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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백 투표함에 대리 수거 확진자 투표 아수라장
서원일 | 승인 2022.03.06 20:25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 이틀째인 5일 오후 광주 서구 학생교육문화회관에 마련된 상무1동 사전투표소에서 확진·격리자들이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기표소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비밀투표 맞나" "동네 반장 선거인 줄"…선관위 준비 부족에 곳곳 고성
'부정투표' 우려 항의 줄이어…SNS에 '부정선거' 해시태그·현장 고발 사진도 등장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오후 5시부터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들의 사전투표가 시작됐지만, 준비 부족과 복잡한 절차로 인한 지연과 혼선이 빚어져 투표소 곳곳이 아수라장이 됐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러 나온 확진자들은 강풍과 미세먼지 속에서 1∼2시간씩 대기하며 증세가 악화할까 불안에 떨어야 했다. 수도권의 한 지역에서는 기다리다 쓰러지는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대선 투표관리 특별대책에 따르면 확진·격리 유권자들은 투표 안내 문자 메시지나 입원·격리 통지서 등을 제시해 투표사무원에게 자신이 확진자임을 확인받아야 한다.
 
또 접촉을 피하려고 신분증과 지문 스캔 대신 선거인 본인 여부 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해 투표용지 인쇄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서울역 투표소에서는 오후 6시까지 투표를 끝낸 확진자가 4명에 불과했을 정도였다. 곳곳에서 "빨리 좀 해주세요", "아픈 사람들 세워 놓고 뭐 하는 짓이냐" 등 항의가 속출했다. 투표안내원들도 확진자용 야외 임시투표소와 역사 내 3층 사전투표소를 오가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용산구 한강로동 투표소에서도 확진자용 기표소가 하나밖에 없어 대기 줄이 늘어졌고 부모와 함께 온 자녀가 지쳐 엄마 품에 쓰러지자 직원이 투표 순서를 앞당겨주기도 했다.
 
또 확진자용 임시 기표소에는 따로 투표함이 없고, 참관인이 박스나 쇼핑백 등을 이용해 기표용지를 대리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자 부정선거 우려가 있다는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투표가 중단되기도 하면서 투표 진행이 더 지연됐다.
 
서초1동주민센터 투표소에서는 참관인이 감염 우려를 들어 참관을 거부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한 유권자가 "그럼 투표함을 우리가 보이는 곳에 옮기라"고 항의했고 투표 관리자는 "투표함은 랜선으로 연결돼 옮길 수 없다"고 난처해했다. 또 다른 유권자는 1층에서 투표한 뒤 직접 3층에 있는 투표함에 용지를 넣기도 했다.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5일 부산 해운대구 한 사전투표소 측이 준비한 확진자·격리자용 투표용지 종이박스. 연합뉴스
동선 관리도 제대로 되지 못했다.
 
잠실2동주민센터 투표소에서는 확진자 투표 대기자와 비확진자 투표 완료자의 동선이 일부 겹쳐 여기저기 소란이 발생했다. 결국 10분가량이 지나서야 안내판이 새로 설치됐지만, 그 사이 확진자 투표 대기 줄이 투표소에서 약 200m 떨어진 잠실새내역 8번 출구 앞까지 늘어졌다.
 
종로의 한 투표소 앞에서는 확진자 수십 명이 길에서 대기하자 인근 식당 사장이 나와 "확진자들을 왜 여기 줄 세우냐. 장사 망칠 일 있냐"고 항의해 확진자들이 맞은편 길로 이동하기도 했다.
 
참관인들도 감염 우려에 분통을 터뜨렸다.
 
강서구의 한 투표소에서는 업무를 보던 참관인들이 "확진자들이 200명씩 들어오는데 우리에 대한 보호는 하나도 없었다. 같이 죽으라는 거냐. 구청을 고발하겠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송파구 한 투표소에 나온 참관인은 "우리도 확진자 투표가 오후 5∼6시에 진행되는 것을 반대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것을 알고 선관위에 보고를 올렸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온라인에서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현장을 고발하는 사진을 올리거나 '#부정선거' 해시태그와 함께 비판한 글이 넘치고 있다.
 
인스타그램 아이디 'oht****'는 "확진자가 200명 넘게 다닥다닥 붙어있으면서, 다들 추워서 기침을 했다. 투표용지 봉투는 밀봉하지 않고 가져가더니 그냥 가라고 했다. 누가 당선이 되든 논란이 일 듯"이라고 덧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투표용지 봉투에 자신의 이름이 써있는 사진을 올리며 "비밀투표가 맞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jdh*****'는 "개인정보 동의서에 서명하래서 했는데 코로나19 양성 문자도 확인 안 하고 일회용 장갑과 소독제도 안 줬다. 신분증은 나중에 한꺼번에 걷어가 순서가 섞이고, 투표함은 없고, 동네 반장선거인 줄 알았다"고 적었다.
 
'jang****'는 확진자들이 투표한 용지를 우체국 택배 박스 같은 곳에 넣었다가 쇼핑백으로 담아 옮기는 사진을, 현장에서 투표자들이 항의해 경찰이 출동했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한편 확진자와 격리자는 본투표일인 오는 9일에는 오후 6시부터 7시 30분까지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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