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9일 비대위 회의에서 "당헌ㆍ당규를 칼같이 지켰으면 한나라당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당규에만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있다면 지켜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향후 공천심사 과정에서 `전대 돈봉투' 사건을 비롯해 향후 각종 비리나 부적절한 일에 연루된 이들에 대해 당헌ㆍ당규에 따라 `공천 배제' 방침을 시사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말은 구구절절 맞다. ‘당헌.당규’ 를 지켰다면 한나라당이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았고 비대위 구성도 필요 없이 순풍에 돛 닿든 총선 승리를 위해 순항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비대위원장만큼은 ‘당헌.당규’를 논할 자격이 없다. 박 위원장의 부친인 고 박정희 대통령(이하 박정희)의 역사에 빛나는 숭고한 업적을 부정하는 것이다.

박정희는 우리나라의 ‘헌법, 법률’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조국근대화’를 이룰 수 있었다는 논리에 反하는 것이다.

박정희가 3선개헌을 하지 않고 두 번의 연임으로 끝냈다면, 대한민국 헌법을 유린하지 않고 유신독재를 하지 않았다면 경제는 발전하지 않았다는 것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헌ㆍ당규를 칼같이 지켰으면..“은 박정희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요, 대한민국의 조국근대화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또한 박정희의 조국수호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꺾는 딸의 불충스러운 사례를 한번 들어 보자.

1972년 10월 17일 유신이 선포된 이후 유신반대투쟁이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중앙정보부는 투쟁을 주도하던 민청학련(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의 배후로 인혁당재건위를 지목했고, 1974년 4월 8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23명이 구속되었다.

이 중 도예종 등 8명은 사형을 선고받았고, 나머지 15명도 무기징역에서 징역 15년까지 중형을 선고받았다.

사형선고를 받은 8명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내려진 지 불과 18시간 만인 1975년 4월 9일 전격적으로 사형이 집행되었다.

그래 8명이 박정희의 영구집권을 막기 위한 유신반대투쟁을 해 국가보안법에 저촉되어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치자.

당시 형법에 사형선고를 내리면 칼같이 집행하라는 법 조항이 있어, 그들이 삶의 흔적도 되돌아 볼 수 없게 선고한지 18 시간만에 형을 집행하는 것인가.

박근혜 위원장은 “당규에만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있다면 지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실패한 장수다. 또한 탈당했다 다시 한나라당에 복당한 패배자다.

당규엔 실패한 장수가 다시 대선에 출마하지 말란 규정이 없다. 복당한 사람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게 있다. 바로 경쟁이다. 경쟁은 민주주의 꽃이요, 희망이다. 경쟁을 두려워하면 아무리 유능할지라도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

그렇다면 당규에 없다할지라도 중요하다면 한나라당의 경쟁풍토를 조성하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민주주의의 꽃을 만개시켜야 한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말만 그럴듯하게 하지 본인은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혼자만이 인정받으려하고 있고 경쟁자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박근혜 전 대표는 2011년 1월 4일 오전 11시 한나라당 여성정치 아카데미 신년교례회에 참석, “토끼는 남이 낸 길 가지 않고, 자신이 낸 길 간다.”고 자신의 대권 행보와 연관 애당초 비타협, 무경쟁 입장을 나타냈다.

‘남이 낸 길 가지 않겠다.’ 는 객기를 부릴 것이 아니라 ‘오늘 내가 가는 이 길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서산대사의 말을 명심해야 한다.

“당헌ㆍ당규를 칼같이 지켰으면”,“원칙과 신뢰를 중요시한다”라는 말을 하기 전에 남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먼저 생각해 보라는 뜻도 담겨져 있다. 박근혜 위원장아!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news@bluekoreadot.com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