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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춘호 리얼콘 칼럼니스트]

어느 한 겨울 날 노숙자들은 오늘도 변함없이 역으로 2~3명씩 모여들어 한쪽에는 종이 박스를 깔아 잠자리를 마련해 놓고 한쪽 옆에는 신문지를 깔아 술판을 벌이기 시작한다.

술판이라고 해도 소주 대여섯 병에 안주는 컵라면이나 주변 인근 가게에서 구입을 한 것인지 구걸을 한 것인지 불분명한 순댓국을 한 그릇 놓고 십여 명이 모여 들어 잡담을 하며 소주잔을 기울인다.

늘 보아왔던 풍경이기에 별다른 관심을 끌지는 못했지만 추운 겨울에 그 사람들도 쉬고 수면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면 어떠할까 생각해 본다.

후에 들은 얘기로는 노숙자들은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이 대부분이라 경제 활동을 하기가 어렵고 또 구걸과 노숙이 몸에 익숙해져 틀에 얽매이기를 싫어하고 일자리와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을 마다하는 사람들이다.

그냥 길거리로 나와서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여 몇 푼 얻은 돈으로 하루하루를 소주잔을 기울이며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확인 할 길은 없지만 예전의 자기가 누린 영화에 대하여 얘기하는 것으로 소일거리를 하며 대부분이 하루를 마무리 한다.

정부는 노숙자가 계속 증가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됨에 따라 위기감을 느끼고 정책적으로 주민등록 말소자들을 위해 주민등록말소 해지를 시켜 주었고 작년 10월에는 거주불명등록자라는 명칭으로 투표를 할 수 있는 법도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것에는 전혀 무관심하고 단지 소주한잔을 위해 구걸과 무료급식소 앞에 줄서기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주민등록이라는 것은 한국인으로서의 기본 인권과 신분을 인정받는 증명서이기에 취업 활동이나 하다못해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필요한 것인데 그들이 포기하는 이유는 구걸로써 의식주 해결이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그들이 만족 할 만큼 충족이 되기에 신분증을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고 그리고 오랜 노숙을 통해 생겨난 귀차니즘 때문에 만사가 귀찮아 간단한 움직임 조차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생각지 못하는 것이 있으니 주민등록이 없는 사람이 죽는다면 어떠할까?

한 마디로 개죽음이다. 주민등록이 -꼭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방법이 없으니 사용 할 수밖에 없음 - 없는 사람은 사람으로서 등재가 되어 있지 않기에 어디에서도 그를 증명 할 수 있는 법적 근거 자료가 없다.

따라서, 누군가 그들 중 한명에게 상해를 입힌다 해도 처벌하기가 어려운 것이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쉬운 얘기로 인간이지만 동물 대접을 받는다고 보아야 한다는 얘기다.

일례로 몇 년 전에 있었던 사건인데 노숙자 한명이 모역에서 노숙을 위에 바닥에 누운 상태였는데 역의 셔터가 고장이나 천장 높이에서 떨어지며 그 노숙자의 머리에 부딪혀 참변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사람의 신분을 알아 낼 수 있는 어떠한 증명서나 증빙서류가 없기에 결국에는 무연고로 처리 되며 그의 사체는 대학 병원의 교보제로 쓰이는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 되었다고 전해 들었다.

살아서는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 했다지만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연락이 가능한 가족과 지인들이 있어 그들이 모여 추모만이라도 해준다면 그토록 외롭고 슬픈 죽음은 아닐 것을 망자의 성명조차 모르니 누구에게 연락을 할 수 있겠는가.

한때의 사업실패나 생활이 힘들어 자의반 타의반으로 노숙자가 된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잠깐의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고 인생을 자포자기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도 우리가 살날이 많이 남았고 사람이 동물과 구별되는 것은 동물은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하면 포기하지만 사람은 어려울수록 더욱 슬기로운 지혜와 위기를 극복 할 수 있는 용기를 발휘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사람인 것이다.

정부에서도 노숙자들을 위한 여러 가지 좋은 정책을 만들고 내 놓고 있으니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서 운영하는 기관에 문의를 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게 일자리와 거주할 주거지까지 마련을 프로그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다시 한 번 인생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떤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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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춘호  vanish119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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