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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제2의 드레퓌스 만들지 말아야
안호원 | 승인 2021.11.14 20:59
이 정부가 잘한 정책이 하나라도 있느냐?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교수 겸 박사] 아침에 눈만 뜨면 짜증이 난다. 특히 뉴스를 청취하다보면 그렇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는 말밖에는 다른 표현(表現)을 쓸 수 없을 정도의 기괴(奇怪)한 사태(事態)가 끊임없이 전개(展開)되는 요즘 시대(時代)다.
 
‘오십 보 도망 가놓고 백 보 도망간 사람을 손가락질 하는 정치꾼들’ 자신의 책임(責任)을 남에게 전가(轉嫁)하고 남의 잘못을 자신의 잘못보다 더 과대 포장하고 헐뜯는 것이 생존 무기가 되어 버린 정치계, 이런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요즘 멀쩡한 국민들이 여의도 개 소리를 듣다보면 정신 멀쩡하게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가 되어버린 세상이다.
 
요즘 대선을 앞두고 정치계와 검찰의 추태를 보면서 1894년 프랑스와 유럽을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 생각난다. 드레퓌스 대위 사건이다. 죄목은 그에게 군사기밀을 빼돌려 독일에 넘겨주는 반역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판결은 사형이다. 독일과 벌인 보불전쟁에서 굴욕적 참패를 당한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프랑스 국민의 분노는 무능하기 짝이 없는 집권세력을 향했다. 궁지에 몰린 정부는 드레퓌스를 돌파구로 삼았다. 희생양을 만들어 제물로 받친 것이다.
 
그가 정통 카톨릭 국가인 프랑스 정서에 거슬리는 유대인이어서 더욱 희생양으로 삼기가 더 좋았다. 그러나 드레퓌스는 진범이 아니었다. 그를 함정에 빠트리려 위조했던 문건도 발견되고 무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들이 속속 드러났다.
 
그럼에도 선동가들은 군중의 광기를 부추기며 부채질을 했다. 명백한 눈앞의 증거가 있음에도 친(親)드레퓌스 대 반(反)드레퓌스로 갈라져 국민은 서로 물고 뜯으며 혐오를 키웠다. 좌익 대 우익. 왕정파 대 공화파. 교권주의 대 세속주의. 반유대파 대 시오니즘의 대결이 내전을 방불케 했다.
 
대한민국 집권 세력이 벌이는 광기의 정치
 
필자가 굳이 100년도 더 지난 남의 나라 사건을 소환한 건, 지금 이 나라 대한민국 집권 세력이 벌이는 광기의 정치 때문이다. 집권 하자마자 ‘적폐청산’ ‘검찰개혁’을 들고 나와 정적(政敵)을 옥수수 뽑아 먹듯 제거 하더니 급기야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나라를 두 조각으로 쪼개놓고도 무엇이 불안한지 민주주의 역사상 유례없는 ‘언론징벌법’으로 국민을 편 가르려고 했다.
 
아직도 상흔이 지워지지 않은 ‘조국내전’은 마치 드레퓌스 사건과 흡사하다. 정권의 열렬지지층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의 비리 의혹을 밝히려하기 보다는 검찰과 언론이 공모한 불의의 합작품이라고 매도한다.
 
드레퓌스의 반역으로 프랑스가 굴욕을 당했다는 도그마에 깊이 빠져 집단 착란을 일으켰던 것과 다를 바 없다. 무능과 부패, 계속되는 실정에 대한 국민의 추궁이 두려운 집권 세력은 검찰과 언론에 대한 불신과 혐오만을 키워왔다.
 
딸 조민 의혹이 보도된 2019년, 조 전 장관은 “인턴십 관련 서류를 제가 만들었다 는 보도는 정말 악의적이다. 여러 과장보도를 감수해왔지만 이건 정말 참기 어렵다. 법적 조치를 고민 중” 이라고 말했다. ‘검찰 개혁’에 이어 ‘언론개혁’구호가 그즈음 나오기 시작한 게 과연 우연이었을까.
 
‘악의적 보도’라던 그의 주장이 곧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나지 않았는가. 부인 정경심 교수는 입시비리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징역형을 선고했다. 딸은 의전 원 합격이 취소되었다. 그러나 뻔뻔한 조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딸 역시 여전히 모 병원에 의사로 근무하고 있다.
 
지금 정권의 하산 길, 막았던 둑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 부동산, 소득주도성장, 탈 원전, 청년실업, 비정규직, 북핵문제와 코로나 백신 대응까지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많다.
 
이 정부가 잘한 정책이 하나라도 있느냐?
 
“이 정부가 잘한 정책이 하나라도 있느냐?”는 절규와 함께 “180석이나 몰아줬는데 뭘 한 게 있느냐? 잘 한 거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데, 자화자찬은, 정말 제 정신은 있는 건지?” 국민들의 아우성이 뒤범벅이 되고 있다. 위기를 느낀 현 정권이 불행하게도 손쉬운 방법을 택한 것 같다.
 
성찰과 사죄 대신 열렬지지층은 분노에 기대(과거 촛불시위 연상?) 신(新) ‘드레퓌스’를 만들어내려는 수작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 ‘기레기’라는 멸시를 받고 있는 언론에 ‘가짜 뉴스’에 신물이 난 대중의 분노를 투사시키는 아주 비열한 수법을 쓰려고 한다.
 
‘검찰개혁’이 그랬듯 ‘가짜뉴스 피해보호’ 라는 그들의 주장이 거짓말로 드러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년 5월 이후 자신들이 수혜자가 되기 위해 거듭된 실정으로 불안한 현 정권은 어떻게 하던 법망을 빠져나가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 그 악수에 국민들이 넘어가서는 안 된다.
 
‘검찰개혁’ ‘언론 개혁’ ‘언론징벌법’ 모두 자신들이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다. 이 또한 국민들이 현혹되어 말려들면 징벌대상이 다 면죄부를 받게 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지금 자신들의 정권 연장을 위해 신(新) 드레퓌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가 바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다. 벌써 여러 사건의혹으로 입건된 상태다. 아무리 엮으려고 뒤져도 별 단서가 잡히지 않으니, 이제는 여당이 대선 후보자의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 교육부의 감사와 함께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어떻게 하든 야당대선 후보에게 흠집을 내려고 안달이 나있다. 특히 일부 진보세력들이 윤석렬 대선 후보가 ‘5.18을 부정’ 했다고 내몰며 사과를 요구하더니 정작 사과를 하러 가니까, 또 광주에 오면 안 된다고 난리를 펴는 데 그럼 어쩌란 말인가.
 
그리고 분명 윤석열 후보는 ‘5.18’ 에 대해 부정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전두환 전 대통령이 경제분야에서는 잘 한 것도 있다고 말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석고대죄’ 라느니 ‘전두환 옹호자’라느니 하며 오히려 5.18 정신을 왜곡하고 있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선(最善)이 아닌 차악(遮惡)을 선택하는 게 우리네 선거라지만 이번엔 대진 판이 좀 심한 것 같다. 여야 대선 후보 모두 ‘비호감’이 ‘호감’의 두 배에 달할 뿐만 아니라 대선후보 모두가 수사 중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 대통령은 국민이 뽑는 게 아니고 검찰이 뽑는 것
 
정치 부담이 커진 검찰을 두고 결국 대통령은 국민이 뽑는 게 아니고 검찰이 뽑을 것 같다는 말도 떠돈다. 그만큼 여야 대선 후보들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공수처가 복잡한 상황에 놓여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 데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제 1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돼 정치적 부담이 커진 반면, 수사도 쉽게 풀리지 않고 있어서다. 법조계에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조사가 필요하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결과물에 대해서는 ‘정치개입이라는 공세를 넘기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집권여당의 대선 후보를 조사하는 것 또한 검찰로서도 곤혹스럽다. 현재 공수처가 윤 후보와 관련해 진행 중인 수사는 고발사주를 비롯해 3건이다. 공수처는 앞서 고발사주 의혹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윤 후보를 입건한 상태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가 난처하게 됐다. 정치권의 ‘야권 탄압’공세를 공수처가 이기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른 시간 내에 고발사주 의혹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오히려 공수처가 정치에 개입하는 상황은 사실상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건도 ‘정치공세’를 이겨내기 위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특검이 도입될 수밖에 없다. 공수처가 공정한 제 3의 수사기관이 될지 공수처가 스스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검찰이라도 제2의 드레퓌스는 만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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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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