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물고기가 물속에 있을 때는 물의 덕을 못 느끼지만 물 밖으로 벗어나면 치명적인 것처럼 정직도 또한 그러하다.

오늘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밤마다 잠을 못 이루고 전전반측하는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영어의 몸이 되고. 극단으로 치닫는가? 오직 하나 정직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자유케 하는 것은「진리」이지만 정직도 사람을 자유케 한다. 중국 명나라 말기 셰익스피어에 비견된다는 글쟁이 탕현조의 성세항언 권 13에는「본디 양심에 거리끼는 일을 하지 않으니, 깊은 밤 문 두드리는 소리에도 겁나지 않네.」라는 대목이 있는데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의 속내를 반어적으로 정확하게 드러내는 말일 것이다.

꼭 적군이 둘러싸야만 사면초가(四面楚歌)라 하지 않는다. 정직하지 못하면 사면초가로 느끼는 것이다. 꼭 전장에서만 바람소리와 학 울음소리가 적군의 호각소리로 들리고 나무와 풀이 적병으로 보이는 것은 아니다.

정직하지 못하면 바람소리나 학의 울음소리조차도 적군의 호각소리로 들리고 나무와 풀도 적병으로 보이는 것이다.

정직하기로는 돈 없고 빽 없는 무지렁이들이 해야 한다. 정직 외에는 딴 방어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정직하기로는 큰 뜻을 품은 사람들이 해야 한다. 자칫하면 그 꿈이 날라 갈 것이기 때문이다.

정직하기로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더욱 해야 한다. 높은 자리는 바람을 많이 타는데 정직이 바람을 비껴가게 하기 때문이다.

정직하기로는 권위를 내세우고 존경을 받으려는 사람이 그래야 한다. 정직한 사람에게 권위와 존경이 없을 수 있지만 정직하지 않고서는 권위와 존경이 없기 때문이다.

정직은 난세에 더욱 두드러지니 언제 구밀복검(口蜜腹劍)으로 찌르고 소리장도(笑裏藏刀)로 자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렇게「정직」은 사람을 자유케 하지만 또 천상의 세계로 인도하고 자연의 소리를 듣게 한다. 우리나라 법전스님이 쓴「누구 없는가.」라는 자서전에 보면「정직과 성실이 곧 천국이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는 정직해야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메시지인 동시에 하늘나라는 정직한 마음 자체라는 선언일 것이다.

우리는 사랑이나 애국이 밖에 있고 거창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온화한 눈빛이나 온화한 얼굴이 보시(布施)고 사랑인 것처럼 정직도 그 자체가 보시이고 사랑이고 애국이고 구원인 것이다.

사람이 정직하다는 것은 자유를 만끽하면서 인생의 대체(大體) 을 알았다고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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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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