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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맹과 정진상, 정진상과 경기동부연합 그리고 이재명②
길도형 | 승인 2022.11.22 17:22
이재명 변호사, 사노맹의 끈 떨어진 정진상의 손을 잡다.
 
[길도형 장수하늘소 대표] ​1995년 정진상은 전남 고흥 나로도 출신 김인섭의 소개로 이재명을 소개받는다. 김인섭은 정동영과 절친한 인물로 알려졌다. 나로도 출신 김인섭은 성남에서 나로도 횟집을 운영하며 호남계 정치인들의 정치 활동을 후원한 만큼 정동영과의 인연 또한 자연스러웠다. 이재명이 정동영 선거운동을 도우며 정치권에 안착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으로 출마한 이재명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고흥 나로도 출신 김인섭의 소개로 알게 된 정동영을 통해 정치권에 발을 들인 이재명은 이후 줄곧 정동영계로 분류됐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김인섭의 소개로 이재명과 인연이 맺어진 정진상은 1995년 창립한 '성남시민모임'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며 역시 모임의 회원인 이재명 변호사와 더욱 가까워졌다. 이후 이재명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며 사무장까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창립 10년 만에 성남시민모임은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로 명칭을 바꾸고 자발적 시민모임의 정치적 성격이 강화되어 갔다.
 
그 과정에서 정진상은 성남의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에도 적극 활동하며 친노 그룹의 핵심 유시민과도 함께 활동하게 된다. '참여민주주의와 생활정치연대(참정연)' 활동을 일정 기간 같이했으나, 2003년 11월 정진상은 참정연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낸 성명을 통해서 "유시민 의원 등 신당 올인파의 독선적이고 일방적 행태에 날개를 달아준 결과 개혁국민정당(개혁당)의 순수한 정치 실험만 팽 당하는 꼴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진상은 결국 신당에 올인을 선언하며 '개혁국민정당(개혁당)'을 내세워 독자 노선을 고집한 유시민의 행보에 반발하며 2003년 8월 개혁당과 갈라섰다. 친노 그룹이 분화하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개혁당은 유시민, 문성근 등 친노 인사들이 주축이 되어 2002년 설립한 정당으로, 한 마디로 노무현을 지키기 위한 정치 결사체였다. 참정연, 즉 '참여민주주의와 생활정치연대'는 이러한 개혁당 소속 인물들이 모여 만든 전국 단위 모임이다. 정진상을 비롯한 성남 지역 인물이 핵심 멤버였고, 정진상은 영입 등의 역할을 맡았다. 정진상을 비롯한 참정연의 핵심 멤버들은 줄곧 개혁당은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본연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개혁국민정당 의원 시절 유시민,우)유시민,정진상,이재명
'개혁국민정당(개혁당)'을 내세워 독자 노선을 고집한 유시민은 2003년 4월 재보궐 선거를 통해 고양갑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 그리고 이듬해 열린 17대 총선에서도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하여 당선되며 개혁당 독자노선을 고집하며 2003년 8월 정진상 등 참정연 성남 지역 핵심 멤버들과 갈라선 의미를 무색케 했다.

유시민의 이러한 행보는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그대로 이어져 친노 그룹을 급격하게 분화시켰으며, 2007년 대선에서 자당 대통령 후보 정동영을 비토하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대패하는 결과로 이어졌고, 이는 결국 노무현의 자살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시 이재명은 정동영 후보의 선대본에서 적극 활약했으나 대패를 막을 수 없었다.
 
개혁당과 갈라선 정진상은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오마이뉴스'와 '성남투데이'의 시민기자로 활동했다. 당시 정진상이 쓴 기사는 주로 성남 지역의 현안 문제들,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생활정치와 관련된 것이었다. 특히 이재명 변호사의 활동을 담은 기사들은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며 정진상을 사무장으로 데리고 있던 이재명이 본인의 블로그에 공유하며 홍보에 활용했다.
 
​정진상의 호가호위, 별정직 6급 실장을 두려워한 성남시 공무원들
 
2000년대 말 이재명이 민주당 경기 성남 분당갑지역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을 때 이재명은 정진상을 간사로 임명했고, 2010년 이재명이 성남시장에 당선되자 성남시 총무과 정책실장(별정직 6급)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정진상은 지역의 이름없는 활동가이자 무명의 시민기자였다.
 
정진상이 정치권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이재명이 성남시장에 당선되면서부터다. 그런데 묘한 일이 일어났다. 그래 봐야 별정직 총무과 6급 공무원일 뿐인 정진상이 성남시 공무원들의 상전으로 군림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정진상의 방자함은 이재명의 모든 것을 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무원들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10여 년에 걸친 지역 시민운동을 통해 성남에서 인지도를 쌓은 이재명은 2006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성남시장에 출마했다 낙선했고 2008년 총선에서 분당갑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 또 한 번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두 번의 실패는 이재명으로서는 커다란 자산의 축적이었다. 그러는 동안 지역의 시민운동을 주도해오거나 상징적 위치에 있던 인물들과 동지적 유대를 쌓았다. 물론 성남의 조직폭력배들을 변호해 주며 그들과의 인맥도 구축해 나갔다.
 
그리고 2010년 마침내 민선 5기 성남시장에 당선된다. 이때 이재명 당선에는 성남 시민운동단체들의 연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시민운동단체 연합은 2012년 총선에서 '성남원탁회의'로 재등장한다. 이재명을 성남시장 후보로 올렸지만 열린우리당의 힘만으로는 당선이 결코 녹록치 않았다. 어떻든 좌익 운동권 세력이 성남시장을 가져와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후보단일화를 적극 추진했다.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재명과 부인 김혜경이 축하 화환을 목에 걸고 승리의 만세를 부르고 있다. 정진상이란 존재가 정치권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기도 하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결국 야권의 세가 확실한 열린우리당 후보를 내세우고 여타 좌익 진보 정당들이 양보 협력하는 방식으로 결론을 도출했다. 열린우리당의 최대 걸림돌인 당시 민주노동당의 양보와 협력이 절대적이었다. 그 대신 민주노동당 김미희 후보가 양보하는 대신 선대본부장과 시장인수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유시민의 개혁당 세력과 결별하고 경기동부연합의 손을 잡다.
 
​그 과정에서 정진상이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의 개혁당과 결별 후 기회만 있으면 유시민의 독단과 독선을 비난해온 정진상은 성남 참정연 활동과 성남투데이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경기동부연합 주요 인물들을 알게 되고 동지적 관계로까지 발전한다. 그런 관계를 토대로 이석기 등 경기동부연합 핵심뿐 아니라 이재학, 박석운, 김상근 등 지역의 좌익 인사들까지 이재명을 지지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2년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통합진보당 후보들과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공동대표. 이석기는 경기동부연합의 리더로서 정진상을 매개로 하고 박석운 등 종북 성향의 시민단체 주요 인물들을 결합시켜 이재명과의 후보단일화를 성사시켰다.
 
물론 후보는 다수당 대세의 이재명이 맡고, 선거 캠프 및 인수위의 지휘 및 실무는 김미희 등 경기동부연합 조직원들이 대거 참여하고 그들과 이념적 정체성을 공유하는 이재명 변호사 사무실의 정진상과 김현지도 동지로서 함께했다.
 
2012년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통합진보당 후보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공동대표.
이는 사노맹의 핵심 조직원으로서 경기동부연합 멤버들과 운동의 결이 완전히 달랐던 정진상이 종북 주사파의 입장을 수용했으며 그들과 동지적으로 연결되었음을 뜻했다. 이런 입장변화는 사노맹이 완전히 와해, 해체된 이후로 그 존재감 자체가 없어진 데에 원인이 큰 것으로 보인다. 사회운동이라는 것도 결국은 조직이 살아 있어야 그 정체성도 지속해 갈 수 있다는 원칙론으로 봤을 때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재명은 그렇게 정진상을 매개로 해서 사노맹과 관계 맺어진 데 이어 이석기의 경기동부연합과도 조직적, 이념적으로 결합됐다. 이재명은 재선 시장 8년 동안 성남시청과 그 산하 기관들을 좌파들의 학습장이자 돈벌이 공간으로 만들었다. 좌파 성향의 인문학자, 정치인, 사회운동가, 연예인들이 성남에 와서 강의를 하고 강연을 했다. 진중권과 김제동도 주요 강연진이었다.
 
​그 중에는 조국도 있었다. 종북 주사파 경기동부연합과 껄끄러운 관계일 것으로 여겨진 조국이 성남시 산하 문화센터 등에서 마련한 강좌와 토크쇼에 단골 강사 또는 강연자로 초빙됐다. 사노맹 동지 정진상의 역할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정진상은 재선 시장 이재명이 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차기 시장을 간택할 때 한 번 더 결정적 역할을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들대로 통진당 해산의 아픔을 겪은 경기동부연합 세력은 또 그들대로 다음 시장이 자기들 몫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경기동부연합은 이번에도 세에서 밀리며 대통령비서실 여성가족비서관 은수미에게 시장 후보를 양보해야 했다. 부친이 해병대 중령 출신인 은수미는 당시까지만 해도 성남과 아무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공천 과정에서 낙하산으로 성남에 낙점됐는데 이재명의 강력한 추천이 결정적이었고, 막후에는 사노맹 동지 정진상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성남 시민단체 및 경기동부연합과의 조율에도 정진상이 적극 나섰다는 후문이다.
 
​정진상, 옛 동지를 적극 활용했고, 결정적인 순간 희생양 삼다
 
이렇게 과학적 사회주의를 표방한 사노맹과 유일 수령론을 표방한 종북 주사파의 맹주 이석기의 경기동부연합은 이재명과 정진상을 고리로 정치적 이익을 공유했다. 한 마디로 이익과 권력 앞에 잡탕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이석기의 경기동부연합은 자기 정체성을 지켜내며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에 처한 이재명의 마지막 생명선 역할을 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결국 사노맹 핵심 조직원 정진상은 이재명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시장부터 도지사를 거쳐 대통령 후보로까지 옹립하는 데 있어서 옛 동지들을 적극 활용했고, 결정적 순간 희생양 삼은 셈이다. 조국을 통해 이재명의 지명도를 끌어 올렸지만 조국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을 저지한 것도 실은 이재명이고, 성남시 관련 비리를 은수미 선에서 종결짓고 이재명 자신은 대통령이 되고자 했고 될 것이라 확신 했던 것이다.
조국과 이재명의 다정한 모습.
조국과 은수미.
사노맹 핵심 조직원 정진상은 이재명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시장부터 도지사를 거쳐 대통령 후보로까지 옹립하는 데 있어서 옛 동지들을 적극 활용했다. 결정적인 순간 희생양 삼은 셈이다. 조국을 통해 이재명의 지명도를 끌어 올렸지만 조국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 걸 막은 것도 이재명 측이고, 성남시 관련 비리를 은수미 선에서 종결짓고 이재명 자신은 대통령이 되고자 했다.
 
그러나 이석기의 경기동부연합은 연합에 적극적이고 이재명과 연대해서 투쟁했지만 주체혁명노선의 지도이념을 우선하며 불가근 불가원의 원칙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켜갈 것으로 보인다. 2012년 통진당 해산 사태도 그들로서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현재 전과 4범에 소년범 출신 이재명이 대한민국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
 
​이재명은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실형을 살 때 살더라도 최측근 장자방 정진상과 김현지, 전략적 제휴와 이념의 동지 이석기와 김미희, 나아가 민주노총 지도부와의 관계며 그들과 무엇을 꿈꾸고 모의했는지, 그렇게 해서 실현하려고 했던 세상이 무엇이었는지 고백해야 한다.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변호사를 거쳐 시장과 도지사, 대통령 후보에 이어 당 대표까지 한 소년범 출신으로서 대한민국이 제공한 최고의 은혜마저 배신과 반역으로 갚은 자로서의 마지막 의무다.
 
김용과 정진상 등 최측근이 구속되고 이재명 자신도 검찰 수사와 구속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재명은 '씹다 버린 껌' 조국을 재활용하려는 낌새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당권을 조국에게 잠시 양도함으로써 이후 정치적 재기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조국은 자신이 씹다 버린 껌이란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재판을 앞둔 현재의 고립된 상황을 어떤 식으로든 타개하기 위해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는 난센스다. 사노맹 지도부 출신들의 강남좌파, 패션좌파적 정체성과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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