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해제 순간 국회에서 손을 맞잡은 이재명 한동훈 대표

국정을 안정 시키는 조치를 먼저 행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 절차를 거친 후 결과에 따라 탄핵의 칼을 빼들어도 늦지 않다
 
[서범준 칼럼니스트=푸른한국닷컴]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인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이 공저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라는 책에서 언급하는 민주주의 붕괴의 시작은 상대방을 정치적 경쟁자이자 동반자로 인정하는 상호 관용과 무분별한 권력 행사를 자제하는 규범의 붕괴라고 기술하고 있다. 두 저자는 트럼프 1기 당선 직후 그의 행보를 지켜보며 전통을 자랑하는 민주주의조차 쉽게 붕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후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비상계엄 사태를 초래한 책임이 국회에도 일정 부분 있어
 
멀리 미국까지 갈 것도 없이 지난 5월 30일 22대 국회 개원 때부터 오늘까지 국회에서 벌어진 정치 행태를 되돌아보면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초래한 책임이 국회에도 일정 부분 있음을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그리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내심 부인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문에서 언급했듯 거대 야당 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는 정부 관료에 대한 무분별한 탄핵 발의와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판사를 겁박하고 수사검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며 국가 행정권과 사법권 수행에 방해를 하고, 감액 예산 단독 통과를 통해 정상적인 국가 운영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한 것 또한 사실이다.
 
야당이 이러한 폭주를 하는데도 여당인 국민의힘은 108석이 뭉쳐서 국회에서 야당을 상대하기도 버거울 텐데 한 달 가까이 쓸데없는 당원게시판 논쟁으로 친윤·친한간 계파 싸움을 벌이며 분열 상황을 국민들에게 보여줬으니 야당에 대한 견제 기능은 작동할 수 없었다고 할 것이다.
 
혹자는 이런 문제를 정치로 풀 수 있었지 않냐고 하지만, 정부 입법이나 정책에 대해 국회의 동의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입법부 우위 국가인 우리 정치 현실에서는 원내 과반인 민주당의 지원 없이는 행정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런 현실을 도외시 한 체 여당을 향한 정치력 부재의 모습을 보이며 여당을 정권 탈환을 위한 타도의 대상으로만 인식한 정치를 해 왔고, 행정권을 담당하는 국민의힘 역시 끈질기게 야당을 설득하고 그것이 어려우면 장외에서라도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여론전을 했어야 했지만 22대 국회 개원 후 오늘까지 집안싸움만 해 대며 국정 책임을 방기해왔다.
 
앞에서 언급했듯 상호 관용과 자제의 규범이 붕괴하며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모습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똑똑히 보여줬는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이 없었다고 할 수 있을까?
 
우 의장과 이 대표, 그리고 한 대표가 정말 큰 정치를 할 그릇이었다면 계엄령 해제 요구가 의결된 후 3인이 함께 모여 국민들을 향해 민주주의 위기를 초래한 것에 대한 사과와 용산을 향해서는 민심 수습을 위해 여·야 대표와 우 의장이 함께하는 회담을 제안하는 모습을 먼저 보였어야 했다.
 
그 회담에서 그간의 행정부와 입법부의 불신과 반목에 대해 서로 사과하고 통 큰 협치를 다짐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극적인 해피엔딩으로 이번 사태는 마무리되는 것은 물론, 우리에게 민주주의를 이식한 미국조차도 극단적인 정치 양극화로 민주주의 붕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과 전 세계에 K 민주주의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 줄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며 대한민국 정치 안정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건만 민주당은 예상대로 윤 대통령 탄핵의 칼을 빼 들며 용산을 향한 반격을 시작했으니 7일 탄핵안이 통과되는 안되든 한동안 정치 혼란은 블가피해 보인다.
 
기자가 앞서 언급했듯 국정을 안정 시키는 조치를 먼저 행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 절차를 거친 후 결과에 따라 탄핵의 칼을 빼들어도 늦지는 않건만 민주당이 정치와 민생안정보다는 탄핵의 칼을 먼저 빼들었으니 이는 이재명 대표 구하기 외에는 설명할 것이 없는 행동이다.

정치와 민생안정보다 이재명이 더 중요하냐

기자는 민주당의 이러한 행태를 보며 민주당에 정치와 민생안정보다 이재명이 더 중요하냐고 묻고 싶은 심정이다.
 
이제는 권력을 책임지고 있는 국민의힘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동안 방기하고 보여주지 못했던 책임감과 정치력을 이번에는 보여주며 야당을 설득해 헌정사에 불행한 탄핵 사태를 막고, 정치와 민생 안정을 이룬 후 윤 대통령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것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대다수 침묵하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인 것을 그제와 어제 기자가 취재한 시중 민심이었다. 부디 이번에는 여·야 모두 정치력을 발휘해 상호 관용과 자제의 모습을 보이며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 한 단계 발전한 우리 정치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 주면서, 많은 이들의 헌신과 피로 이룩한 민주주의가 붕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