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국방일보

  ‘흑룡의 해’를 맞아 대한민국 육군병장이 된 나는 2011년 8월부터 11월까지 6·25 전사자 유해발굴 파견을 다녀왔다. 철원 지역에서 진행된 발굴은 1000고지 이상의 지역에서부터 아주 낮은 고지, 민통선 내외에 있는 유해가 있을 만한 제보 지역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실시됐다.

　6·25전쟁 때의 전투 현장은 정말 몸서리쳐지도록 비참했다. 미처 탄을 쏘지 못하고 수십 발의 실탄과 박격포탄을 소지한 채 죽은 전사자, 뼈가 3차례 정도 부러진 채 전투한 것으로 예상되는 전사자 등 현장에서 발굴한 완전 유해들을 보면 정말 끔찍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발굴 지역은 나의 친할아버지께서 참전하셨던 ‘사창리 전투’ 지역이었는데 그곳에서 선배 전우들의 유품이 많이 발굴됐다. 그러한 유품들은 곧 밀려오는 중공군을 막지 못하고 비참히 죽어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6·25전쟁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대망의 새해가 벌써 20여 일이 흘렀다. 부대에서는 새해 목표를 큰 종이에 써보는 매우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대한민국 장병들도 각자 새해에 이루고자 하는 자신의 목표를 세웠을 것이다. 각자의 목표를 세우면서도 우리 장병 모두가 잊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유민주주의를 유산으로 남기고 승화하신 자랑스러운 6·25 전사자들의 혼이다. 선배 전우들은 자기 삶의 목표와 이루고 싶었던 것을 뒤로하고 전장에서 그 생을 마감했다. 우리 모두는 선배 전우들의 혼을 항상 가슴 속 깊이 새기고 기억해야 한다.

　왜 우리가 군복을 입고, 국가를 지켜야만 하는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애국심으로 남은 군 생활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나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하며 다짐할 때다. 6·25 전사자 발굴 현장에서 느낀 선배 전우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넋을 장병 모두가 가슴 속에 깊이 새겼으면 한다. [출처:국방일보 2011.01.19]
 

* 위글은 푸른한국닷컴 전영준 발행인의 아들이 <국방일보>에 기고하여 당선된 글입니다.

푸른한국닷컴 김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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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일 기자  news1@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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