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상도동 김 前대통령의 자택 진입로 입구에서 고엽제전우회·라이트코리아·녹색전국연합·미래청년연합 등 자유진영 단체 회원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군사독재의 원흉"이라고 비방한 김영삼 前대통령을 규탄하는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역대 가장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영삼이 가장 업적이 많은 박정희 대통령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며 “재임 중 좌파세력의 숙주 노릇을 해 온 그가 앞뒤 분별없는 망발을 해댄 것”이라고 김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러나 이들의 생각은 틀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이회창 당시 후보의 정치력 미숙과 DJP 연합에 따른 선거지형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이회창 총재는 이인제 의원의 출마를 막지 못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화형식을 방치해 PK표가 이인제 후보로 가는 데 역할을 했다.

이회창 총재는 DJP 연합을 막지 못했다.

주위 참모들이 JP한테 찾아가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라는 조언에 당시 자민련을 탈당해 한나라당에 입당한 김용환 전 의원 등 반 JP세력들의 거센 반발에 ‘지역등권론’을 명분으로 세운 DJP연합을 방치했다. 결국은 30여만 차이로 패배했다.

이인제 출마를 방치했다고 하는 데 그건 정치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이인제가 불출마했다고 그 표가 모두 이회창 당시 후보에 갔다고 보지 않는다. 2002년 보수성향의 정몽준 후보가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에 실패했다. 그렇다면 그 표가 모두 당시 이회창 후보에 와야 하는 데 그 표의 절반이상은 노 후보한테 갔다.

1992년 대선도 마찬가지다. 김영삼 당시 후보가 김대중 후보를 200만표 차로 이겼지만 정주영 후보도 380만표 정도 득표했으며 박찬종 후보도 150만표 정도 득표했다. 그렇다면 반 YS, 반 DJ표가 530만표 정도였다. 그 표는 중도보수 표로 역대 어느 선거에서도 존재했다.

1997년 15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인제 후보는 490만표 득표했다. 이 표도 분석해 보면 반 이회창, 반 김대중 표였다. 양 극단을 싫어하는 표다. 극단적인 이념도 싫고, 정당과 이념을 뛰어넘는 후보개인의 호감, 특정지역에 협오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표라 볼 수 있다.

2002년도 대통령 선거도 이회창 후보 측의 선거전략 실패

마찬가지다. 이회창 후보는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 등을 3김청산의 대상으로 삼았고 노무현 후보는 YS를 찾아가 도와달라고 간청을 했다.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인간적으로 매력있는 사람으로 더 호평을 받았다. 노 후보는 JP한테도 방문해 극존칭의 호칭을 받으며 JP를 중립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당시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함으로서 이미지를 제고한 것과 달리, 이회창 후보는 사람 영입에 있어 실패를 거듭했다.

JP는 중립을 선언했지만, 이인제와 자민련 정치인들이 이회창을 지지한 것도 큰 도움이 못되었다. 철새 정치인들이 이회창 대세론을 따라간다는 부정적 인식만 남겼다.

대중성이 높은 박근혜 대표가 이회창의 독주에 반대해 탈당했다 다시 복당한 과정은, 이회창 총재의 구태의연한 정치 행태만 부각시키고 말았다.

'보수 대 진보' 대결 구도를 '우파 대 좌파' 또는 '안정 대 급진'의 구도로 몰고 가는데 소홀했던 것도 실패 요인이었다.

이 총재는 '보수 대 진보' 구도 자체를 기피했고, 대신 '김대중 정권 심판론'을 부각시키는데 집중했다. 그러나 선거는 '보수 대 진보', 더 나아가 '수구 대 개혁'의 구도로 흘러가고 있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좌파의 숙주’ 라면 '군사독재세력의 숙주'는 누구

이들 뿐만 아니라 보수논객 조갑제 대표도 작년 12월 조인스와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좌파 정권이 들어 설 수 있게 카페트를 깐 사람이 김영삼 전 대통령이며 ‘좌파의 숙주’라고 거칠게 비판했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과 더불어 김영삼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첫째 큰 조직을 운영해 본 적이 없다. 둘째 주변에 투사들만 모으고 엘리트들을 모으지 않아 시스템을 잘 모른다. 셋째 말이 너무 앞선다. 정책을 선동적으로 집행한다.’가 그 이유였다.

조 대표는 “YS가 보수정치인이면서 행동은 숙주 역할을 했다고 했다. 한국 사회의 좌경화는 김 전 대통령이 집권한 93년부터였고 한국 현대사의 정통성을 부인했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의 생각은 대단히 잘못됐다. 숙주라 함은 어떤 물체에 기생 또는 공생을 위해 살고 있는 생물체를 말하는 데 YS가 좌파와 공생과 기생을 하며 살았다는 증거도 없다. 그런 논리하면 군사독재 정권을 희구하는 우파수구세력들은 지금 한나라당에 기생하며 사는 숙주라는 논리와 같다.

큰 조직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다고 한다. 생각이 있는 분인지 의심이 간다. 최다선 국회의원, 60년대 3번의 신민당 원내총무, 대변인, 최연소 야당총재 등을 역임했다. 80년대에는 전국적 조직인 민주화추진협의회를 만들어 87년 군사독재를 마감케 하는 초석역할을 했다.

주변에 투사들만 모으고 엘리트들을 모으지 않았다고 한다. 잘못된 생각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만큼 사람을 중요시하고 사람을 키운 정치인은 없다. 야당시절에도 많은 비서관들을 국회의원 만들고 외부의 유능한 인사를 영입하여 정치인으로 만들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YS가 민자당 대표시절 그의 몫으로 영입하여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시켰다. 이회창 총재는 말 할 것도 없고, 한승수 전 총리도 YS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노무현, 김덕룡, 서청원, 김무성, 이인제,손학규,정근모,심대평,김혁규,박희태, 이상득,김문수,이원정,박관용,강삼재,이재오,정병국,이성헌 등 YS가 키운 인물들이다. 이외에도 정, 관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들이 많이 있다.

시민단체는 성명을 통해 “역대 가장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영삼이다.”라고 발표했다. YS가 집권시절 행한 공직자재산공개, 금융실명제, 부동산실명제, 하나회척결 등의 정책도 무능한 정책이었다고 하는 것과 같다. 그가 무능했다면 국제화의 시동을 건 그로인해 지금 우리나라는 거덜 나 있어야했다.

근대화도 중요하지만 핵심부하로부터 피살당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죽음도 부끄러워해야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그러나 그는 헌정질서를 파괴한 군인이었다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다.

3선개헌을 강압적으로 통과시키고 유신독재의 길을 연 장본인이다. 유신독재 때문에 많은 인사들이 탄압을 받고 투옥되었다. 그로인해 자생적 친북종김주의자들이 대량 발생되었다.

박정희는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패륜적인 행위를 많이 했다. 나이어린 연예인, 모델들을 술자리에 데려다 서빙을 하게했으며 잠자리를 같이하며 못된 짓을 많이 했다.

박정희가 죽은 것은 전쟁터가 아닌 2-3일 간격으로 이어지는 술자리에서 부하에게 총 맞아 죽었다.

민주사회에서 지도자의 업적은 표면적인 능력만 갖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에게 존경받을 만한 품성을 소유여부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보수가 진보에게 자살로 생을 마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부끄러워해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보수도 핵심부하로부터 피살당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죽음도 부끄러워해야 한다.

2002년엔 왜 YS의 도움을 받고 정권탈환에 실패했는지

2002년엔 YS가 이회창 후보 지지선언을 하며 당선되도록 도왔다. 그렇다면 좌파정권 탄생 주역인 YS의 도움을 왜 받았는지, 도움을 받았는데 대통령 선거에 왜 실패했는지 논리모순에 빠지게 된다.

‘반공’도 중요하지만 ‘민주‘라는 가치도 중요하다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공산독재’도 증오해야 하지만 ‘군사독재’도 미워해야 한다. ‘반공’ 때문에 ‘민주’의 가치를 포기할 수 없고 ‘민주’의 가치구현을 위해 ‘친공’도 용인할 수 없다.

이번 시민단체의 YS 비판 성명발표나 조갑제 대표의 지나친 YS 비판 발언은 2012년을 앞두고 시계를 1997년으로 돌리게 하는 행위라고 본다.

2012년 보수의 분열로 정권창출에 실패한다면 또 누구의 탓으로 돌리려 하겠는가.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news@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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