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철 리얼콘 칼럼니스트]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이 합당을 하면서 시민통합당의 주장으로 20-30대 청년비례대표제를 도입한다고 하는데, 34세 미만 부터 응시가 가능하다고 하니 헌법에 명시된 최소연령 25세 이상을 대입하면 25-34세 청년을 슈퍼스타K 방식으로 선출하여 상위 4명에 대해서는 당선 가능권 비례대표후보 번호를 주고 최고 득점자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한다고 합니다.

지난 해 12월 28일부터 1월 13일까지 지원자 접수를 받는데 접수 마감 이틀 전인 오늘까지 지원자는 겨우 15명 그것도 여자는 단 한명도 없고 20대가 9명 30대가 6명이라고 하여 당초 예상했던 500명 선을 한참 밑돌아 접수기간을 연장하려고 하는가 봅니다.

이 제도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 것 처럼 아주 생소한데요, 어떻게 보면 참신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자유민주주의를 농락하는 대표적인 포플리즘으로 밖에는 보이질 않습니다.

마감 이틀을 남겨둔 시점까지 겨우 15명이 지원했다는 것은 요즘 젊은이들은 민통당이 생각하는 것처럼 결코 어리석지 않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학 4년 졸업하고 군대 다녀오면 대략 27살 정도 되는데요 스펙 좀 쌓겠다고 외국 다녀오거나 대학원 나오면 30세이므로 실제로는 30-34세 사이를 모집하는 것인데도 나꼼수 출신들답게 꼼수 부려서 20-30대 청년비례대표후보 모집한다며 겉포장 요란하게 해서 한바탕 선동질을 하려는가 봅니다.

다함께 짝짝쿵을 외치며 학교에서는 경쟁을 추방하자던 자들이 정작 자기들 에너지 공급은 치열한 공개경쟁을 통해서 조달하겠다고 하니 이런 이율배반이 어디있는지요?

슈퍼스타K 선발 방식이 무엇입니까? 철저한 토너먼트 방식으로 일대일 경쟁에서 지면 바로 탈락하는 것 아닙니까? 다함께 짝짝쿵 하고는 전혀 어울리지도 않고 거리도 먼 방식이지요. 그래서 국민들이 민통당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것이지요.

정치에 한 번 맛들인 사람은 죽을 때까지 거기서 헤어나질 못한다고 하는데 그 유능한 젊은이들을 선거 때 마다 정치판이나 기웃거리는 정치몰이배꾼으로 만들고 싶은가 봅니다.

4등 안에 들은 사람들이야 간판이라도 땄으니 그 간판 걸고 자영업(지역구)이라도 할 수 있지만 몇 달 동안 겉멋만 잔뜩 들은 나머지 496명은 민통당 홍위병이나 해먹으라는 것인지요?

선발방식은 슈퍼스타K처럼 한다고 하는데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을 뽑는지 춤을 잘 추는 사람을 뽑는지 잘 생긴 사람을 뽑는지 말 잘하고 연기 잘해 감동을 주는 사람을 뽑는지 그 잣대를 알 길이 전혀 없습니다. 물론 민통당 나름데로 선발 채점기준을 만들겠지만 선뜻 생각하기에는 그 기준이 애매모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둘이 싸움 붙혀놓고 선동질 잘하고 말 잘하고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걸까요? 니면 슨상님 생일 알아맞히기나 아주 큰 비석에 쓰여 있는 단어 알아맞히기를 할까요?

민주주의가 어떻고 시민사회가 어떻고 저떻고 하는 지식 테스트를 할까요? 많은 집안의 자제분이나 이리저리 민통당과 연줄 닿은 사람 중에 대충 몇 명 추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애매모호한 기준으로 선발할 바에는 차라리 개그콘서트의 애정남을 심사위원으로 앉혀놓는 게 좋아보일 듯 합니다.

민통당의 청년비례대표제의 가장 큰 문제는 비례대표제도의 근본 취지를 무너뜨리는 행태로 보입니다. 비례대표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시켜 선거로 뽑힌 사람들에게서는 부족한 전문성을 살리자는 것인데 민통당의 청년비례대표제는 이 비례대표제도를 완전 우스운 꼴로 만들어 버린 것이지요. 청년 한 명 정도 넣는다면 이해를 해 줄 만도 합니다.

그러나 4명씩이나 그것도 최고위원자리까지 나눠주는 행태는 어디로 보나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포플리즘이 극에 달한 모습으로 밖에는 보이질 않습니다. 청년에 대한 정책을 개발하고 입법하는 것을 34살 이하로 4명씩이나 둬야하나요?

35살 된 사람은 청년에 대한 정책에 관여하면 안되나요? 청년에 대한 정책이나 입법이 뭐 그리 대단한 전문성을 요구한다고 비례대표제도의 근본 취지를 이리도 짓밟아버리는지 민통당에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민통당이 얻은 표라고 해서 국회의원 자리를 자기들 마음데로 마구 나눠주어도 되는지는 선관위나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선동질로 먹고사는 저들이 이제는 아예 국회의원 비례대표자리까지 선동질로 나눠주려고 하니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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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철  21kc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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