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의원 선거 가장 큰 변수는 ‘분열변수’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이번 국회의원 선거는 지난 지방선거와는 달리 ‘이슈’의 경쟁이 아닌 ‘구도’의 경쟁으로 흐를 확률이 높다.

19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이 뚜껑이 열리면서 새누리당, 통합민주당이 내홍이 시작되었다. 새누리당은 1차공천 21명을 발표하고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2차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여론조사 결과 조작 의혹’이 흘러나오는 등 파열음이 나고 있다.

탈락이 예상되는 몇몇 인사들은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3차발표가 완료된 상태에서 벌써 탈락자들이 탈당하며 구민주계 중진 한광옥 전 의원 등은 ‘호남학살’을 외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선거는 역대 총선과는 달리 이슈가 없다는 것이 특이점이다. 야당은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주장하지만 실제 국민들이 피부에 와 닿는 심판거리는 없다.

여당은 ‘이명박 정권 차별화’를 외치고 있지만 역시 국민들 피부에 와 닿은 차별점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번 선거가 ‘구도’의 경쟁으로 결론 날 확률이 높은 가운데 어느 당이 공천과정에서 탈락자의 반발을 최소화하여 표 잠식을 막느냐가 관건이다.

각 당이 국회의원 선거 공천신청을 받기 전 만해도 새누리당 참패, 민주통합당 압승이 예상됐다. 실제 민주통합당은 공천신청자가 몰리는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이 불법선거인단 모집과 친노와 구민주계의 공천 갈등으로 혼란을 겪으면서 지지율 하락은 물론 분열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반사이익을 얻어야 할 새누리당은 과실을 따 먹지 못하고 되레 공추위와 비대위간의 갈등으로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18대 총선 당시 여론조사 기관마다 한나라당이 200석 가까이 얻을 수 있다고 시물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당시 한나라당은 ‘친박연합’ 또는 한나라당 경향 무소속 후보의 출마로 분열이 일어나 예측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분열 변수는 이번 19대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후보와 야권단일후보가 기본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표를 유사한 성향의 무소속 후보 등이 출마하여 표를 잠식하면, 현재 예측하고 있는 각 당의 예상하는 의석수와는 다른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새누리당과 통합민주당은 이 점을 인식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탈락자의 불복 방지를 위하여 ‘화합공천’으로 가면 국민들의 비판이 게세 질 것이며, 국민들의 눈이 무서워 ‘개혁공천’으로 가면 ‘분열’이란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할 방법이 없는 딜레마에 빠지는 고민을 갖고 있다.

2일 새누리당 지도부는 아직 발표도 안한 2차 심사 결과를 놓고 ‘특정 계파 학살’, ‘낙천자의 무소속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애써 무시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탈락자들의 4·11총선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 "무소속 출마는 본인의 자유지만 그런다고 해서 '2008년 사태'가 재연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공개적으로 공천이 잘못됐다고 했고, 그 영향 때문에 친박연대와 무소속 당선자가 많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다르다"며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 위원의 진단은 잘못됐다. 일단 이 위원이 이런 발언 자체가 더욱 반발을 사게 할 수 있다.

공천 발표 전까지는 원칙에 입각하여 발언을 해야 하는 데 보복성 발언에 탈락자들의 보복출마를 되레 합리화시켜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은 “국민의 심판은 받겠지만 친박의 심판은 받지 않겠다”고 공언한바 있다.

당의 한 관계자도 “일부나마 여권-보수의 분열이 현실이 된다면, 총선 참패는 불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집안 단속에 소극적인 지도부를 비판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확연히 드러났듯이 이번 19대 총선도 ‘한나라당 vs 야권단일후보’로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되레 민주통합당의 예상치 않은 자충수가 발생 내부분란도 잠재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야권연대를 할 동력이 상실된 상태다.

그렇다고 새누리당도 ‘분열변수’를 극복할 동력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이재오 전 특임장관을 공천하여 초반 갈등을 잠재우기는 했다.

하지만 친박내의 ‘분열’도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친이계가 대거 공천에서 탈락된다면 ‘분열’은 불 보듯 뻔하다.

2% 미만의 차이를 보이는 초박빙 선거구와 2~5% 미만의 박빙 선거구가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득표력이 있는 후보의 무소속 출마는 돌발변수로 작용된다.

따라서 박빙의 경쟁이 예상되는 선거구의 경우 특히 미세한 변화에 따라 선거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각 당은 각별히 선거전략 수립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전영준 dugsum@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