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수 리얼콘 칼럼니스트]

이명박 정부가 출범 후 좌파들에게 조롱받고 우파들 사이에서 논란거리였던 중도~!이제 그 최종 보고서를 써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과연, 중도(정치)는 어떤 의미인가? 중용과는 같은가? 다른가?

중도(中道)는 원래 불교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바른 도리를 말하는 것으로 결국 공(空)을 일컫는 말이다. 정치적 의미로 중도주의(中道主義)가 있다. 여기서는 이 중도주의를 중도라 칭할 것이다.

중도주의란 좌나 우에도 기울지 않는 정책 혹은 정치를 말한다. 이것은 양당제보다는 다당제나 연립정권에서 보다 큰 가치가 있는데, 우리나라 같은 양당제에서의 중도주의 거론은 어설픈 당리당략적 성격이 강하다.

현대 민주주의의 상징인 미국에는 공화당이란 보수정당과 민주당이란 진보적 정당이 있다. 물론 제3의 정당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세력은 미미하다.

양 정당은 그 뿌리는 하나지만, 휘그당으로 분리된 연방파가 공화당으로 바뀌면서 양대 정당이 본격 출현하게 되었다.

꼬끼리로 상징되는 공화당(링컨)은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북부,서부가 주축이었고, 당나귀로 상징되는 민주당(T.제퍼슨)은 반연방파로서 남부의 노예제도를 찬성하던 농업지대가 그 기반이었다.

사실, 이러한 미국에서 중도란 말을 섣불리 쓸 수 없다. 그 지지를 받는 기반을 존중해야 하고 그것은 신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종의 도가니인 미국에서 정치문화는 복합적이며 합리적이고 경험적 정치문화다. 공화당에도 진보적 정치인, 민주당에도 다소 보수적 정치인이 혼재되어 있는 것은 우리와 비슷하지만, 중도라는 어설픈 이념으로 그들의 색깔을 퇴색시키진 않는다.

여기서 잠깐 중용(中庸)의 의미를 알아보자.

'중용'은 '예기(禮記)'라는 책의 한 편이다.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기초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보충과 해설이 더해져 탄생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중국 고대 사서 중 하나다. 기울지 않으면 中이요 변하지 않으면 庸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한쪽에 치우치거나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평상의 이치라 할 것이다. 도덕적 본성이 인간의 욕심을 잘 다스려 궁극적으로 사실과 진리에 맞게 최적화하는 것이 진정한 道를 향한 본 뜻이다.

여기서 중도주의와 중용 간의 의미 차이는 분명해 보인다.

중도주의는 정치적으로 좌,우를 모두 아우르겠다는 혼합 혼재식의 산술적 기계적 중간적 의미지만, 중용처럼 최적화 개념은 아닌 것이다.

중용처럼 누구의 접근과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적절하고 합리적이고 경험적 판단에 의한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실패의 원인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중도를 거론할 때 좌파적 조봉암,여운형 우파적 김규식 등을 들먹이기도 한다.

한국의 중도는 역사적으로 내부적 개혁을 제시한 적은 있지만, 제대로 이를 실천할 토양이 안되었다.

IMF 사태 해결에 직면한 김대중 정부를 진보적 중도라 하는 자도 있지만, 경제적 측면에서 우파의 정책을 도입했던 것이고 타 분야에서의 좌파적 성향은 뚜렷했기에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배부른 좌파정권이란 말이 맞겠다.

이명박 정부는 초기 촛불정국에서 일시적 타격을 받으면서 원래 실용이라는 노선에 중도란 말을 더하며 좌파에 구애를 청했다.

우파인 이명박 정부가 좌파들을 대거 유입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300~400백만명의 부동층 대부분은 약한 보수적 성향이란 것을 간파하지 못한 것은 물론 좌파적 성향자들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자들이란 것을 알지 못했다.

현재의 좌파들은 한미FTA 비준 반대, 사회혼란 유도 등으로 그동안 자신들에게 구애하던 이명박정부를 철저히 깔아뭉게는 작전에 투입되고 있다.

어디까지나 너는 우파, 나는 좌파란 철저한 자기 인식을 통해 스스로가 거대담론을 맹신하며 심취해 이 사회의 진정한 모습에 파괴적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사실, 취임시에 미국으로부터 날라든 글로벌 세계경제 위기부터 현재의 유럽 재정위기까지 이명박 정부는 선방하고 있다.

이러한 외풍을 막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게 돌을 던지는 자들은 과연 얼마나 이 대한민국을 위하는 자들인가?

내치에 둔감 했다기 보다는 외치에 정신이 없었다는 게 맞을 것이다. 세계적 신용평가기관(피치 등)이 신용등급 전망 상승을 발표하고 있고, 에릭슈미트 구글 회장이나 빌게이츠 등 세계적 기업가들이 우리 대한민국의 저력을 칭찬하고 있다.

이들이 우리에게 뭐 받을게 있어 이러겠나? 외국인이 보는 우리가 가장 정확한 판단이다.

따라서, 현 이명박 정부에게 각인되는 정치적 교훈은 뼈저리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의 어설픈 중도는 도리어 정권에 부담만 주는 기막히고 결정적인(?) 우를 범한 꼴이 되었다.

현재의 상태에서 중도주의 자체는 물론 비록 중용과도 잘 조화된 정치라도 그 실현은 쉽지 않은데 말이다.

집단적이고 참여적 민주주의가 강해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국민 스스로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면, 중용적 중도를 실현할 국가적 토양을 국민 스스로 만들어야 할 책무를 아직 느끼지 못하는 게 아쉽기만 하다.

앞으로 우파의 갈림길은 철저한 자기 반성과 진정한 자기 본 모습을 찾는 것에 있다.

이것은 중용적 중도주의와 그 맥을 같이 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철저한 법치주의와 공동체에 기인한 따뜻한 보수주의를 기반으로, 통일을 대비한 북한과의 헤게모니에서 승리해야 한다.

또한, 민생을 보호하기 위해 폭력에 대항한 엄정한 법집행, 보다 심층화되고 경험적인 복지와 기업엔진동력 확보, 4개의 강대국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도의 외교 전술 등. 그동안 보수를 잘 못 알고 있는 국민들에게 진정한 보수의 향기를 내뿜어 미래의 비전을 갖도록 해야 한다.

미래를 위해선 어설픈 중도주의가 아닌 진정한 중용의 가치를 담는 확고하고 최적화된 정치를 펴는 것이 현 분단 대한민국에서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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