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환 리얼콘 칼럼니스트]

한나라당의 갈길이 너무나 험난해 보인다.

위기에 봉착한 한나라당을 구하고자 박근혜의원 중심의 비대위를 구성했으나 인적구성의 부적합성과 비대위 역할의 한계가 출범초기부터 벽에 부딪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각종여론조사에서 안철수와 박근혜의 대선1:1 가상대결에서는 안철수가 10%이상의 격차를 벌려가며 좀처럼 그 돌풍이 잠들지 않고 있다.

그만큼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더우기 차기 총선에서 기존 국회의원이 출마 할 경우 그에게 표를 던질것이냐는 질문에는 국민대다수인 70여%에 가까운 응답자가 새로운 인물에 투표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히 충격적인 결과이다.

정치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입증하는 자료이다.

이렇듯 민심은 철저히 기성정치인에 등을 돌리고 있건만 기성정치인은 아직도 그 실체를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한나라당은 비대위를 구성하고 민주당은 통합신당을 출범시키고 분주한 듯 보이지만 국민들의 시선에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냉소를 자각하지 못하는 듯하다.

이런 면에서 볼때 한나라당의 비대위 출범은 그 출발선 자체부터 잘못되었다.

현재와 같은 정치적 냉소는 요즘 흔히 말하는 2040세대와의 소통부족에서 왔다 기 보다는 근본바탕에는 정치가 국리민복을 외면하고 그들만의 리그인 국회에서 시정잡배만도 못한 폭력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비롯됐다.

이에 더하여 집권당 역시 정권 내내 계파분쟁에 휩싸여 집권당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국민들이 기댈 곳은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갈망뿐이었을 것이다.

그런 국민적 갈증의 결과가 제대로 검증조차 거치지 않은 박원순,안철수의 등장이다. 이런 현상은 정상적인 정치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성정치인만 아니면 된다는 의식의 확산은 국가적으로도 큰 위기이다.

한나라당 비대위의 출발은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잘못되었다.

그렇지 않고 정권과의 차별화에 급급하여 당내 분란이 지속된다면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 했었다. 이제는 그것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어떤 식으로 합리화 하든 간에 박근혜의원이 한나라당 갈등에 핵심에 있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갈등구조의 핵심이요, 직접적인 당사자가 한나라당 위기의 해법을 찾는 재단사가 될수는 없다.

이는 기존 계파갈등위에 당내 잠재적인 잠룡들과의 새로운 갈등을 빚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또 다른 기폭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한나라당은 그나마 걸었던 작은 기대마저 물건너 가고 마는 것이다.

박근혜 의원 역시 국민과 한나라당 구성원으로 부터 현 정치상황을 초래한 결과에 심판받아야 할 대상이지 자신이 주체가 되어 현 정치상황을 재단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는 않다.

이는 당내 다른 경쟁자들을 고려해 볼때 공정한 게임의 룰이 적용됐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줍짢은 외부인사로 구성된 비대위의 비현실적인 말놀음 잔치에 우선 하기 전에 계파갈등의 해묵은 감정을 털어내는 일이 선결 되어야만 한다.

그 바탕이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대위의 역할이라는 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할 뿐이다.

앞으로 한나라당 비대위가 제시하는 해법이 얼마나 현실적 대안이 도출될지 모르겠으나 당내 역학구도가 무시된 내용이라면 더 큰 불행의 씨앗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이 현 정치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절대적인 인식과 독선적인 태도를 벗어나 당내 대다수가 인정할 수 있는 범계파적인 쇄신위를 구성해서 그 결과에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게임의 룰을 만들어야만 한다.

그것이 한나라당의 살길이요, 가야할 길이다.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구호에 내포된 의미는 기존 한나라당 질서는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악수가 될 수도 있다.

아무리 정치에 대한 국민적 혐오가 극에 달해 있다고 하지만 당장 눈앞의 현실은 외면하고 눈가림 한 채 더 나은 미래로 갈수는 없다.

국민을 앞세운 칼끝이 전가의 보도가 되어 무소불위의 또 다른 권력이 된다면 이는 한나라당의 비극을 예고하는 전주곡이 될 것이다.

앞서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았듯이 국민들의 정치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또 다른 당 내분 현상은 한나라당의 사망을 선고하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지금의 비대위 구성의 주체가 우려스럽다. 칼을 든 강도에게 도끼까지 쥐어주는 꼴이 되어서는 올바른 해법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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