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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2년생 김지영'의 후속 '01년생 산이(?)'
최성환 | 승인 2021.08.05 15:06
2020 도쿄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안산(좌), 영화 <헝거게임>의 주인공 배우 제니퍼 로렌스(우)
미국 할리우드 영화 <헝거게임>의 한국 젠더갈등 버전?
 
2018 자카르타-&#54054;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 8위에 오른 기념으로 인터뷰한 안산
[최성환 빅픽처 대표]

다른 의미에서 유명해지고 회자될 안산. “박지성이나 김연아 선수처럼 스포츠를 모르는 사람들도 이름만 말하면 다 아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유명해지는 과정은 원하지 않았을지 모르나 결과만 놓고 보면 본인이 과거에 원하던 대로 안산 선수는 이름만 말하면 다 아는 그런 선수가 되었습니다. 이건 단지 양궁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유명해질 수준이 아닙니다.

단적인 예로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안산 선수 이전 금메달을 땄던 장혜진 선수는 일반인들에게 올림픽 시즌이 아니면 기억이 생소한 이름입니다. 기량이 급격하게 하락한 것도 아닌 현역 선수이고, 29세에 처음 올림픽에 턱걸이인 선발전 3위로 출전하여 금메달을 따서 스토리가 부족한 것도 아닙니다.

이번 올림픽 때 MBC로 양궁 경기를 시청한 사람들이 아닌 이상 일반인들은 전혀 모릅니다. 해설위원인 것을 보고 ‘아, 저 선수였지.’라고 겨우 인식합니다.

게다가 국내에서 다른 스포츠보다 세대교체가 빠르고 성적도 앞도적으로 좋기 때문에 올림픽마다 바뀌는 대표 선수들을 기억하다보면 얼마 전 출전했던 선수는 금방 잊혀집니다. 아니면 새로운 지식 습득을 포기하고 과거 금메달리스트인 김수녕, 기보배 등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사람도 많습니다.

사실 기보배, 김수녕 선수 등도 비시즌이 되면 자연히 잊혀 지지만 안산 선수만은 외적인 문제 때문에 비시즌에도 자주 오르내릴 것입니다. 지난 2일 스포츠경향에 보도된 대한양궁협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TV 예능프로그램에서만 섭외 요청이 15개나 들어왔다고 합니다.

특정 단어들은 알고 쓴 게 아니라 모르고 쓴 거

논란의 중심에 있던 사람에 대해 TV에서 섭외한다는 것은 최소한 그들은 안산 선수의 우군이라는 겁니다. 프로그램 섭외는 작가들의 영향이 클 것이고, 방송작가들은 엄연히 여초 직업입니다.

얼마 전 한 유튜브 방송에서 국내의 유명한 래퍼인 가수 산이(San.E)는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노래를 수차례 낸 이후 3년 동안 방송 출연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전 정권을 지지하여 보복당하는 것도 아닙니다. 과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 오히려 박근혜 정부를 겨냥한 ‘나쁜X’라는 노래도 발매했습니다.

모든 여성 작가들이 남성혐오를 하는 페미니스트가 아닐 것입니다. 사실 페미니즘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떠나서 남초 커뮤니티에서 공격당한 사람에 대해 얼마 전 흑인들의 ‘Black lives matter’처럼 동병상련의 심리가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태도일지도 모릅니다.

안산 선수가 과거 SNS에서 썼다는 ‘웅앵웅’, ‘오조오억’ 이 발언들이 논란이 되었지만 이게 정말 안산 선수가 투철한 페미니즘 의식이 있어서 쓴 것이 아닙니다.

과거 예능프로그램에서 여초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흔히 쓰던 이런 식의 단어들이 방송 자막으로 종종 나오다가 사과하던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국내 예능 PD 최상위권인 나영석 사단 예능에도 이런 일이 있었죠.

그래서 안산 선수가 책으로 접하고 그런 게 아니라 오히려 일부 방송 프로그램의 무책임한 언어 남용에 노출되어 무명시절 자연스럽게 사용했다는 것이 더 신빙성이 큽니다.

그리고 안산 선수의 현재 학력은 광주여대 초등특수교육과입니다. 특수교육과는 여대가 아니라도 페미니즘에 노출되기 쉬운 학과로 알려졌습니다. 운동선수인 안산은 자연히 접하게 된 것이라고 봐야 됩니다.

 안하느니 못한 논란 의혹 제기

 처음에 의혹 제기가 된 것이 헤어스타일이 숏컷이라는 것입니다. 후에 이것이 외국인이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당시에도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아니 어떻게 숏컷하면 다 페미냐? 그럼 숏컷한 일부 연예인들보고 예쁘다고 한 나도 남페미냐?’ 다만 이 당시 ‘이게 해프닝으로 끝나겠구나.’라며 심각하게 여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의혹이 남초 커뮤니티에서 벌어지자 안산 선수 인스타에 항의 댓글을 쓰고 출신이 전라도 지역의 광주광역시이고 여성 팬이 많은 걸그룹 마마무 팬이고, 페미들이 쓰는 용어들을 사용했으며, 여배우라는 단어 자체가 여성혐오적 발언이라고 주장한 이주영 배우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 하였으며, 남초 사이트에서 한남이라는 단어를 쓴 작가 역시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했다는 등으로 하나의 점보 세트가 됩니다.

출신지역 광주라는 이유 때문에 페미라는 공격을 받았지만 실제로 호남에는 페미니즘과 상충되는 개신교 세가 강한 곳입니다. 민주당 지지가 강세이지만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곳입니다. 지역 출신 자체가 페미니즘의 근원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걸그룹 마마무의 팬이라고 합니다. 마마무는 걸그룹임에도 여자 팬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가수입니다. 실제 팬사인회 남녀 비율에서 여성 비율이 95%를 넘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마마무, 블랙핑크 그리고 레드벨벳 등이 페미니즘 논란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식이라면 과거 코로나 사태 초기에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코로나가 발생했다고 대구 사람들이 죄다 코로나 감염자라는 논리와 뭐가 다른가요?

여배우라는 단어를 남성 혐오라고 주장하는 배우와 과거 게임 커뮤니티에 한남이라는 남성 비하 용어를 사용했다는 작가의 sns를 팔로우한 것은 본인이 페미일 수도 있겠지만 주변 친구들이 페미라서 따라한 것일 수도 있고 그저 유행이다 싶으니까 팔로우한 것이죠.

실제 필자 주변에도 출판업체 T사의 대표님은 과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여성부 폐지 발언 때 이를 비판하던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여성부 폐지 반대 발언에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이어 여성부 폐지를 같이 주장하던 유승민 의원과 하태경 의원을 비판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여성부 폐지 반대 발언을 주장한 조은희 구청장에 대해서는 매몰차게 공개 비판을 합니다. 생각이 자연스럽게 바뀌기도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운동한다고 열심히 살다보니 세상물정에 둔했을 확률이 높지 의식을 가지고 남성을 혐오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데 왜 사건이 크게 벌어졌을까?

안티페미니즘은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당선으로 자신들이 선거의 공신이라고 자부했고, 유튜브에서 사전제작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인 <머니게임>에서 벌어진 남녀문제의 여파 그리고 GS25의 남혐 광고 논란으로 GS25의 매출을 CU에게 추월당할 정도로 떨어뜨려서 자신감이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들에게 국가대표 선수는 그동안 투쟁한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을 겁니다. 그게 오히려 역풍으로 고생하게 된 것입니다. GS와 대립할 때는 GS가 기업으로서 탑독이었지만, 안산 선수에 대한 의혹 제기애서 안산 선수는 언더독이었습니다.

그 언더독을 괜히 들쑤셔놔서 만 20세의 여자 선수한테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니냐는 동정론만 형성시킨 것입니다. 과거 아시안게임 출전권 선발전에서는 긴머리였는데 불편하니 숏컷으로 자른 것을 가리고 이념 논쟁을 벌인 것은 기고만장한 자의 사상강요로 비춰졌습니다.

그 동정심으로 인해 한번도 사회 이슈에 대해 발언하지 않았던 목포 출신의 배우 정만식 씨는 처음으로 안산을 옹호하며 의혹 제기한 사람들을 비난합니다. 치고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웠지만 저는 이것을 마한권이라는 같은 지역 출신이라는 의식이라고 봅니다.

그는 사회 이슈가지고 인스타에 글을 쓰는 성격이 아닙니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술먹고 싸웠으면 싸웠지 글올리는 사람이 아닌데 이번에 처음으로 인터넷 전쟁에 참여한 것입니다. 물론 매우 자연스럽다보니 뒷감당이 안되서 현재는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닫아서 페이스북만 남은 상태입니다.

이제 갓 약관을 넘긴 국가대표 선수를 건드릴 것이 아니라 되려 대한양궁협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목표로 잡고 현대차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이 더 유효했습니다.

 <82년생 김지영> 드디어 세대교체 되나?

나경원 미래통합당 전 의원이 자기 인생의 책이라고 했던 <82년생 김지영>은 2019년 10월에 영화로도 개봉되었습니다. 남아선호사상과 가부장적인 문화에 피해를 입는 여성을 일반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던 소설 및 영화입니다. 82년생 김지영 자체가 특정화된 실존인물이 아니라는 이유도 한몫합니다.

그러나 이제 좋은 후속작 거리가 생겼습니다. 괜히 운동선수 한 명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그들에게 좋은 콘텐츠 소재가 생긴 겁니다. ‘무수한 익명의 네티즌들의 비판을 이겨낸 01년생 산이의 이야기’ 그럴 듯 합니다.

오마주는 미국 영화 <헝거게임>

 4부작 영화(원작 소설은 3부작)인 헝거게임 시리즈의 주인공 캣니스 에버딘(제니퍼 로렌스 역)과 안산 선수는 여성이면서 소녀이면서 활을 잘 쏩니다.

 헝거게임의 독재국가 판엠은 수도 캐피탈을 제외한 각 구역 차별이 심합니다. 그중 가장 많은 차별을 받는 곳이 주인공 캣니스가 사는 12구역입니다. 안산 선수도 호남출신이고 특정 용어를 썼다고 남초 사이트에게 공격을 당했으니 영남 패권과 남성 중심적 사회에 도전한 여성으로 만들면 되겠군요.

자기 친동생 대신 배틀로얄인 헝거게임에 출전해서 본래 가족을 지키려는 생각뿐이었던 캣니스는 혁명의 상징이 되었듯이 본인의 금메달이라는 성취를 목표로 달렸던 안산 선수도 페미니즘의 상징이 되는 과정을 그릴 겁니다.

마지막으로 이 부분은 영화를 만들면 실어줄지 모르겠네요. <헝거게임>에서는 혁명을 성공한 13구역의 지도자 코인은 뒤에서는 지나친 권력욕으로 정적 제거에 몰두하고 혁명의 주역인 캣니스 마저 압박했다가 실패로 사망하게 됩니다.

안산 선수 논란이 터졌을 때 안산 선수의 인스타그램에는 응원한다는 댓글도 많았지만 진짜 골수 페미니스트 유저들이 ‘와~ 우리 편이다.’라고 도움이 되지 않는 아군 포지션을 잡습니다.

주인공 캣니스가 혁명의 아이콘이었음에도 다른 속셈이었던 알마 코인 등을 처형하고 나서는 환멸을 느껴 고향에 돌아가 가정을 이룹니다. 과연 영화가 나온다면 헝거게임의 이 부분까지도 오마주를 할까요?

아직도 진행되는 안산 선수 논란,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이며 정말 영화로 나올 것인지 지나치게 과열된 이 상황에서 저는 한 발짝 물러나서 궁금함을 풀려고 관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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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환  gogodu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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