 미안하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약소국가에서 태어난 죄로 꽃봉우리 청년의 나이로 민족을 대표하여 희생되었으니 말이다.

이회영 선생의 동상도 함께 있었다. 이회영 선생의 위대한 업적에 대해서는 언론을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특히 나는 1960년대 중반에 정음사가 간행한 이회영선생의 부인 이은숙여사가 쓴 <어느 독립운동가 아내의 수기>를 읽었기 때문에 그때 벌써 이회영 일가에 대해 누구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이회영 선생의 일가는 망국의 설움을 달래지 못해 6형제가 함께 모든 재산을 처분하여 만주로 떠났다. 그 당시 대단한 가문이었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재산이 있었고 그 모두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금으로 투여하여 독립무장투쟁의 씨앗을 뿌렸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하나 있다. 6형제를 비롯하여 딸린 식솔 한 사람의 탈락자도 없이 그리고 그 어마어마한 재산을 한푼 남겨두지 않고 독립운동에 모두 투자했다는 사실이다.

아마 세계 어느 민족독립운동사에도 없는 유일한 케이스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 만큼 이회영선생과 그 일가는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 그 누구도 그 어느 가문도 흉내낼수 조차 없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고 할 수 있다.

   
▲ 旅順(뤼순) 감옥의 통로. 旅順(뤼순) 감옥의 한 건물.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뤼순감옥을 둘러보는 중에 허문도 일행을 만났다. 허문도가 누구인가? 전두환 학살자의 최첨병아니던가! 살인정권의 일급 부역자 아닌가! 꼴값 떤다고 ‘국풍’ 운운하면서 청년들을 쇠뇌시켜 살인정권을 미화하는 바람을 일으키려고 한 자 아닌가!

우리 일행이 그들을 가만둘리 없지 않은가. 너희들이 여기에 올 자격이 있는가? 하고 우리 일행과 싸움이 붙었다. 옥신각신 하다가 주먹다짐 직전에 겨우 수습이 되었다.

이튿날 대련을 떠나 기차와 버스를 번갈아타면서 12시간이나 걸려 하얼빈에 도착했다. 가는 도중에 안내원이 저것이 안시성터라고 가르켰다. 성은 확연히 남아 있었고 견고하고 튼튼하다고 느꼈다. 그런데 여기가 우리의 영토였다니! 참으로 실감이 나지 않았다.

우리민족의 광활한 옛 영토와 위대한 기상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한반도에 쪼그라들고 그나마 반토막이 난 우리 처지를 생각하니 참으로 씁쓸한 기분이었다.

하얼빈에 도착하니 10월 26일인데도 쌀쌀한 영하의 날씨였다. 기념식과 강연회에 입추의 여지없이 청중들이 꽉 들어찼다. 어떤 중국사학자가 안중근 의사의 평화사상에 대해 열강을 했다. 안중근 의사가 참으로 위대한 선각자임을 또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떻게 그 시기에 동양평화론을 이야기하면서 동양평화회의 개최, 조·중·일 공동은행 설립, 공동화폐 등을 제안할수 있었는가! 수십년의 논의 끝에 이제 겨우 EU도 화폐통합을 이루지 않았는가! 안의사의 천재성을 여기서 다시 한번 지적하고 싶다.

여행 마지막 날 이또 히로부미가 저격당한 하얼빈역 플랫폼을 찾았다. 깜짝 놀란 것은 안의사가 이또를 꺼꾸러뜨린 것이 불과 5m지점의 거리였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바로 앞에서 총구를 겨누었다는 의미다.

왜 일본은 경비를 이렇게 허술하게 했을까. 러시아 당국의 철저한 검문요구를 일본 당국은 일본인의 출입자유가 보장되어야한다고 하면서 거절했다. 이런 상황을 여러 기록으로 살펴보면서 역시 안중근 의사는 ‘하늘이 내린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다.

여러 평전들이 안의사의 가족사를 소홀히 다루고 있어 여기서 잠깐 그의 가족사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가족사를 모두 이야기 하자면 지면이 모자랄 것 같아서 그의 어머니와 그의 아들에 관한 이야기가 너무 극명하게 엇갈려서 그 부분만 기술하고자 한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안중근의 어머니이자 우리 민족 모두의 어머니이시다.

그의 어머니를 이야기를 할때면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라는 말이 항상 따라 다닐 정도로 훌륭한 어머니이시다. 뤼순감옥에 있는 아들에게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말라'고 한 이야기는 너무 유명하여 모르는 사람이 없다.

- 계속 -

이 글은 필자가 2년전 '안중근의사 의거 100주년 기념식'에 다녀와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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