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환 리얼콘 칼럼니스트]

한나라당은 국정을 주도하는 집권여당이다. 비록 이명박 정권이 임기말임을 감안한다해도 국정을 주도했던 세력으로 보기에는 요즘의 각종 행태들이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위기를 맞아 뚜렸한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도 없고, 자신이 타죽을 줄도 모르고 불속으로 내달리는 불나방들과 마찬가지로 오직 눈앞의 권력만이 급급해 불섶을 마다하지 않는 권력의 불나방들 같기만하다.

지금까지 자신들을 지탱해 왔던 정강이념을 젊은세대의 구미에 맞지 않는다 하여 헌신짝 버리듯하는 자기부정에, 정의감에 사로잡힌 내부고발자인 냥 행세하며 철지난 돈봉투사건을 들고나와 쑥대밭을 만드는 일에 더불어, 한개인의 홍위병역할에 지나지 않는 비대위라는것이 당의 모든 공식기구위에 군림하며 그나마 내분으로 잠잘날 없던 집안에 기름을 부어대고 있으니 말이다.

정당으로서 얼마나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민의를 탄력적으로 수용해 내지 못했으면 임시기구나 마찬가지인 비대위의 결정에 당의 진로와 명운을 걸어야 한단 말인가?

그래도 한국가를 운영하는 수권세력으로서 그 처지가 너무나 가련해 보인다.현재 당면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이런 처지를 살펴보면 비대위 구성의 당위성은 일부 인정할수 있다하여도 그 구성의 주체와 역할의 한계에 있어서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냉정히 살펴보건대 한나라당의 문제는 집권기간 내내 한지붕 두가족 살림을 한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굵직한 정치현안과 정책수행에 있어 한번이라도 같은 목소리를 내본적이 없다. 따라서 비대위의 구성은 그런 갈등의 당사자가 배제된 불편부당한 인물이 주체가 되어야만 했었다.

쇄신을 주장하고 구태를 언급할수 있으려면 그런 쇄신과 구태에서 자유로울수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래야만 이해당사자의 합리적인 동의를 구해낼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박근혜비대위원장이 얼마나 자유로운지 묻고 싶다. 또한 한나라당의 비대위원이라면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기본이념을 바탕으로 변화와 쇄신을 추구함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기본을 무시한 변화는 한나라당을 살리기 위한 비대위라기 보다는 새로운 정당의 창당이나 마찬가지다.

그길을 선택하고자 한다면 한나라당 비대위 명칭을 버리고 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정도가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한나라당이 그간 보수OOO의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은 구성원 모두의 책임일수 있다.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만 한나라당이 살수있는 것은 필연적인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존립근거를 무시하는 자기부정에서 답을 구하고자 한다면 비대위라는 역할은 필요없다.

한나라당을 해체하고 새로운 정강을 만들어 신당을 창당하면 간단한 일이다. 괜히 시간을 낭비하고 갈등을 양산해서 국민들을 더욱더 정치피로감에 휩싸이게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대위원들이 가장 가치중립적인 인사들로 구성되어서 그들의 결정에 모두가 수긍할수있는 역할을 수행해야만 할텐데 그간의 과정을 보면 이미 가치전도된 비대위 인사들의 편향적인 시각을 보면서 한나라당의 앞날이 더욱 걱정스럽기만 하다.

과연 한나라당 비대위원들은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고 있는지 냉정히 돌아보고 지켜 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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