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대관령에 빗물이 동쪽으로 떨어지면 동해로 흐르고, 서쪽으로 떨어지면 서해로 흐르는 운명이듯.」「키질에 따라 분리되는 운명이듯」우리 인생도 그것과 별반 다를 것 없다고 쭉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따금씩은 인간에게 희망이 있음도 그려보았고 인간에 대한 신뢰도 생기곤 하였다. 그것은 불교의 누구에게나 있다는 불성(佛性)인 여래장(如來藏)을 발견하는 것이었고, 가치의 폐가입진(廢暇立眞)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었다.

 중국 명나라 말기의 유교의 이단아 이탁오는 저서 분서(焚書)에서「지식과 경험이 들어옴으로서 동심(童心)이 나갔고, 동심의 회복은 지식과 경험의 축출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하였다.

이탁오가 성경을 봤을 가능성과 보편적인 것은 시공을 초월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탁오는 시류에 흔들리는 니체의「최후적 인간」이나 입센의「견실한 다수」가 아니라 인간의 근원과 인간이 다다를 있는 최고의 경지를 보았던 데에 그 탁월함이 있다.

 사람들은 왕이나 대통령을 존귀하게 보나 그것은 도착(倒錯)이라 할 수 있다. 권력자는 흑후학(黑厚學)에서 말하는 얼굴이 두껍고 속이 뻔뻔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유방이나 주원장에게서 볼 수 있듯이 건달이나 도적도 할 수 있으며, 중세 유럽에서「승리하면 신이 같이 했기 때문, 패배하면 신이 외면했기 때문」같은 뒤웅박 운명이고, 한 사람 장군의 명성에는 만 명의 병사가 죽어야 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노자의「모든 힘을 자기수양에 힘쓰고. 여분으로 나라를 다스린다.」는 말이 결정적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이율곡과 같은 구도장원(九度壯元)을 꿈꾸나 이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과거에 아홉 번 수석이라 하여 성품이 좋다는 보장도 없으며 정직하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

게다가 깨달음이 없고 금도(襟度)마저 없다면 교조주의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왕이나 대통령은 누구나 될 수 있지만 구도장원은 누구나 될 수 없다는 것에 그것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왕이나 대통령은 언제나 나올 수 있고, 구도장원은 더러 나오지만 좀처럼 나올 수 없고 좀처럼 나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

자신은 「요염한 복숭아꽃이나 농염한 배꽃이 되기보다는 푸른 대나무나 붉은 단풍이 되고 싶다.」며 황후 제의를 거부한 서묘청이나 서위(동양의 고흐)를 추종하여 자신을 서위의 호인 청등(靑藤)을 붙여 청등문하의 주구(走狗)라고 인장에 새긴 정판교나 임종게로「내가 남긴 유물은 봄엔 꽃, 여름엔 두견새 그리고 가을엔 단풍이 전부」라는 일본의 거지스님 다이구 료칸이 이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인생이 무엇인지를 알은 자유인이었다.

- 이 사람들은 일찍이 미래의 시대정신은「가치의 다양성과 상상력의 확대」임을 알았었고, 국가와 교육의 목적도 역시 그러함을 함께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커다란 공적은 오늘날 신자유주의아래서 수용과 배척이라는 방법으로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가지 수를 대폭 늘려주었다는 것이다.

2012년 1월 8일
신이여, 올해도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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