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한국닷컴 김준일 기자]YS 정권 시절 민자당 사무총장을 지낸 황명수 전 국회의원이 있었다. 그의 총장 시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밤늦게 YS로부터 전화가 오면 자다가 벌떡 일어나 부동자세로 항상 전화를 받았다. 그의 행동이 이상스러운 것이 아닐 정도로 충성심은 정가에서도 알아 줄 정도였다.

안 보이는 곳에서 전화를 받는 데 왜 그런 과잉행동을 했을까

그것은 김영삼이란 이름 자체가 권력이었기 때문이다. YS의 목소리는 단순히 안부인사가 아니라 그 자체가 힘이었다.

안 보이지만 그의 위엄과 권위를 과소평가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절대 권력자에겐 이름 자체가 권력인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회종)는 조직원 40여명을 거느리고 서울 강남 일대에서 활동해온 K(50) 씨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추종세력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1978년부터 양은이파 조직원으로 활동하던 인물로 2009년부터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씨(62)의 신임을 얻어 후계자로 일했다.

지난 2005년 가석방된 K씨는 유흥주점을 운영하면서 본격적으로 조양은의 신임을 쌓아갔고 2009년 후계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2010년 서울 역삼동에 건물 2곳을 빌려 속칭 ‘바지사장’을 내세운 불법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 지난해 11월까지 331억원의 매출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K씨는 이 돈으로 양은이파 재건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사건에 ‘양은이파’ 원조 두목 조양은이가 직접 개입한 것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K씨가 양은이파 재건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조폭세계의 유명 브랜드(?) ‘양은이’를 도용했다고 볼 수 있다.

‘양은이’이름만 팔아도 불법 성매매, 불법사채 등 지하경제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갖기 때문이다.

강요죄란 게 있다. 직위를 걸고 은근히 압력을 하면 걸리는 죄다.

정치인이 협박과 강요를 안 해도 “나 누군데‘하며 뭐 좀 알아보라고 기관이나 기업 등에 부탁하는 것도 강요죄에 해당된다.

양은이는 조폭 두목의 이름이다. 이름을 걸고 사실관계를 알아보는 것도 분명 강요죄에 해당되며, 이름을 대고 협박하는 것은 협박죄에 해당된다.

일반인은 “나 양은이요”만 해도 협박으로 느낀다. 깡패가 나서서 하는 일은 “해결사” 역할 밖에 더 있겠는가.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듯이 ’한번 양은이파는 언제 흉기로 바뀔지 모르는 브랜드 파워가 있는 영원한 깡패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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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일 기자  news1@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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