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통일 안보 전영준
전사자들의 가정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을까
전영준 | 승인 2011.12.23 13:28

필자의 아들이 포상휴가를 나와 어제 귀대했다. 4개월간 철원지역의 6.25전사자 유해발굴에 참여한 공으로 나온 휴가다.

아들이 투입된 곳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할아버지가 참여한 그 유명한 ‘사창리전투' 지역이다.

‘사창리전투’는 1951년 4월 중공군 제5차 공세 때 강원도 철원·화천 일대에서 국군 6사단이 중공군 4개 사단을 맞아 치른 방어 전투이다.

중공군의 집중 공격을 받은 6사단은 전사 29명, 실종 1608명의 피해를 입고 경기도 가평까지 철수해야 했다.

우리 국군이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치욕의 전투였다. 부친은 그 전투에서 한 중대가 몰살되는 와중에 10명만 살아남는 한 사람이었다.

살아생전 부친은 나는 인생을 덤으로 산다고 하셨다. 전우들이 나 대신 죽었기에 내가 살아있다며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부친은 이런 험난한 경험을 하셨는지 명예도 돈도 탐내지 않고 무덤덤하게 살다 돌아가셨다.

손자는 할아버지가 참여한 전투에서 전사한 전우들의 유해발굴에 참여하여 그분들이 편안하게 안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들은 남들은 힘들어서 안가겠다고 한 유해발굴단에 참여하였다. 3주간 사전 교육과정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어 군단장 표창을 받았다. 이번에는 모범용사로 뽑혀 연대장 표창을 받았다.

아들은 군대간지 17개월이 되었는데 아직 정기휴가를 나오지 않았다. 4박5일 포상휴가만 두 번 나왔다. 말년에 집중적으로 받아 유학준비를 하겠다고 한단다.

군대는 내일이 없어 건수만 생기면 휴가를 나와야 한다는 이치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들은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한테 철저히 반공교육을 받아 소신있는 반공주의자가 되었다. 이에 고등학교때는 전교조 교사들의 기피 학생으로 찍혀 애로사항을 걲었다.

아들은 고1때 6.25을 소재로한 백일장에서 1등을 하였다. 1등을 한 사람은 서울시가 주최하는 웅변대회에 나갈 자격이 있는 데 전교조 선생은 방해를 하였다. 요모조모 따지는 아들 때문에 그 교사는 나중에 사과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번에 포상휴가 나왔다가 귀대하면서 유해발굴단에 참여한 소감을 글로 남겼다.
 

사람들은 죽음에 관심이 많다. 지금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는 최대의 이슈인 김정일의 사망소식만 봐도 그러한 것을 알 수 있다.

TV, 뉴스, 라디오 등등 모든 방송매체가 연일 그의 죽음과 관련된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 한 사람의 죽음에 이렇게 관심이 많은 것일까?

그것은 바로 죽음은 영원한 기회의 박탈이기 때문이다.

다음 달이면 대한민국 육군 병장이 되는 필자는 지난 8월부터 12월 초까지 6.25 전사자 유해 발굴 파견을 갔다 왔었다.

철원 3사단 지역과 6사단 지역에서 진행된 5군단 유해 발굴 작전은 1천고지 부터 아주 낮은 동산과 같은 고지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진행되었었다.

6.25전쟁 때의 전쟁 현장은 정말 몸서리치도록 비참했다.

미처 탄을 쏘지 못하고 수십 발의 실탄과 박격포탄을 갖은 채로 죽은 전사자, 뼈가 3차례 정도나 부러진 채로 전쟁에 임했던 전사자 등 현장에서 발굴한 완전유해를 보면 정말 끔찍하기 그지없었다.

그 뿐이 아니었다. 3사단 발굴 지역은 할아버지가 참전하셨던 사창리 전투 지역이었는데, 그 곳은 우리가 크게 패배한 지역으로써 중공군의 유품도 굉장히 많이 볼 수 있었다.

그것은 곧 우리 전사자들이 총을 들고 호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밀려오는 중공군을 막지 못하고 비참히 죽어 나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교통호에 놓여져 있던 중공군 깔창이 그러한 상황을 더욱 선명히 보여주고 있었다.

얼마나 무섭고 떨렸을까. 현장에서 직접 유해와 유품을 본 필자는 정말 같은 군인으로써 몸서리 칠 수밖에 없었다.

죽음은 기회의 박탈이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김정일의 죽음에 관심이 많듯이, 작은 사회인 전사자들의 가정도 역시 매일같이 피눈물을 흘리며 살았을 것이다.

물론 우리 사회가 김정일을 애도하고 있기에 이렇게 비유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이 어떤 접근의 관심이던 간에 죽음은 분명히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특히 ‘전사자들의 가정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을까?’ 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우리는 6.25 전사자들의 죽음에 대해 항상 감사해야 한다. 이런 난국 일수록 더욱 감사해야 한다.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를 유산으로 남기고 초라한 유해로 남은 그 분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것에서부터 진정한 애국의 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직접 그분들을 보면서 느낀 이 감사한 마음을 우리 모두가 나눴으면 한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news@bluekoreadot.com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영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최근 이슈기사
화재 진압 중 사고로 숨진 20대 소방관화재 진압 중 사고로 숨진 20대 소방관
우리가 모르는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 실업학교 선린상고우리가 모르는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 실업학교 선린상고
문재인 탈원전 피해는 국민들 피눈물로 돌아와문재인 탈원전 피해는 국민들 피눈물로 돌아와
대한민국 주적은 주사파 운동권이 장악한 민주당대한민국 주적은 주사파 운동권이 장악한 민주당
icon가장 많이 본 기사
기사 댓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동 2가 247 3층  |  TEL : 02-734-4530(代)  |  FAX : 02-734-8530  |  긴급연락처: 010-2755-6850
제호 : 푸른한국닷컴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298  |  창간일 : 2010. 07. 20  |  발행·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영준  |  마케팅이사 : 김혁(010-3928-6913)
Copyright © 2010-2023 푸른한국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ugsum@nate.com.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