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중 리얼콘 칼럼니스트]

19일자 한국일보 보도에 의하면,대기업 총수들의 건물터나 사업운을 조언하는 역술인 용회수씨가 "201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뒤를 이은 경제인 출신 대통령이 예상된다"라는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다.

특히,용회수 씨는 촉의 승상이자 중국의 3대 지략가로 통하던 제갈량이 집대성한 기문둔갑(奇門遁甲)의 국내 일인자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실력자이기에 그의 발언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여기서 기문둔갑을 잠깐 소개하면,조조의 70만 대군과의 전투를 목전에 둔 제갈량이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 총사령관인 주유의 전략에 절대요소였던 동남풍을 불러들인 그 마법이 바로 기문둔갑술이다.

물론, 현대의 과학적인 사고로 볼 때 바람의 방향을 바꾼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코웃음 칠지 모른다.또한 'yes or no '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가득한 대중이 보기에는 제갈량이 보여준 신기(神氣)가 실체를 목도하지 못했기에 불가사의한 것이고,'전설의 고향'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자신의 몸을 숨기고 비와 바람를 몰고 다닐 수 있는 기운은 시각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현대인과 달리 청각과 육감을 최대한 활용했던 고대 인류에겐 선택사항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로 인식됐을 것이기에, 믿음과인내를 가지고 섭렵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그 천지(天地)의 기운을 이용한 기문둔갑의 국내 일인자가 경제 대통령 재탄생을 예언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 글을 읽으며 명리학을 불신하는 사람은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린가? 반문할런지 모르지만, 계룡산에서 7년을 수도한 나의 선배에게 음양오행과 관상학의 요점을 어깨 넘어 배운 나로써는 서두에 언급한 용 선생의 예언 기사를 접한 순간,"옳거니"가 순식간에 튀어 나왔다.

비록 2017년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으나, 뒤집어 말해 2012년에도 경제인 출신 후보가 대선에 적극 가담할 공산이 크다는 해석도 된다.

한번 생각해 보라!대세론 속에서 4년간 대권후보군의 맹주로 군림해온 박근혜 의원이 대선 1년을 앞두고 안철수 교수라는 복병에게 발목이 잡히며 지지율 2위로추락하리라 예단한 사람은 감히 없었다.

더욱이 정치 이력이 전무한 과학자에게 천하의 박근혜가 1위 자리를 내주었다는 사실은 "대권 판도가 어떻게 또 급변할지 모른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안철수는 공식적으로 정치에 입문할 의사를 피력한 적이 한번도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경제인 출신이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는 용 선생의 예측은 박근혜라는 정치인도 결국은 청년실업과 주택난,등록금 등의 수만 가지 난제를 풀기엔 역부족이라는 밑바닥 민심을 살핀 발언이라고 보여진다.

이는 박근혜라는 정치인의 칼라 격인 원칙보다, 경제라는 먹거리에 더 큰 관심을 가진 유권자의 절박함이 안철수를 지지율방석에 앉힌 원동력이 됐다.

"국회의원은 국민이 만들지만, 대통령은 신이 내린다"는 말이 있다.그만큼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 귀를 통과하는 일 만큼 힘든 것이다.

그런 고단한 여정을 박근혜는 4년을 묵묵히 참고 견뎌 왔는데, 안철수라는 과학자이자 장사에도 밝은 CEO에게 밀리리라곤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

고지가 저 앞인데 이젠 기문둔갑까지 마스터한 유명 역술인조차 경제인 출신정치인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 예언을 하니, 갑갑하다 못해 울화가 치밀 것이다.

왜 그맘을 모르겠나? 반면 문제는 안철수가 경제인 출신이라고 칭하긴 함량미달이란 점이다.

백신 하나로 돈 좀 만졌는지 모르지만, 그는 경제인이라는 타이틀보다 과학자라는 수사가 더 적합할 만큼 사실 경제 대통령 후보로 이름석자를 올리기엔 하수 축에도 못 드는 범부에 지나지 않는다.

요새 젊은애들이 안철수에게 푹 빠져 있다지만, 그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정치인이 아닌 컴퓨터 백신을 빼면 껍데기인 본질을 자각한다면, 안철수는 백조에게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것이 분명하다.

해서, 안철수는 경제인 출신 대통령 후보군과는 동떨어진 사람이라 봐야 옳다.

그럼 경제인 출신 대통령은 누구일까? 속단할 순 없지만, 6선 의원에 현대중공업의 대주주 정몽준 의원이 가장 근접해 보인다고 할 것이다.

물론, 안철수가 대선 1년을 앞둔 시점에 혜성처럼 등장 했듯이, 2017년은 6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기에 누가 치고 나올지 알 길이 없다.

다만, 2012년에 정몽준과 안철수의 대결구도가 형성된다면,경제를 살리지 못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에 반 토막이 난 것을 감안하면, 정주영이라는 선친이자 당대 최고의 기업인에게 엄청난 묘안을 하사 받았을 공산이 큰 정몽준이 유리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보수층을 끌어안고 젊은애들이 갈망하는 청년실업과 고액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한다면, 현대가에서 유일무이하게 6선 의원이라는 정치 경력까지 장착한 정몽준은 적토마를 타고 청룡언월도를휘두르는 관운장처럼 천군에 만마까지 등에 업는 기세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정말 만약이지만 야권의 단일 후보로 안철수가 나온다면, 이념이고 안보고 간에 경제회복과 일자리에만 올인 하는 젊은층의 지지를 흡수할 보수 후보로 정몽준이 적임자라고 본다.

왜냐?물 흐르듯 속을 알수 없는 안철수는 금(金)기가 센 박근혜 보다, 목(木)의 기운이 충만한 정몽준이 대적해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고로, 안철수의 킬러는 정몽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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