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수 리얼콘 칼럼니스트]

한민족 역사에서 가장 무자비하고 폭압적인 독재를 한 父子가 2011.12.17일 그 막을 완전히 내렸다.

그 뒤를 이어 3대가 대를 이었지만, 누구나 알 수 있듯이 불안한 출발일 수 밖에 없다. 폭압적 독재를 한 지배 그룹이 결코 오래간 역사가 없거니와 20년간의 세자 기간을 통해 탄탄한 지위를 확립했던 김정일에 비해 단 2~3년의 기간을 소화했음은 물론 제대로 권력위양을 받지도 못한 김정은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의 최악의 경제사정또한 그들 지배계급에겐 피할 수 없는 화약고다.

고대로 국가가 망하는 경우를 보면, 가장 큰 원인은 결국 자체 내부문제라 하겠다. 그 내부갈등을 틈 타 외부세력의 침략이나 내부의 또 다른 세력의 침탈에 의해 결정적 운명을 맞게 되는 것인데, 그 내부 갈등을 야기하는 단초에는 크게 세가지가 있다.

지배자가 민생을 돌보지 않고 폭압적으로 억누르며 자신의 영달을 구하다가 내부세력이나 외부의 침략을 받아 멸망하는 경우가 있고, 선택의 갈등에서 벌어지는 세력간의 암투로 인한 멸망, 마지막 하나는 축적되어온 부패로 어쩔 수 없이 멸망하는 운명적 사항인 경우다.

우리 고조선의 멸망은 선택의 갈등에서 빚어진 경우인데, 漢 무제의 침략을 잘 막아오던 중에 고조선의 우거왕 내부세력에 의해 피살되고, 이어 계속 고조선을 이끌던 대신 성기를 우거왕의 아들 장 등이 한나라의 꼬드김에 빠져 죽임으로써 결국 고조선은 멸망하게 되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은, 바로 제일 큰 권력자의 상태에 따라 그 나라의 운명은 결정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말기적 증상으로 인해 권력자의 힘이 급격히 약화됨으로써 어쩔수 없이 망하는 경우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경우가 바로 지배자의 폭압 정치다. 후자의 경우엔 또 다른 복수의 피를 부르며 백성들에겐 지울 수 없는 고통으로 남게 된다.

우리 민족보다 주로 중국의 역사를 보면, 최고 권력자의 폭압정치는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악랄하고 교활했으며 운명은 처참했다. 중국 상나라의 주왕은 달기라는 미녀에게 빠져 폭정을 일삼다가 주의 무왕에게 피살되고 상나라는 멸망한다.

우리가 가장 잘 아는 진시황은 타살이 아닌 불노장생을 위해 과용한 수은으로 인해 명을 다했다 하지만, 그 후 폭압의 정치에 시달리던 민생의 폭발로 인해 결국 15년만에 진나라는 어이없이 멸망하게 된다. 또 대표적 폭거를 한 지배자론 수 양제를 들 수 있다.

수백년의 분열 끝에 새로운 시대를 연 아버지 문제의 뒤를 이은 양제는 사치와 강압통치를 일삼다가 고구려 원정실패가 결정적이 되어 결국 30년 만에 왕조는 멸망하게 된다.

위에서 알 수 있듯이, 지도자로 인한 폐해는 그 심각성에서 타 원인을 압도한다. 그만큼 후유증이 클 수 밖에 없다. 맹자가 설파했듯이 군주의 첫 덕목은 바로 측은지심을 바탕으로 백성들을 얼마나 잘 먹여살리느냐에 달려있다. 이러한 지도자의 필수 덕목은 지금도 변치않고 있는 진리다.

북한은 초기 김일성 시대엔 일제로부터 물려받은 공업시설로 인해 남한을 압도하는 경제상황이었지만, 이후 체제유지와 정적 제거에만 몰두함으로써 진정한 사회주의 시대를 열지 못하고 오히려 주체사상이란 고립적 사상을 통해 우물안 개구리로 전락하며 북한 경제의 퇴보를 재촉하고 말았다.

더구나 김일성은 아들에게 제위를 물려주는 고대왕조식의 통치를 계획함으로써 진정한 지도자를 북한주민에게 선사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뒤를 이은 김정일은 한마디로 한민족 역사상 최악의 통치자로 손색이 없다. 그 자신의 성품이 어떠하든지간에, 그가 북한주민들에게 준 최악의 선물은 바로 탄압과 아사였다.

또한 역으로 핵개발을 통해 체제유지와 물자지원을 구걸하는 거지 국가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지구 상에서 찾기 힘든 벼랑끝 전술은 인민들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단초가 되었으며 정치범 수용소를 만들어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악행을 자행하게 만들었다.

김정일은 왜 이런 폭압통치를 감행했는가, 정답은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그는 오직 편안한 자신만의 권력 유지가 존재이유였기 때문이다. 측은지심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말이다.

남한의 또 다른 지도자... 좌파들이 열심히 독재자라 하며 떠드는 인물이 바로 박정희 대통령이다. 물론 그도 권력장악을 위해 노력했음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항이다.

문제는 이것이다. 좌파들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잣대를 박 대통령에겐 열심히 갖다 댄다. 하지만, 김일성이나 김정일에겐 아예 그러한 잣대를 갖다댈 생각조차 안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통치자의 의도에 빗나가는 행위에 위해를 가하거나 전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통치행위에 경종을 가하며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 것은 당연한 우리의 생각이다.

하지만, 좌파들은 이러한 기준을 북한의 두 父子에겐 겨눌 생각조차 없어 비합리성과 비일관성을 견지하고 있으며 오히려 남북화해란 명목으로 이를 도리어 눈감아 주거나 인정하는 어처구니없는 작태를 보임으로써 남남갈등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의 인권에는 조금의 틈도 비집고 헤쳐보겠다는 논리지만, 북한의 더욱 심각한 인권에 대해선 눈을 감는 어처구니 없는 비인간적인 면을 갖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대한민국 종복좌파의 현실이다.

박 대통령이 독재적 모습을 보였는데도, 아직도 그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유는 그 독재의 순기능을 얼마나 잘 구현했는가가 아니겠나?

박대통령의 독재와 북한 두 부자의 독재는 상상키 어려울 정도로 다른 것이 아니겠나? 우리가 인권을 외칠 수 있는 그 바탕이야말로 진정한 인권이 있는 곳이 아니겠나?

현재 대한민국이 수출입에서 1조달러를 달성하고 있을때, 북한의 김정일은 탈북을 해야 할 정도로 최악의 경제를 만들어 놓고 갔다. 그 기반엔 독재라는 악수로 최단기간에 이룬 성과에는 박대통령의 강한 신념이 있었음을 평가해야 할 것이다.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란 고집이 잘 말해주고 있다.

독재를 비호해야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것은 국가의 기틀이 만들어질때 나타날 수 있는 하나의 악습이라는 변명도 아니다. 문제는 독재라는 틀을 남북의 지도자들은 다르게 사용했다는 것이다.

오직 권력 뿐이냐 아니면 권력을 바탕으로 국가의 백년대계를 이루느냐는 것은 어디까지나 지도자의 몫이다.

그 지도자의 통치 과정에서 발생한 폐단을 결코 간과할 수는 없지만, 결국 이룬 것이 우리의 큰 재산이 되고 있다면 그것으로 그를 인정하면 되는 것이고 또 다른 미래를 위해 잘 가꾸어가면 되는 것이다. 진시황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엇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하다.

그 폭압으로 민생은 파탄이었지만, 각종 제도를 통일하고 크롬도금을 했을 정도로 강한 기술력을 보유하며 중국 漢민족의 대국의 기틀을 마련한 지배자였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때의 폭압정치를 잘 순화하고 발전시킨 漢나라의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하겠다. 우리나라도 박 대통령 이후 그 기반위에서 잘 발전시킨 지도자들로 인해 무역 1조달러가 달성된게 아니겠나?

북한의 김정일이 이제 떠남으로써 그 삼부자의 운명도 이제 그 끝이 보이는 것 같다.

중국 진시황과 2세황제 호해의 모든 폭정을 덮어쓰고 살해된 3세 황제 자영의 교훈을 생각해 본다면, 북한의 계속되는 3세 세습왕조의 머리 위에 떠도는 검은 구름과 주위를 휘감는 회오리가 뜻하는 바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북한 김정은 체제가 북한인민을 위해 분투하지 못하고 또다시 과거의 길을 답습하거나 그럴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면, 그렇지만 韓민족의 운은 아직 살아있다면, 김정은 체제의 운명은 그 끝이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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